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규빈 인터넷기자] 최근 유타 재즈의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 1월 11승 3패를 거두며 순식간에 서부 컨퍼런스 2위를 달리며 상위시드로 진입했던 유타는 다시 5위로 내려앉았다. 원인은 바로 기복이 심한 경기력에 있다.
1월에서 2월 동안 유타는 5연패 후 4연승, 그리고 곧바로 4연패를 거두는 등 그야말로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모습 때문에 유타는 치고 나가야 할 때를 놓치고 발목을 잡히며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전 유타는 트레이드로 마이크 콘리를 데려오고 FA로 보얀 보그다노비치를 영입하며 약점을 완벽히 메웠다는 평과 함께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지금 성적은 명백히 실망스럽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스나이더 감독의 시스템
2014-2015 시즌부터 유타를 이끌고 있는 퀸 스나이더 감독이 선호하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1가드-3포워드-1센터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추구하는 바는 단순하다. 득점은 주로 1명의 가드에게 맡기고 골밑 수비는 센터에게 맡긴다. 그리고 나머지 3명의 포워드는 궂은일과 활동량을 통해 가드와 센터를 보조하는 역할이다. 가드를 2명 쓰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1명의 가드에게 공격을 맡기고 그 외 포워드와 가드에겐 보조하는 역할을 맡긴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 루디 고베어라는 리그 최고의 골밑 수비수와 도노반 미첼이 올스타로 탄생했다. 스나이더 감독의 시스템은 유타를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으로 만들었다. 스나이더 감독은 첫 두 시즌 이후 꾸준하게 유타를 플레이오프로 진출시키며 젊은 명장으로 떠올랐다. 과거 에이스였던 고든 헤이워드가 FA로 이적한 공백을 미첼이라는 스타를 탄생시켜 메운 것도 스나이더 감독이다.
하지만 이러한 스나이더 감독의 시스템에는 명백한 약점이 있다.
첫째, 에이스의 득점력에 심하게 의존
앞서 말했듯 공격의 전개를 주로 1명의 가드에게 맡기기 때문에 가드의 공격력이 극대화되지만, 부담과 과부하가 상당하다. 미첼은 이번 시즌 USG %(공격 점유율) 31.3%를 기록하고 있고 이는 NBA 전체 10위권의 기록이다. 거기에 야투 시도 개수 역시 평균 20개로 NBA 전체 10위권이다. 이런 미첼이 부진하면 유타의 공격은 크게 답답해진다. 이번 시즌 미첼이 20득점 이하를 기록하면 유타는 6승 8패를 기록하는 중이다.
공격에서 부담이 상당히 컸기 때문일까? 수비 마진을 나타내는 DBPM에서 직전 2시즌은 +를 기록했던 미첼의 이번 시즌 기록은 -0.4로 감소했고 디펜시브 윈쉐어 역시 3.7에서 2로 많이 감소했다. 명백히 수비력이 저하된 것이다.
즉 이번 시즌 미첼은 자신에게 가중된 공격 부담 때문에 수비력이 많이 약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스몰라인업의 먹잇감
유타는 고베어라는 리그 최고의 골밑 수비수가 버티고 있고 그를 주축으로 수비 시스템을 만들었다. 고베어는 유타의 시스템 아래서 2차례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되며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하지만 상대 팀들도 마냥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많은 팀이 고베어의 파훼법을 들고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몰라인업과 스위치 수비 공략이다. 7피트 1인치(216cm)라는 높은 신장을 가진 고베어는 골밑에선 그야말로 무적이다. 골밑으로 돌파하는 상대 가드와 빅맨에게는 악몽 같은 존재다.
하지만 이런 고베어도 외곽에서 수비한다면 위력은 크게 반감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팀은 고베어를 외곽으로 불러내기 위해 스크린을 걸고 스위치시켜 고베어가 외곽에서 가드와 1:1로 수비하게 되는 상황을 만든다. 골밑이 아닌 외곽에서 승부라면 고베어는 상대 가드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고베어에게 또 하나의 약점이 생겼다. 바로 스몰라인업이다. 스몰라인업은 NBA 전체에 활성화되며 이제 빅맨조차 3점을 능숙하게 던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고베어는 외곽에 나가 상대 빅맨의 3점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골밑에 있어야 위력이 급증하는 고베어에겐 안 좋은 소식이다.
그래서일까? 고베어는 이번 시즌 수비 마진, 디펜시브 윈쉐어 모두 신인 시즌을 제외하면 최악의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 마진: 1.8, 디펜시브 윈쉐어: 3.7)
이 여파는 유타 수비 전체에 미치고 있다. 지난 시즌 NBA 디펜시브 레이팅 전체 2등이었던 유타는 이번 시즌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팀의 속도를 나타내는 페이스에서 유타는 13등에서 20등으로 더 느려졌다는 사실이다. 느린 농구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전통 빅맨임을 감안하면 좋지 않은 수치다.
셋째, 플레이오프 성적
앞선 두 가지 이유가 세 번째 이유로 연결된다. 바로 플레이오프에서 성적이다. 리빌딩을 끝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시작했던 2016-2017시즌 이후 유타는 꾸준히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2016-2017 시즌은 LA 클리퍼스를 만나 7차전 끝에 힘겹게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2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4-0으로 패배했지만 모처럼 플레이오프에 복귀해 2라운드라는 호성적을 거둔 유타의 미래는 찬란해 보였다. 하지만 다음과 다다음 시즌, 모두 휴스턴 로켓츠를 만나 탈락하고 만다.
유타는 앞서 말했듯 스몰라인업에 약점을 드러낸다. 하지만 휴스턴은 NBA에서 가장 스몰라인업을 잘 활용하는 팀이다. 이런 휴스턴은 유타에게 최악의 상성으로 평가된다.
휴스턴을 만난 고베어의 위력은 많이 감소했고 결정적으로 미첼의 부진이 컸다. 미첼은 2017-2018시즌 2라운드에서 19.4득점 36% 야투율, 2018-2019시즌 1라운드에서 21.4득점 32%의 야투율을 기록하며 휴스턴의 수비에 완전히 봉쇄됐다. 이런 미첼의 부진 속에 유타는 휴스턴에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이런 스나이더 감독의 시스템에 한계를 느낀 것일까? 유타는 시즌 종료 후 폭풍 영입을 감행한다.

▲콘리, 보그다노비치를 영입하며 변화를 노리다
휴스턴에 2번 연속으로 떨어진 충격 때문이었는지 유타 수뇌부가 칼을 빼 들었다. 트레이드로 멤피스에서 콘리를 데려오고 FA 시장에서 보그다노비치에 4년 7,300만 달러라는 거금을 안기며 영입에 성공한 것이다.
두 선수의 영입에 많은 팬과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 영입으로 유타의 약점이 완벽히 메워졌기 때문이다. 득점력이 좋은 포워드가 필요한 상황에서 보그다노비치, 미첼의 리딩 부담을 덜어줄 포인트가드로 콘리가 합류한 것이다. 두 선수의 영입으로 유타는 우승 후보로 급부상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생각보다 콘리와 유타의 상성은 지금까지 좋지 않다. 10월 콘리는 첫 5경기에서 평균 12득점 4.4어시스트 32% 야투율을 기록하며 크게 부진한다. 11월이 돼서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14경기에서 14.6득점 4.7어시스트 37%의 야투율은 매우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그리고 콘리는 12월 18일 올랜도 경기를 이후로 한 달간 부상으로 결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때부터 유타의 질주가 시작된다. 유타는 10연승을 달리는 등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순식간에 서부 컨퍼런스 상위 시드로 합류한다.
비결은 바로 앞서 말한 1가드-3포워드-1센터 시스템이었다. 콘리를 영입하며 조 잉글스를 벤치로 보낸 유타는 콘리가 부상으로 빠지자 곧바로 잉글스를 다시 주전으로 올렸고 이는 유타의 경기력을 폭발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콘리를 영입하고 잉글스를 벤치로 보내며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길 바랐던 유타지만 잉글스는 명백히 주전에서 뛸 때 편안함을 느끼는 선수다.
'주전' 잉글스 성적: 37경기 11.2득점 6.1어시스트 득실 마진 +10.2
'벤치' 잉글스 성적: 20경기 7.6득점 3.5어시스트 득실 마진 -2.5
그리고 약점이던 벤치 득점력은 트레이드로 조던 클락슨을 영입하며 보강했다. 유타가 드디어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반면 부상에서 복귀한 콘리는 자리를 잃었다. 벤치에서 공격을 주도하는 선수는 클락슨이고 주전 라인업은 확고했다. 콘리는 1월 6경기에서 8.8득점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여전히 침묵했다.
하지만 2월 스나이더 감독은 콘리를 다시 주전 라인업으로 올렸고 콘리의 경기력은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8경기에서 16.6득점 4.5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유타의 경기력은 다시 침체됐다. 유타는 2월 3승 5패를 기록하며 다시 부진에 빠졌다.
그렇다면 콘리와 유타가 어울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유타가 미첼에 맞춤형 팀이기 때문이다. 유타의 공격은 철저히 미첼을 위주로 진행된다. 미첼이라는 공 점유율이 높은 선수의 파트너는 볼을 최소한 적게 잡고 3점슛에 집중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콘리는 그런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콘리는 수비와 공격 모두 좋은 선수지만 공격에선 기본적으로 공을 많이 잡아야 하는 선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콘리의 USG% (공격 점유율)은 23%로 지난 4시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콘리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콘리의 남아있는 계약이다. 콘리는 다음 시즌까지 34m이라는 거액에 계약이 남아있다. 유타 입장에선 콘리를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상황.
반면 콘리와는 다르게 보그다노비치는 마치 유타에서 오래 뛴 선수처럼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지난 시즌 인디애나에서 평균 18득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펼치고 유타로 넘어온 보그다노비치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이번 시즌 20.3득점으로 커리어 최고 기록을 올리고 있고 41%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외곽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보그다노비치가 유타에 와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이유는 다른 선수들과의 시너지가 아주 좋기 때문이다. 보그다노비치와 같이 나오는 잉글스는 리딩과 조율을 맡고 로이스 오닐은 수비를 맡는다. 따라서 보그다노비치는 편하게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보그다노비치는 이번 시즌 명백히 유타의 2옵션을 맡고 있다. 당초 콘리에게 바랬던 역할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 클락슨 영입
이번 시즌 유타 프런트의 최고의 영입은 바로 조던 클락슨의 영입이다. 잉글스를 벤치로 내렸지만, 벤치 득점력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고 미첼의 부담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유타는 클락슨을 트레이드로 영입한다.
대가는 단테 엑섬과 2라운드 지명권 2장을 클리블랜드에 넘기며 클락슨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유타에 온 클락슨은 그야말로 훨훨 날아다니고 있다. 평균 25분 출전 16.2득점 37% 3점슛 성공률로 유타가 그토록 원하던 벤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클락슨이 합류하자마자 유타는 7연승을 추가하며 10연승에 성공했고 클락슨은 곧바로 득점을 퍼부으며 유타에 녹아들었다.
클락슨의 활약은 2월이 되자 더 폭발했다. 2월 11경기에서 18득점 52% 야투율과 42%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런 클락슨의 합류는 스나이더 감독에게 전술적 다양성을 주었다. 스나이더 감독은 공격이 답답할 때 클락슨-미첼-콘리 3가드를 기용하는 등 전술적으로 클락슨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클락슨과 보그다노비치의 좋은 활약, 반면 아쉬운 콘리의 활약상. 하지만 세 선수 모두 유타가 플레이오프에서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잘해줘야 하는 선수들임은 분명하다.
남아있는 시즌, 신입생들의 활약과 플레이오프에서 유타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사진_AP/연합뉴스,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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