
수원 KT는 29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서울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83-78로 승리했다. 마지막 잠실체육관에서 뜻깊은 승리를 따냈다.
체육관 하나가 사라진다고 해서 그 안의 시간이 함께 닫히는 것은 아니다. 잠실체육관은 오랜 세월 한국 농구의 중심을 지키며 수많은 장면을 품어왔다. 뜨거운 정기전도 있었고, 선수 인생의 전환점이 된 밤도 있었고,
농구보다 뛰노는 재미가 더 컸던 유년의 기억도 있었다. 저마다 꺼내 든 추억의 결은 달랐지만, 한 가지는 같았다. 세월과 감정이 함께 쌓인 상징적인 공간이었다.
그렇다면 KT에게는 어떤 기억이 자리하고 있을까.

#문경은 감독_죽기 살기로 뛸 수밖에 었었다
1학년 시절 정기전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코너에서 중거리슛을 던졌는데 ‘들어갔다’ 싶었다. 백보드 뒤로 날아가더라(웃음). 정기전은 워낙 흥분되는 경기다 보니 힘이 많이 들어간다. 관중도 가득 들어차서 긴장됐지만, 에어볼 나온 이후로는 득점을 많이 올렸다. 정기전 1경기를 위해 100일 전부터 합숙 훈련하던 시절이었다. 지면 바로 지옥 훈련이지만, 이기면 휴가를 받았다. 그래서 돈이 걸린 것도 아닌데 다들 죽기 살기로 뛸 수밖에 없었다. 나는 다행히 정기전 4경기 모두 이겼다. 데뷔 후에는 삼성 시절 챔피언결정전 우승(2000-2001시즌)했던 경기장이었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김선형_역대 3위 버저비터 기록 보유자
신인 시절 새해 첫 경기(2012년 1월 1일)를 치렀는데 23m 버저비터(역대 3위)를 넣었다. 손에서 떠날 때는 ‘설마’ 했는데 들어갔다. 하프라인에서 연습할 때는 종종 넣었지만, 그 거리에서는 연습할 때도 넣었던 적이 많지 않아서 더 기억에 남는다. 첫 올스타게임도 잠실체육관에서 치렀는데 본 경기 외에 덩크 콘테스트, 특별 공연, 1대1 등 이것저것 다 나갔다. 너무 힘들어서 숙소 돌아온 후 바로 뻗었다. 좋은 추억이 많은 체육관이 사라지는 대신 더 좋은 체육관이 생기는 거니까 시원섭섭한 감정이 든다.

#문성곤_이곳에서 정기전은 자부심
4학년 때 치렀던 정기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승현이 형처럼 나도 정기전에서 전승하며 졸업하고 싶었다. 그래서 유독 더 긴장됐다. (결과에 대해 묻자) 에이, 당연히 이겼다(웃음).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잠실체육관에서 정기전을 치른 선수들 모두 큰 자부심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데뷔 후에는 전역 후 커리어하이를 했던 경기가 떠오른다. 군대 다녀온 후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마침 경기가 잘 풀렸다. ※ 문성곤은 2019년 2월 10일 삼성을 상대로 22점을 기록했다. 문성곤이 데뷔 후 처음으로 20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였다.

#문정현_준석아 기억나니?
농구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울산에서 올스타게임을 보기 위해 올라왔던 곳이 잠실체육관이다. 그래서 이곳은 더 감회 깊게 다가온다. 당시 무룡고였던 (양)준석이와 함께 왔던 기억도 있다. 물론 이 체육관에서의 감이 좋진 않았다(웃음). 프로가 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어느덧 3년 차가 됐다. 늘 밖에서 바라보던 프로 선수들의 무대에 이제는 내가 직접 서서 뛰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문득 실감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수록 더 감사한 마음을 품게 된다. 팬들이 보내주는 응원만큼 코트에서 더 확실하게 보답하고 싶다.

#강성욱_아버지의 드론 부상이...
아버지(강동희)가 여기서 올스타게임을 할 때 한 번 왔던 기억이 있다. 엄마와 동생이랑 같이 왔는데, 그때 아버지가 드론에 맞아 꼬매셨다. 그래서 경기를 보다가 중간에 집에 갔다(웃음). 또 경기에서는 4라운드 때, 삼성한테 당시 19점 차로 지고 있었는데 뒤집고 이겨서 더 기억에 남는다(당시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어릴 때는 아버지 보러 이 체육관에 자주 왔다. 그땐 농구를 본다기보다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노는 게 더 재밌었다(웃음). 동생과 술래잡기했던 기억도 있다. 그래도 이곳은 역사가 담긴 체육관 아닌가. 마지막 경기인 만큼 꼭 이겨서 가장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기자),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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