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코트 위의 어린 왕자 김동우가 초보 해설위원으로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한때 한국농구의 미래였던 ‘어린 왕자’ 김동우는 초보 해설위원으로서 팬들 앞에 다가갔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를 앞두고 김유택, 이상윤, 신기성, 김승현 등과 함께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된 것이다.
김동우 위원은 2003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주인공으로 커리어 통산 338경기 출전 및 평균 6.2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06-2007, 2009-2010시즌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뤄내며 두 개의 반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
명지고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하던 김동우 위원은 KBL의 입이 되어 팬들에게 달콤한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처음인 만큼 어색하지만 날카로운 시선만큼은 살아 있다는 평이다.
다음은 김동우 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선수, 지도자로서의 김동우는 익숙하지만 해설위원 김동우는 어색하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해설에 대해 아예 모르니 걱정도 되고 어색하기도 하더라. 어렸을 때부터 농구만 해왔기 때문에 해설위원이라는 직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농구라는 하나의 주제로 묶여 있지만 몸으로 보여주는 것과 말로 하는 건 많은 차이가 있다. 농구가 워낙 빨리 진행되다 보니 말을 신속히 전달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미숙하다. 또 불특정 다수에게 내 말을 전달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웃음). 어떤 말이 맞고 틀리는지, 그리고 정확하게 전달이 되는지 알 수 없다 보니 참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Q. 해설위원 제의가 왔을 때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갑자기 찾아온 소식에 많이 놀랐다. 그동안 해설위원이라는 직업은 경력도 많고 농구 지식에 해박하신 분들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교장 선생님, 체육부장님부터 학부모님들에게도 동의를 구해야 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들면서 제의를 수락했다.
Q. 어떤 확신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어린 학생 선수들을 지도하다 보면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프로농구 해설위원을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아이들에게 더 신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아이들은 예전처럼 한다고 해서 따라오지 않는다. 마음을 사로잡아야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다. 뛰어난 해설위원이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는 의미가 있다.
Q. 진짜 해설위원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들었다.
스포티비는 NBA 중계도 같이 하고 있지 않나. 조현일 해설위원과 김명정 캐스터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금은 농구를 보는 분들이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갖고 계신다. 설렁설렁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많은 조언을 얻었고 혼자서 열심히 연습했다(웃음). NBA 중계가 진행되는 스튜디오 방문도 해보고 피디 분들의 도움으로 많은 이야기도 들었다. 처음 하는 일인 만큼 하루라도 빨리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다른 해설위원 분들은 경력자인데 나는 아예 초보인 만큼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Q. 해설위원은 제3자라고 볼 수 있다. 농구를 보는 시선 역시 달라질 것 같다.
정말 많이 다르다. 선수 때의 농구, 지도자 때의 농구, 해설위원 때의 농구는 다 다른 것 같다. 지금은 아무래도 지도자 생활을 하다 보니 승부에 영향을 끼칠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농구는 승패가 갈리는 상황이 순식간에 지나가지 않나. 그걸 팬들에게 빨리 이해시켜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이 잘못된 것에 대한 지적보다는 왜 이런 장면이 연출됐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Q. 대부분의 해설위원들은 선수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포지션에 집중해 해설하는 경향이 짙다. 김동우 해설위원 역시 같은지 궁금하다.
지도자를 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포워드들을 중심으로 해설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지금은 경기 운영이 왜 이렇게 되고 있는지를 먼저 보려 한다. 선수 때는 내 것만 잘하면 되니 잘 보이지 않는다. 하하. 하나, 지도자 생활을 하면 눈에 보이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팬들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다.
Q. 해설위원은 어느 정도의 위트도 갖춰야 한다. 김동우 해설위원에게 기대해볼 수 있을까?
사실 재밌어서 해설위원이 된 사람이다(웃음). 사석에서는 재밌는 말을 많이 한다. 농담도 좋아하고. 하지만 해설위원의 자리에 앉으면 어느 정도의 선을 지켜야 하는지 확실히 구분이 안 된다. 너무 가벼워 보이면 정보 전달에 신뢰가 떨어지지 않을까. 위트를 갖추며 정보 전달까지 확실할 수 있다면 아마 가장 좋을 것이다. 지금은 시작 단계다. 정확한 말을 먼저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카메라가 꺼지면 그때부터 웃기기 시작한다.
Q. 과거 김동우 해설위원 시대의 꿈이 현재 이뤄지고 있다. 장신 포워드들이 KBL을 점령한 것 말이다.
시대를 잘못 타지 않았나 싶다. 하하. 농담이다. 외국선수들이 지배했던 초창기만 하더라도 국내선수들은 몇몇 스타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큰 역할을 받지 못했다. 지금은 국내선수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지 않나. 물론 외국선수가 1인 출전으로 제한되면서 얻은 혜택이 있을 것이다. 이런 좋은 시대에 국내선수들이 더 잘해줬으면 한다.
Q. 국내선수들의 활약 이면에는 부족한 기본기 문제도 자리한다. 특히 자유투 성공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과거에 비해 현재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어쩌면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번 시즌 들어 볼이 바뀌지 않았나. 시즌 초반이다 보니 어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투는 기본이다. 부정확한 자유투는 변명의 이유가 없다.
Q. 후배들에게 대선배로서 한 마디 남겨줄 수 있을까.
모든 운동선수가 그렇겠지만 지금의 시간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평생 농구선수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현역 시절에는 20%의 힘, 100%의 힘으로 코트에 설 수 있다. 노력의 유무를 떠나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선수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은퇴하면 0으로 돌아간다. 평생 농구만 바라보고 온 사람들이 이제는 농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반인들과는 달리 너무 젊은 나이에 ‘은퇴’라는 단어가 찾아오다 보니 더 무섭다. 이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쉽게 전하기가 어렵다. ‘꼰대’라는 이미지가 박힐 수 있으니까(웃음). 하지만 하나는 알아야 한다. 지금의 영광은 평생 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최선을 다했다면 은퇴 후에도 후회는 없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후회 속에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걸 알고 선수 생활을 한다면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다시 해설위원 이야기로 돌아오자. 팬들의 반응을 본 적 있나?
확실히 봤다(웃음). 근데 처음부터 잘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청춘만화 주인공도 아니고 시작부터 잘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 생각은 그저 ‘스포티비에 해가 되지 말자’일 뿐, 그 이상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사실 지금 프로 지도자분들은 현역 시절에도 만났던 감독, 코치, 선배들이다. 그들을 쉽게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조금씩 적응해 나가고 있으니 팬분들께서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Q. 해설위원 경험이 지도자 인생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일단 농구를 상당히 많이 볼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한 경기를 중계하려면 양 팀의 경기를 봐야 한다. 그렇게 되면 최소 2경기를 본다는 이야기다. 또 생각하는 게 많아진다. 아마농구는 다양한 상황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프로는 1분, 1초마다 상황이 변하지 않나. 그 상황들을 아이들에게 대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 역시 흥미를 갖고 더 열심히 한다는 믿음이 있다.
Q. 명지고 선수들은 어떤 이야기를 전했나.
말을 많이 하라고 하더라. 아이들이 집에 가면 내가 해설하는 경기들을 본다고 한다. 저학년 애들은 신기해하고 졸업반 애들은 쓴소리(?)도 가끔 해준다. 하하.
Q. 가족분들의 반응 역시 궁금하다.
아내는 걱정을 많이 한다. 아무래도 자기 남편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걸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아내가 농구를 잘 모른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놀라는 일도 많고 걱정도 늘었다. 앞으로 욕먹지 말라고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 많은 도움을 준다. 너무 고마운데 혼자 힘들어하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옆에 있어 든든한 사람이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팬들도 지금의 프로농구가 점점 재밌어지고 있다는 걸 느낄 것이다. 특히 국내선수들이 매 경기마다 활약하고 있지 않나. 외국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도 좋지만 국내선수들의 활약에 팬들 역시 교감이 될 것이다. 농구라는 스포츠는 굉장한 메리트가 있다. 재미가 없을 수가 없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것에 희망이 생긴다. 나 역시 해설위원으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하루, 하루가 지날 때마다 발전하는 김동우가 되겠다.
# 사진_박상혁 기자
# 영상촬영/편집_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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