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한채진, 눈물의 은퇴 선언

인천/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3 21: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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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인천/최창환 기자] “팬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미녀슈터’ 한채진이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예상된 이별이었지만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인천 신한은행은 13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의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8-70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패에 머무른 신한은행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하며 시즌을 마쳤다.

예상은 했지만, 누구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단어가 경기 전 감독 인터뷰에서 나왔다. “아직 공식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한)채진이는 마지막 시즌이라 생각하며 뛰고 있다. 오늘이 채진이의 생일(1984년 3월 13일생)인데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선수들끼리 한마음 한뜻으로 결과를 만들어보자고 얘기했다.” 구나단 감독의 말이었다.

프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한채진은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최고령 출전 기록을 세웠다. 또한 정규리그 통산 597경기를 소화, 다음 시즌까지 커리어를 이어간다면 임영희(전 우리은행, 600경기)가 보유한 통산 최다 출전 기록도 넘어설 수 있었다.

2022~2023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지만, 한채진은 일찌감치 마음을 굳혔다. 구단의 공식 발표만 나오지 않았을 뿐이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마지막 경기를 치른 한채진은 경기 종료 20초 전 김아름을 대신해 투입됐다. 마지막 순간을 코트에서 보내길 바란 코칭스태프의 배려였다.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동료들, 심지어 상대 팀 선수들도 한채진을 도왔다. 동료들은 한채진이 장기인 3점슛으로 커리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공을 몰아줬다. 뿐만 아니라 수비 리바운드를 따낸 김단비(우리은행) 역시 공식 기록만 실책으로 표기됐을 뿐, 한채진에게 패스해주며 3점슛을 성공시키길 응원했다.

비록 한채진의 3점슛은 끝내 림을 가르지 못했지만, 모든 구성원들의 배려 덕분에 코트에서의 마지막을 뜻깊게 보낼 수 있었다. 한채진의 마지막 경기 공식 기록은 26분 34초 5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이었다.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리자, 한채진은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이어 적장인 위성우 감독을 비롯해 전주원 코치, 임영희 코치와도 인사를 나눴다. 위성우 감독은 신한은행 코치 시절 스승-제자로 인연을 맺은 사이였다. 구리 KDB생명 시절부터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이경은도 감정이 북받쳤는지 눈물을 보였다. 이경은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공교롭게 이날은 한채진의 생일이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케이크를 깜짝 선물로 준비했고, 동료들과 홈 팬들은 한목소리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다 쏟은 듯했던 한채진의 눈물이 또 흘러나온 순간이었다.

한채진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달려왔다. 21년 동안 같은 자리에 있어 준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건강하게 선수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부모님께도, 앞으로 나를 지켜줄 남편에게도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농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건 팬들 덕분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나는 비록 떠나지만 우리 동료들을 계속해서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팬 여러분, 감사했습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한편, 신한은행은 다음 시즌 홈 개막전에서 한채진의 은퇴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신한은행 코치 시절에 함께 했는데 그땐 20대 초반이었다. 그때도 정말 성실한 선수라는 걸 느꼈었는데 벌써 마흔이라니…. 성실한 선수이기 때문에 마무리를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축하해주고 싶다. 제2의 인생도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 채진이 얘기만 나오면 울컥한다. 내가 코치 생활을 시작할 때 우리 팀의 주전들은 대부분 은퇴한 상태였다. (김)단비 정도만 남아있었는데 그때 BNK썸에서 이적했다. 그때부터 감기 걸렸을 때 빼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을 소화해왔다. 고참인데도 빠짐없이 훈련에 임해줘 나도 항상 믿고 있는 선수였다. 결혼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챕터가 열리는데 큰 부상 없이 마무리해서 다행이고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제 우리 팀은 가족이다. 언제든 놀러와도 된다. 나도 더 이상 감독-선수 사이가 아니다.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가 생긴 것 같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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