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선수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는 어떻게 다듬어질까.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지난 20일 이사회를 개최,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에 동참하기 위해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의 잔여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조기 종료를 택했다.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WKBL은 후속 조치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건 곧 다가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20일 이사회 결과를 발표할 당시 WKBL은 “보상FA 규정은 보상FA의 권익 보호와 구단의 균형 발전을 위해 2차 보상FA 자격 취득 대상자부터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을 폐지하고 모든 구단과 협상토록 했다. 단, 1차 보상FA 자격 취득 대상자에 대한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협상은 유지된다. 해당 규정은 2020년도 보상FA 대상자부터 적용된다”라고 공시했다. 이 내용에는 2차 보상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이 원소속 구단에서 1인 연봉 상한액(3억원)을 제시해도 재계약을 할 의무가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즌 종료 이후 올해 FA 시장에 대한 이슈가 뜨거워졌다. 이사회 결과 발표 직후에는 상기에 명시된 큰 틀의 내용만 알려졌을 뿐, 세부 사항은 조정되지 않아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됐기 때문.
이슈가 발생하게 된 규정은 공헌도 부분이었다. 현재 WKBL 공식 홈페이지에 공시된 2019-2020시즌 WKBL 보상FA 규정 제7조(보상FA 선수 이적제한 및 양도금지)에 따르면 당해 시즌 선수등록 시 구단에서 제출한 선수포지션(가드, 포워드, 센터)을 기준으로 포지션별 1내지 3위에 해당하는 보상FA 선수는 동일 포지션의 3위 이내 선수(당해 시즌 중 은퇴한 선수, 시즌 종료 후 2차 협상기간 만료 시까지 은퇴한 선수 포함)를 보유하고 있는 타구단으로 이적할 수 없다고 표기되어 있다.
올 시즌 공헌도를 살펴보면 가드에서는 박혜진(우리은행), 안혜지(BNK), 박지현(우리은행), 포워드는 김한별(삼성생명), 한채진(신한은행), 김단비(신한은행), 센터는 배혜윤(삼성생명), 박지수(KB스타즈), 진안(BNK)이 각각 1,2,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드 공헌도 2위 안혜지를 보유한 BNK는 같은 랭킹 1위에 자리한 박혜진의 영입을 시도할 수 없는 것이다. “형평성을 중심으로 한 WKBL 규정에서 공헌도 규정은 슈퍼 스타들이 한 팀에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보안책이었다”라고 말한 WKBL이지만, 그렇다면 원소속구단 협상을 폐지했음에도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모든 구단과 동일하게 협상을 할 수 없는 규정은 보완, 수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우리은행이 가드 포지션, 신한은행이 포워드 포지션에 두 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고, 그 중 박혜진과 한채진이 2차 보상FA 선수라는 점에 있어서는 두 구단이 각 선수들과 재계약 협상을 펼칠 수 있다는 게 WKBL의 말이다.
하나, 이 공헌도 규정에 있어서 또 하나의 허점이 있다. 바로 규정 문장에 괄호로 표기 된 ‘당해 시즌 중 은퇴한 선수, 시즌 종료 후 2차 협상기간 만료 시까지 은퇴한 선수 포함’이라는 부분. 직접적으로 명시된 규정이 아니지만, 해당 문장을 해석하면, 은퇴 선수뿐만 아니라 FA 시장에 나온 현역 선수들에 대해서도 2차 협상기간 만료 시까지 공헌도 규정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즉, 앞서 예를 들었던 1차 보상FA 안혜지와 2차 보상FA 박혜진에 대한 경우에 또 한 번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WKBL이 2차 보상FA 선수들의 원소속 구단 협상을 폐지한 만큼 이번 1차 협상기간에는 1차 보상FA 선수들이 원소속 구단과 협상을 하는 동시에 2차FA 선수들이 타구단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이때 BNK가 박혜진 영입을 위해 안혜지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강수를 두더라도 2차 협상기간까지 안혜지의 가드 포지션 공헌도 2위 규정이 유지되기 때문에, BNK는 여전히 박혜진을 영입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올해 FA 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두 선수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FA 시장은 매년 4월에 열리게 되고, 1차 보상FA는 박지수, 2차 보상FA로는 강이슬, 강아정, 배혜윤 등 WKBL 스타들이 한두 시즌 내로 시장에 나오게 된다. 향후를 내다보더라도 하루빨리 보완이 필요한 규정들이 남아있다.
현재 WKBL은 예년과 같이 오는 4월 1일에 FA 시장을 열고, 이에 앞서 차주에 FA 대상 선수 명단을 공시할 예정이다. 이대로 FA 시장이 열리게 되면, WKBL이 내세운 형평성의 문제는 그대로 남게 된다. 며칠 남지 않은 시간 WKBL이 FA 규정에 대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지켜볼 일이다.
#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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