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농구서포터즈] (5) 고려대 농구부 기획팀 ‘어흥’

최권우 / 기사승인 : 2017-09-22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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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울/최권우 기자] 지난 18일, 고려대와 단국대의 대학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이 열린 고려대 화정체육관을 찾았다. 지하철을 타고 안암역에 내려 체육관에 도착하기까지. 주변 상권은 물론이고 학교 곳곳에 걸려있던 현수막들은 연세대학교와의 정기전이 머지않았음을 실감하게 했다. 경사진 언덕을 넘어 체육관에 들어서자, 팽팽했던 경기 못지않게 고려대와 단국대 농구부 서포터즈의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홈팀인 고려대가 88-81로 승리하며 5년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와는 별개로, 대학농구에 대한 대학생들의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4년 연속 정규리그 1위. 고려대는 명실상부 대학농구 최고의 팀 중 하나이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라이벌 구도는 1990년대의 농구인기를 절정으로 이끌었고 그들의 정기전 단판승부는 매년 대학 농구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대학생들의 축제. 그 한가운데에 대학농구 서포터즈가 있다. 오는 22일 3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정기전 농구경기를 앞두고 고려대 농구부 기획팀 ‘어흥’의 2학기 팀장인 노혜연(경제학과 15)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어흥’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고려대 농구부 기획팀 ‘어흥’의 팀장을 맡고 있는 노혜연이라고 합니다. 우선 저희는 고려대 농구부가 참가하는 전 경기를 홍보하며. 많은 학우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마케팅활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2014년에 KUSF 산하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2년 전부터는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은 현장팀, 온라인팀, 그리고 컨텐츠 디자인팀으로 구성되어, 총 9명의 팀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대학농구리그 홈경기 진행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고 계신 것 같은데, 홈경기에서 진행하는 국민의례, 선수 소개 등은 모두 ‘어흥’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뿐 만 아니라 현장에서 데스크를 운영해 각 종 안내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올해는 특별히 콘텐츠 제작에 더 신경 썼는데요, 공식 SNS 계정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는 물론이고 선수들의 협조 아래 다채로운 영상을 업로드 하며 홍보에 집중했습니다.

Q. 정기전과 플레이오프를 위해 특별히 기획하고 있는 점은?

정규리그 때와 별반 다를 건 없어요. 다만 이제 플레이오프 결승 1차전이 화정체육관에서 열리는 만큼 현재 부원들과 함께 회의 중입니다. 정기전과 플레이오프가 아무래도 더 큰 무대인 만큼 풍성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에요. 현장을 찾은 학우들이 직접 나설 수 있는 이벤트, 그리고 현장 곳곳의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하려고 합니다.

Q. ‘안암골 호랑이’에 대해 많은 농구 팬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흔히 ‘어흥’을 서포터즈라고 많이 불러주시는데, 저희는 홈경기를 진행하고 홍보하는 기획팀이라는 표현이 적합한 것 같아요. 반면 ‘안암골 호랑이’는 고려대 농구부 서포터즈로, 농구부를 응원하고 지원하는 교우 선배님들로 구성된 단체입니다. ‘안암골 호랑이’는 농구부 선수들이 더 편한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흥’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주고 있습니다. 재정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어흥’에서 기획한 활동들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원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죠.



지금은 ‘안암골 호랑이’와 함께 고려대 농구부의 곁을 지키고 있는 ‘어흥’이지만, 여느 대학농구 서포터즈처럼 중간에 위기를 맞았다. 2016년부터 KUSF의 지원이 끊긴 이후 각 대학의 농구 서포터즈는 줄줄이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몇몇 서포터즈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학농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활동을 이어갔는데, ‘어흥’도 그 중 하나이다. 사실상 ‘어흥’의 기틀을 닦았다는 최수빈(미디어학부 14)씨로부터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처음에 KUSF에서 학교 측으로 각 대학 농구부 서포터즈를 모집한다는 공문을 보냈어요. 하지만 모집 기간 내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저는 모집 기간 다음 날에 관련 공지를 처음 봤는데, 공지를 보고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담당 부서에 곧바로 연락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담당 부서에서는 지원자가 아무도 없다며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직접 팀을 꾸려와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속해 있었던 농구 동아리의 부원 9명을 설득해 팀을 결성했는데, 이것이 바로 ‘어흥’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해 팀원들이 모두 스포츠 마케팅과 관련 기획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여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안해냈고 지속적으로 피드백했더니 조금씩 발전한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당시에 시즌 하반기에 중점적으로 신경 썼던 것이 바로 다음 기수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가자는 것이었어요. ‘어흥’의 활동이 끊기지 않으면서 대학생이 주체적으로 대학스포츠리그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팀원들의 바램 속에서 진행되었죠. 하지만 2016년 KUSF에서 갑작스럽게 지원을 중단하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그 때 ‘안암골 호랑이’에서 ‘어흥’에 도움의 손길을 건네주었습니다. 그 덕에 지금까지 ‘어흥’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죠.”

Q. 앞으로의 어흥에 바라는 점은?

즐겁게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기획팀 일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 받을 일도 생기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게 되요. 저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는데, 다 지난 지금 와서 느낀 건 기획팀의 긍정 에너지가 관객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는 점이에요. 즐겁게 기획한 것일 수록 반응이 더 좋았거든요. 그리고, 건설적인 활동에 대한 고민을 했으면 해요. 대학농구리그 그리고 고려대 농구부와 관련된 단체들이 정말 다양한데, 몇몇 학우들은 ‘어흥’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농구부의 단순한 팬클럽이 아니냐는 말도 듣고요. 그런 의미에서 팀원들이 ‘어흥’이라는 단체의 본질적인 목적이나, 비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제가 활동했을 때 부족했던 부분들을 계속해서 채워가며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언제든 ‘어흥’이 제 도움이 필요하면 손길을 내밀 준비가 되어있음을 알아줬으면 해요.

이번 시즌 고려대는 정규리그에서 압도적인 성적(15승 1패)를 기록했다. 이어서 지난 7월에는 영광에서 열린 MBC배 대회에서 연세대를 꺾고 우승하며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어흥’은 이 모든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했다. 정규리그 어웨이 경기는 물론이고 고려대 선수들이 대거 차출되었던 아시아퍼시픽챌린지 대회, 그리고 우승을 차지한 MBC배 대회(영광)까지. 바쁜 와중에도 고려대 농구부를 응원하기 위해 전국 곳곳을 다녔다는 최지유(영어영문학과 15)씨는 “홈경기에는 진행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선수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요. 그래서 어웨이 경기에는 응원차 관람을 자주 갔어요. ‘어흥’ 팀원들 가운데에서도 열정이 더 넘치는 일부 팀원들과 함께 갔습니다. 선수들의 사진과 영상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선수들과 더 친해질 수 있었죠. 아무래도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함께 했기에 멀고 힘들어도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18일에 있었던 단국대와의 4강전은 끝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던 명승부였다. 단국대 농구부 서포터즈에서 원정 응원단을 꾸려 올 정도로 양 팀 서포터즈의 응원 경쟁도 치열했다. 단국대 측에서 북을 치면서 응원했다면, ‘어흥’은 홈 관중들과 함께 응원봉을 들고 응원을 펼쳤다. 그 중심에는 현장 담당인 한예은(국제스포츠학부 15)씨가 있었다.

Q. 응원 현장에 중심에 있는데, 고대 특유의 단결력이 체육관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올해 홈경기 시작 시간이 주로 3시나 5시였어요. 플레이오프는 2시였고요. 수업시간과 경기시간이 겹쳐서 체육관을 찾기 어려웠을 텐데 많은 학우들이 꾸준하게 와줬습니다. ‘어흥’이 진행한 다양한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건 물론이고 ‘어흥’이 편곡해 만든 선수들의 응원가도 열심히 불러주신 학우들 덕분에 주위에서 호평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학우들과 ‘어흥’이 함께 기획해 만든 현장의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마칠 때 마다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Q. 현장에서 진행을 도맡아 하는 역할 특성상, 선수들과의 교류도 많다고 들었다. ‘어흥’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선수는?

올해는 이벤트 진행과 컨텐츠 제작에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었어요. 1학년부터 4학년 가릴 것 없이 모두가요. 굳이 꼽자면 주장 김낙현 선수입니다. 협조를 구할 때 김낙현 선수에게 기획안을 보여주면서 도움을 청하면 흔쾌히 수락하시면서 선수들의 협조를 이끌어주십니다. 평소에도 ‘어흥’ 팀원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면서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고 계세요.

‘어흥’의 페이스북 팔로워 수는 2500명을 웃돈다. 젊은 대학생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은 단연 SNS를 활용한 홍보이다. 특히 올해 ‘어흥’은 영상을 위주로 한 컨텐츠를 많이 제작하면서 팔로워 수가 급증했다고 한다. 온라인 팀에서 활동 중인 조은비(미디어학부 15)씨는 “제 전공이 미디어라서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에 자신이 있었어요. 시즌 개막전 회의에서 올해에는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컨텐츠를 제작해 온라인 상으로 입소문을 내보자고 제안했죠. ‘어흥’ 팀원들이 직접 학교 주변 상권을 돌아다니며 받은 스폰서들의 쿠폰을 이벤트 상품으로 내걸었습니다. SNS 플랫폼 형태에 따라서 홍보 전략도 달리했는데요, 인스타그램 같은 경우는 경기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했어요. 페이스북은 학우들이 댓글을 달고 직접 공유할 수 있는 뉴스 링크나 영상을 게시하면서 도달률을 많이 높였습니다. 그 덕에 올해 초에 비해 지금 ‘어흥’의 인지도가 많이 올라간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올해 기획한 컨텐츠 모두가 팀원들의 노력이 배어있어서 애착이 가지만, 그 중 저희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4월 6일 단국대학교를 상대로 한 어웨이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후 박준영, 박정현 선수와 찍은 영상이에요. 제목은 ‘산비커플(산소와비타민)’이었는데, 페이스북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어요. 코트 밖에서의 선수들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고 선수들이 직접 링크를 공유하며 홍보했던 점이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라며 말을 더했다.



총 9명으로 이루어진 ‘어흥’은 2학년과 3학년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1학년 부원은 단 한 명이라는데, 막내로서 유일하게 새내기인 금다운(영어영문학과 17)씨는 고등학교 시절 내내 고대 응원가를 들으며 고려대 진학을 꿈꿨고 그 꿈을 이뤘다. 아직 낯선 대학스포츠의 현장이지만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 그의 당찬 포부를 들을 수 있었다.

Q. 꿈꾸던 대학에 진학해 직접 대학스포츠의 현장을 경험한 소감이 궁금하다.

제가 사실 여고를 졸업해 학창시절에 스포츠를 접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사실 공부하기도 바빴고 운동에 소홀했어요. 사실 지원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농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처음 접한 대학농구의 현장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죠. 눈 돌릴 틈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도 정말 박진감 넘치고 보면 볼수록 재밌는 것 같아요. 농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어흥’의 팀원으로서 홈경기를 진행하면서 열심히 배우는 중입니다!

Q. 추가모집 공고를 보고 가장 마지막으로 ‘어흥’에 합류했다고 들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어흥’에 대해서는 고등학생 때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어요. 저는 고대를 대표하는 응원가인 ‘민족의 아리아’를 들으면서 공부할 정도로 목표가 확실했거든요. 꿈꾸던 대학에 입학한 후, 새로운 취미를 만들 겸 지원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현재 저는 컨텐츠 디자인팀에 속해 있는데, 예전부터 사진과 영상, 그리고 디자인과 관련된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어흥’의 추가모집 공고를 봤고 과감하게 지원했죠. 언니들이 항상 장난치면서도 정말 잘 챙겨주고 도와주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저와 전혀 관련이 없던 스포츠 분야에 도전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고요. 1학기에는 어웨이 경기를 많이 못 갔는데, 앞으로는 시간 내서 많이 다닐 생각입니다.

오는 22일에 펼쳐지는 정기전 농구경기는 우리나라 농구 경기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이 들어서는 경기다. 매년 잠실 실내체육관은 전석 매진을 이루며 경기 당일 체육관 앞에서는 암표 매매가 이루어질 정도로 인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양교의 명예를 걸고 펼치는 단판승부에서 누가 웃을지가 농구 팬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고려대의 ‘어흥’과 연세대의 ‘블루림X플랜비’. 이번 정기전에는 두 대학의 농구부 서포터즈에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

#사진=고려대 농구부 기획팀 ‘어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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