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고는 8일 강원도 양구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2025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양정고와의 맞대결에서 70-78로 패했다.
나란히 1승 1패였던 광주고와 양정고의 맞대결은, 본선 진출이 걸린 '단두대 매치'였다. 상대는 늘 4강에 이름을 올리는 강호 양정고였지만 광주고는 그냥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1쿼터 초반 흐름을 가져간 건 광주고였다. 유병무와 김경륜이 앞장서며 빠르게 점수를 쌓았고 기세도 좋았다. 그러나 후반에서 양정고의 반격이 있었다. 높이를 내세우며 골밑에서 응수했고, 4쿼터 한때 9점 차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광주고는 무너지지 않았다. 4쿼터 중반 다시금 반격을 시작했고 순식간에 점수 차를 3점까지 좁혔다. 끝까지 물고 늘어졌지만 양정고의 벽은 생각보다 더 높았다.
패배. 그러나 단어 하나로 이날 광주고를 설명할 수는 없다. 광주고의 예선 3경기 모두 숨 막히는 접전을 펼쳤다. 큰 점수 차가 벌어졌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들은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실점이 이어져도 흔들리지 않았고 끝까지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모습은 박수를 받아도 마땅했다. 그 중심에는 주장 유병무가 있었다. 이번 대회 3경기 동안 평균 26점, 9.3리바운드, 2.6스틸을 기록했다.
왕중왕전은 누군가에겐 시작이지만 또 누군가에겐 끝이다. 특히 3학년인 유병무에겐 입시 전 고교 무대의 마지막 여름이었다.
경기 후 만난 유병무는 “입시 전 마지막 대회니까 ‘후회 없이 해보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 것 같아요. 우선 코치님께서 항상 제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시고, 팀원들도 저를 믿고 따라와 주니까 더욱 원동력을 얻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처음 송도고랑 했을 때 미스도 많았고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었죠. 그 후에 점점 보완되고 다 같이 열심히 했기에 후회 없이 한 것 같아요.”
이날(8일) 유병무의 손끝이 뜨겁게 타올랐다. 29점 4리바운드. 3점슛 6개를 67%의 높은 성공률로 꽂아 넣으며 코트를 달궜다. 상대가 흐름을 잡으려는 순간마다 정확히 찔러 넣었고, 팀이 뒤처질 땐 추격의 불씨를 살려냈다.
이런 자신감의 뿌리는 역시나 연습이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유병무가 쏟은 땀은 거짓이 아니었다. “제가 전 대회부터 슛이 조금 없는 선수였어요.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슛 연습을 많이 했기에 더 자신있게 공격한 것 같아요. 마지막 대회다 보니 더 이상 기회도 없었죠. 마지막 기회니 '후회 없이 해보자'는 생각으로 더 자신감이 붙은 것 같아요. 새벽에도 계속 나와 밤낮 안 가리고 계속 연습했어요. 하루에 500개씩 쏠려고 하고, 운동하기 전이나 운동 끝나고 남는 시간에 더 남아서 애들이랑 같이 슛 연습을 한 게 도움이 되었죠.”
유병무의 자신감은 그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우승연 코치에게도 분명히 느껴졌다. 공격에 대한 믿음은 물론, 주장으로서의 무게를 견디는 태도와 승부를 향한 집념까지. 코트 안팎에서 리더십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특히 4쿼터, 작전타임 이후 수비 진영으로 온 순간에는 유병무의 주도 아래 선수들 모두가 바닥을 동시에 내리치는 장면도 포착됐다.
우승연 코치는 “공격력이 좋다. 주 장점은 수비가 좋고 리바운드 궂은 일을 많이 하는 선수다. 오펜스 부분에서도 자신감을 많이 회복을 했다. 이번 대회가 일찍 끝나서 너무 아쉽기도 한데 그런 장점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또한 주장답게 리더십이 좋다. 애들을 잘 아우르고 승부에 강한 아이다. 게임에 지면 울기도 하지만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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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지를 뜯는 유병무 |
경기장엔 언제나 그늘의 손이 있다. 땀을 닦고 넘어진 자국을 지우는 마핑보이. 눈에 띄지 않는 이들의 손길 덕분에 부상을 방지하고 선수들은 흐름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날 경기 중 뜻밖의 장면이 하나 포착됐다.볼이 멈추고 선수들이 숨을 고르는 짧은 순간. 늘 그렇듯 마핑보이가 혼자 바닥을 닦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곁에 유병무가 다가섰다. 골대 뒤에 놓여 있던 휴지를 직접 뜯어 들고 아무 말 없이 마핑보이 옆에 앉아 조용히 함께 바닥을 닦았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의 시선을 단번에 끌었다. 경기 중이라면 대부분의 선수는 호흡을 정비하고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느라 바쁠 시간이지만 유병무는 먼저 몸을 숙였다.
“혼자 하면 힘드시잖아요. 그리고 같이 하는 게 더 빠르기도 해서 함께 닦은 것 같아요.”
유병무의 말은, 선수이기 이전에 어떤 사람인지 보여줬다. 배려와 공동체를 향한 태도는 경기력만큼이나 진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 면모는 광주고 선후배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최근엔 광주고의 모교 선배인 이정현(DB)이 직접 양구를 찾아 광주고에 500만 원을 부하며 후배들을 응원했다. 단지 돈을 전한 것이 아닌 발걸음으로 마음을 전한 방문이었다.
이에 대해 유병무는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여기까지 힘들게 와주셔서 응원해 주시고 기부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더욱더 열심히 준비해 보겠습니다.”
#사진 정다윤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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