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농구 선수로서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온 것 같다.”
‘송골매 군다’ 창원 LG의 강병현은 오랜 부진을 떨쳐내고 드디어 부활포를 쏘아 올렸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 경기에 출전하며 평균 21분 50초 동안 5.8득점 2.5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 2015-2016시즌 이후 멈출 줄 몰랐던 하락세를 드디어 끊어냈다.
서민수의 합류 후 자신의 포지션을 찾은 뒤 전과 같은 활약을 보였던 강병현. LG 합류 후 3번 수비에 어려움을 호소했던 그는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으며 펄펄 날았다.
“사실 어렸을 때도 종종 3번 수비를 맡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뛰는 시간 내내 3번 수비를 해본 적은 LG에 들어오고 나서 처음 해 본 일이다(웃음). 정말 큰 차이가 있더라. 쓰지 않아도 될 힘을 쥐어 짜내야만 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밸런스가 무너지기도 했다. 다행히 (서)민수가 합류한 후 제 포지션에서 뛰면서 조금씩 예전 모습을 되찾아갔던 것 같다.”
물론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지난 시즌 4강에 올라섰던 만큼 이번에도 성공을 바랐지만 최종 성적 9위에 머물러야 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코로나19로 조기 종료가 선언되면서 잠시 엔진을 꺼둬야 했다.
강병현은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있다. 현재 우리의 성적이 좋지 않고 남은 12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쉽게도 여기서 멈추게 됐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하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아킬레스 건 부상의 후유증으로 전성기 시절의 신체 능력은 어느 정도 잃은 강병현. 하지만 어느새 베테랑이 된 그에게 있어 농구는 그저 몸으로만 하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예전에는 신체 능력에 자신이 있었고 그 부분에 많이 의지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큰 부상을 다하고 나서는 예전처럼 플레이하면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 시간이 많이 길었기 때문에 부진한 시기도 자연스럽게 길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농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들처럼 완전히 보이는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다. 몸이 아닌 머리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 강병현의 말이다.
주장으로서의 책임도 막중했을 터. 강병현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 주장이란 직책이 정말 무거운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았다. 내가 아닌 우리가 농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강병현은 다시 한 번 FA 신분이 됐다. 아직도 ‘강병현’이라는 이름값은 높은 편. 대박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다른 선수들처럼 많은 금액을 제안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FA인 만큼 돈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계약 기간에 욕심이 있다. 더 많이, 오래 뛰고 싶다는 욕심이라고 해야 할까. 많은 선배들이 몸 관리를 잘하셔서 후배들에게 오랫동안 농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셨다. 또 농구 선수로서 조금씩 ‘농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기회를 받고 뛰고 싶다.”
만35세의 강병현은 이제 뛰었던 날보다 뛸 날이 더 적어질 나이가 됐다. 그러나 열정만큼은 여전히 전성기 때와 다르지 않다.
“수비, 그리고 궂은일부터 한다는 자세로 앞으로의 농구 인생을 보낼 생각이다. 화려함보다는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된다면 롱-런 하지 않을까. 농구선수로서 인생의 전환점이 온 것 같다. 내가 가진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싶다.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겨내겠다.”
# 사진_점프볼 DB(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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