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광주/김인화 기자]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 박찬숙, 정은순과 함께 한국 여자 농구를 주름 잡았던 최고의 스타 성정아가 2015 연맹회장기 중등부 경기가 열리는 동강대학교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용히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성정아의 눈은 부지런히 코트를 쫓았다.
농구 선수 성정아는 왕년에 어마어마했다. 중학교 때 이미 182cm에 육박했고,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며 중등 무대를 평정했다. 중 3때부터 고교 유망주들과 함께 실업팀 스카우트 대상으로 거론 될 정도였다.
만 16세의 나이로 국가대표에 뽑혀 수많은 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정아를 욕심낸 감독들 덕분에 오전에는 성인대표팀, 오후에는 청소년대표팀 훈련을 소화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많은 선수들이 성정아를 보고 농구를 시작했다.
한국 여자 농구계의 역사를 다시 썼던 그녀도 지금은 농구하는 아들을 둔 평범한 엄마다. 삼일중의 에이스 이현중이
(193cm, C, F)성정아의 아들이다. 경기장에선 농구선수 성정아가 아닌 ‘이현중의 엄마’로 통한다.
농구 DNA를 타고 난 이현중은 193cm에 육박하는 키에 다재다능함을 뽐낸다. 골밑 돌파나 외곽 플레이가 가능하고 직접 볼을 운반하고 배달하기도 한다. 팀에서 가장 신장이 가장 크기 때문에 포스트 플레이도 이현중의 몫이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농구공을 가지고 놀았고, 엄마가 닦았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성정아는 “(이)현중이가 다섯 살 때부터 농구 선수 말고는 꿈이 한 번도 바뀐 적 없었다. 농구를 너무 좋아한다. 사실 가족들이 다 농구를 했고, 현중이는 어릴 때부터 똑똑했기 때문에 공부를 시켜보고 싶었다. 그런데 본인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공부 열심히 할 테니 농구를 하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시켰다”고 털어놨다.
이현중은 3학년이 되면서 키가 10cm나 자랐다. 큰 키 탓에 자세가 약간 높고 드리블에 약점이 있었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을 통해 지금은 당당히 팀의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성정아는 뿌듯하기만 하다.
“작년까지는 지는 경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포기하려는 부분이 많았는데 좋은 선생님을 만났고 멤버 구성이 좋아서 올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니까 더 농구를 재밌어 하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고 전했다.
아들이지만 전직 농구선수로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녀는 “작년까지는 슛만 쏠 줄 아는 선수였는데 트레이닝을 많이 받고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드리블이나 자세가 높은 것도 많이 개선된 것 같다”면서 “항상 소극적인 농구를 하면 안 된다고 얘기를 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서 많이 적극적으로 바뀐 것 같다. 본인이 좋아지는 걸 느끼니까 자신감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이현중은 키가 크지만 웨이트가 약하다. 중등부에서는 괜찮아도 고등부에 진학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크고 힘이 좋은 선수들과 싸워야 한다. 약점인 마른 몸을 바꾸기 위해 저녁만 세끼를 먹는다. 키가 커야하니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고, 저녁에도 일찍 잠자리에 든다. 최고의 선수였던 엄마조차 배울 점이 많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이제 곧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할 이현중. 아들은 삼일고에 가고 싶다고 고집하고, 엄마는 아들이 농구선수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길 바란다. 삼일고가 아닌 다른 학교를 권유해봤지만, 이현중의 고집은 확고했다.
사실 성정아의 남편이자 이현중의 아버지는 삼일고 농구부의 이윤환 감독이다.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는 학교에 보내는 것이 그녀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 성정아는 “현중이가 어릴 때부터 아빠를 정말 많이 좋아한다. 삼일에 있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 부담이다. 큰 혜택을 받지 않는데도 오해를 받기 쉽다. 나 같아도 그렇게 생각 할 것”이라면서 “아무리 다른 학교를 권유해도 아버지와 같은 학교를 나오고 싶다며 말조차 꺼내지 못하게 한다. 아무래도 삼일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성정아는 “내가 운동을 너무 오랫동안 했고 부상으로 고생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많다. 그래서 애들을 운동 시킬 때 공부도 놓으면 안 된다는 것을 늘 강조한다. 다행이 그런 부분을 잘 따라주고 있고, 인성적인 부분도 나름대로 잘 잡혀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아들한테 고맙다”며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늘 즐기면서 인성적으로나 모든 부분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삼일중은 9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용산중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10일 동강체육관에서 삼선중과 맞붙는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고 그러기 위해선 이현중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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