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류인재 인터넷기자] 현대모비스가 트레이드를 통해 리빌딩의 버튼을 눌렀다.
지난해 11월 11일 울산 현대모비스는 라건아와 이대성의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두 선수를 전주 KCC로 보내고 리온 윌리엄스, 박지훈, 김국찬, 김세창을 영입하는 초대형 트레이드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와 외국선수 MVP로 팀의 주축 멤버였던 이들을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트레이드 직후 유재학 감독은 “현재와 미래를 바꿨다고 생각한다. (이)대성이의 경우는 다음 시즌이 FA(자유계약선수)라 우리 팀에 잔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야 했다. 라건아가 없으면 사실 트레이드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미안하고, 안타깝다. 건아가 우리 팀에 있을 수 있는 게 1년 반인데, 현재 우리 팀을 본다면 주전과 백업차가 크다. 지금이 때라고 생각해 트레이드를 진행했다”라며 리빌딩의 시작을 알렸다.

단순히 기록만 비교해 본다면 트레이드 후의 기록이 더 저조하다. 하지만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트레이드 전에는 팀 평균 득점(75.2득점) 중 절반에 가까운 득점이 라건아(23.4득점)와 이대성(13.5득점)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이 둘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선수가 없었다. 반면 트레이드 이후에는 윌리엄스(14.7득점), 김국찬(12.4득점), 에메카 오카포(12.3득점), 양동근(10.5득점) 등 여러 선수가 고르게 득점을 올렸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활발한 농구를 했는데 이번 시즌 초반에는 정적인 농구를 했다. 이대성은 치고 나가지 못했고, 라건아는 공수에서 움직임이 적었다. 윌리엄스는 공수 모두 활동폭이 넓다. 그러면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준다”며 많은 움직임을 통한 빠른 농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서 “져도 살아있는 느낌이 나서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 그렇지만, 세대교체는 이제 시작이다. 여기서 더 만들어가야 한다”라며 트레이드 후의 팀 분위기에도 흡족해했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도 트레이드 이후 현대모비스가 상대하기 더 어려운 팀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 팀 입장에서 트레이드 이후 현대모비스가 더 불편하다. 2,3번이 많이 움직이며 괴롭히려고 하니까 여기에 당하면 안 된다”며 “라건아가 있을 때보다 골밑 높이가 떨어져도 리온 윌리엄스가 궂은일을 잘 해준다”라며 현대모비스의 전력을 경계하기도 했다.
스포티비 이상윤 해설위원은 “트레이드 이전에는 노장 선수들이 많이 뛰어서 플레이가 조금 정체되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트레이드 이후에는 젊은 선수들을 데려다가 빠른 농구, 스페이싱을 하면서 공격 횟수가 굉장히 많아졌다. 또 찬스가 나면 과감하게 슛을 던지는 현대 농구의 트렌드에 맞게 팀이 변모했다”며 젊은 선수들이 유재학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에 잘 맞춰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포티비 김동우 해설위원은 “현대모비스에서 미래를 위해서 트레이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제가 보기에도 젊은 선수들이 능력은 충분하지만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유재학 감독이 말한 대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을 한다. 시즌이 일찍 끝나서 결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더 전망이 밝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고르게 득점했지만 평균 득점이 저조했던 이유 중 하나는 외국선수였다. 오카포는 수비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며 확실한 능력을 보여줬지만 공격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또 오카포가 부상을 당하면서 4경기 동안 윌리엄스 홀로 경기에 출전해 체력적인 부담과 파울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기록이 전체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는 초점이 리빌딩에 맞춰져 있었다. 기록만 비교했을 때 승률과 순위 모두 떨어졌다. 그렇지만 이대성과 라건아에 의존했던 팀이 트레이드 이후에는 전체적으로 골고루 득점을 하면서 팀 농구를 하게 됐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제 몫을 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의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유용우,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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