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올 시즌부터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이 시행하는 외국국적 동포선수 제도. 지난 2015-2016시즌 조부모가 한국인이라며 거짓말을 한 첼시리 때문에 폐지 됐던 규정이지만, 선수 수급난을 이유로 올 시즌 제도 부활을 결정했다.
외국국적 동포선수는 부모 중 최소 1인이 과거 한국 국적을 가졌거나 현재 국적을 보유하고,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등록된 적이 없는 자로 드래프트를 개최해 선수 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시즌 개막 18일 남겨두고 있는 현재, 7월 18일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결과 발표 이후 언제,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그렇다면 부활한 제도에 대한 현장 반응은 어떨까. 일단 선수 영입만 놓고 보면 두 분류로 갈린다. 선수 수급난을 해소시켜 줄 뿐만 아니라 리그 수준이 높아질 거라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관계자가 있는가 하면 국내 선수들의 입지를 걱정하는 입장들도 있다. 이에 지난 8월 말 막을 내린 박신자컵에서 만난 감독, 구단 관계자, 농구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A구단 감독은 “솔직하게 현재 감독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동포선수들의 합류는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유소년 육성에 그보다 더 주안을 기울여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박신자컵에 앞서 진행된 유소녀 캠프에 20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참가했다고 들었다. 이 중에 몇 명이 살아남을지 모르겠지만, 10%만 된다고 하더라도 성공이라고 본다. 장기적인 목표 설정을 하고, 이 부분을 실현해 나가는 것도 맞다고 본다”라며 입장을 전했다.
B구단 감독 역시 중의적인 입장을 같이 전했다. “제도 부활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모든 것에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국내 선수들에게는 마이너스적인 요소가 있겠지만, 앞서 A감독이 이야기 한 것처럼 리그 발전을 위해서라면 하는 것이 맞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기존에 했던 것과는 달리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WKBL에서도 마리아 브라운(금호생명, 2007년 겨울리그~2008~2009)을 시작으로 제네바 터커(삼성생명, 2010~2011), 린다 월링턴(우리은행, 2010~2011), 김한빛(KEB하나은행, 2012~2013), 수잔나 올슨(KB스타즈, 2015~2016)이 혼혈선수 자격으로 뛰었던 바 있다. 임정희(삼성생명, 2008-2009), 크리스틴조(KEB하나은행 2014-2015, KB스타즈 2015-2016)는 재일 교포로 뛴 바 있으며 현재 신한은행에서 뛰고 있는 황미우 역시 재일교포 출신이다.
체육 우수인재 특별귀화로 WKBL에 입성한 삼성생명 김한별도 킴벌리 로벌슨이라는 이름으로 2009년 삼성생명에 입단한 후 2011년에 체육 우수인재로 특별 귀화한 케이스다. 아버지가 미국인인 그는 삼성생명 입단 후 2014년 왼쪽 무릎 인대가 끊어져 잠시 은퇴했다가, 2015년 7월 삼성생명에 재입단, 올 시즌에도 뛸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인 아버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소니아는 2012-2013시즌 우리은행으로 와 2013-2014시즌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루마니아로 돌아갔었고, 지난 시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뛰면서, 팀 주축으로 떠오른 대표적인 케이스.
두 선수의 소속팀인 우리은행, 삼성생명의 입장은 어떨까. 임근배 감독은 “해외 동포선수들이 뛰는 것은 찬성이지만, 제도적인 부분을 명확하게 했으면 좋겠다. 무작정 받아주기보다는 귀화를 할 의사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현 상황의 풀에서 좋은 방안이긴 하지만, 보완책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정장훈 국장 역시 자원이 많아진 다는 점에서 동의하며 이 선수들에 팀 적응에 있어서는 주변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어린 나이에 오는 경우에는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 선수들과 같이 대하려다 보면 엇박자가 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배려가 되다 보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같다“라는 것이 정 국장의 말.
한편 드래프트제에 대한 논의에 대해 개선점을 짚는 이도 있었다. 실력 차이가 심하지 않고, 풀이 넓지 않다면 따로 드래프트를 개최할 필요도 있을까라고 제기한 관계자도 있었다.
WKBL 측은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11월경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해외동포 중 드래프트에 참가할 선수 인원 파악, 드래프트를 별도로 진행할지 등에 대한 것이 안건일 것.
최근 '위기'라는 수식어가 떨어지지 않는 여자농구에서 어떠한 방향으로든 변화를 추구하고, 발전을 논의하는 건 고무적이다. 다만, 갈 길이 바쁘다는 점에서 변화에 대해 더 체계적이고 흔들리지 않을 필요가 있다. 이번 동포선수 제도 부활과 함께 다시 한 번 여자농구의 부흥을 외치는 WKBL이 2019-2020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떤 행보를 보일지 더욱 주목된다.
#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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