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최정서 기자]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한 소통의 장이 열렸다. 25일 서울 KT 광화문빌딩 KT 스퀘어에서는 제3회 한국농구발전포럼이 개최됐다. 농구계의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1부는 ‘여자농구 저변 확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 장명숙 숭의여고 2학년 박지현 학부모가 패널로 참석해 여자농구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펼쳤다. 2부에서는 ‘남자 농구 샐러리캡 이대로 좋은가’에 대한 토론이 열렸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김성기 KGC 인삼공사 사무국장, 이준우 KBL 사무차장, 이재범 바스켓 코리아 기자가 샐러리캡과 남자농구 발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여자농구, 선수 수급과 경제적인 지원 문제
여자농구 저변 확대에 관한 토론을 펼친 1부에서는 패널들이 여자 농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각기 다른 문제를 제시했다. 이호근 감독은 “전국에 20개 팀이 있는데 우리 학교를 포함해 5~6명의 선수로 팀을 꾸리는 학교가 10개가 넘는다. 선수가 적기 때문에 제대로 된 훈련보다 개인 기술만 가르치는 현실”이라고 선수 부족에서 오는 어려움을 전했다.
학부모 입장에서 여자농구의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고 있는 장명숙 씨는 “구단에서 지원을 많이 받는 클럽 스포츠에 비해 학교에서 받는 지원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장명숙 씨는 “몇 년 전부터 대학이 생긴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생기지 않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일 것이다”라고 경제적인 문제와 진로에 대한 걱정을 말했다.
프로구단에 몸담아온 전주원 코치는 선수 수급 문제에 동의하면서도 다른 문제점을 제시했다. 전주원 코치는 사회적으로 출산이 줄고 있는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전 코치는 “매년 출산률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에서 발생한 여자농구 문제도 심각하다. 학생들이 갈수록 줄어들다 보니 이 중에서 어떻게 여자농구를 선택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여자농구의 문제, 해결 방안은?
패널들은 여자 농구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은 ‘대학’이라고 언급했다.
이호근 감독과 장명숙 씨는 “학생 선수들이 갈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야 운동선수를 꿈으로 선택하는 아이들이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감독은 부산대의 긍정적인 사례를 언급하며, 부산대와 같이 국립 지방대에서 여자농구부를 운영하도록 하면 여자농구의 저변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원 코치는 “어린 학생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생각하면 대학 창설이 먼저고 그 이후에 클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근배 감독은 심도 있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임 감독은 일본의 사례를 들며 한국의 체육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학생들이 1인1기를 한다. 이는 단순히 여자 농구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맹과 협회가 힘을 합쳐 법안 발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체육진흥법을 만들어서라도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생들이 1인 1기를 하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농구를 택하는 친구들도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샐러리캡, 이대로 괜찮은가?
2부에서는 남자농구의 뜨거운 감자인 샐러리캡에 관한 토론이 펼쳐졌다. 4년 간 23억 원으로 동결된 샐리러캡에 대한 논의는 남자 프로농구의 현실과 선수들의 연봉과 관련되어 종합적으로 이뤄졌다.
KBL 이준우 사무차장은 샐러리캡 도입의 근본적인 배경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전력평준화와 구단 간의 과열 경쟁 방지 차원에서 샐러리캡이 도입됐다”며, “현재 23억 원으로 책정된 샐러리캡은 물가상승분보다 높게 책정된 부분이 있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기 KGC 사무국장은 샐러리캡의 장점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하지만 샐러리캡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KBL의 보수 체계는 연봉+인센티브다. 즉, 이정현의 경우를 보면 연봉은 8억 2천8백만원이고, 인센티브가 9천2백만원이다. 즉, 실수령액은 연봉과 함께 인센티브를 위한 요건을 얼마나 잘 이행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실질 수령액과 인센티브가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인센티브 비율을 제한하는데서 오는 재분배 문제가 크다. 갈수록 고액 연봉자와 저액 연봉자 간의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서 모든 선수들을 출전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재범 기자는 “선수들 사이에서 인센티브 부분에 대해 불만이 가장 많다. 외부로 알려진 연봉과 실질 연봉에는 차이가 크다. 외국선수 제도와 인센티브 제도 등, 정책이 많이 바뀐 것도 문제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탄력적인 샐러리캡 운영이 필요
2017-2018시즌이 끝나면 KBL에는 숙소 폐지, 외국선수 자유계약 등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선수뿐만 아니라 구단, 연맹도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김성기 사무국장은 샐러리캡 문제 해결방안으로 “샐러리캡에 대한 결정 사안이 나왔을 때 믿을 수 있을 만한 모델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미 프로농구(NBA)가 BRI(Basketball Related Income:농구관련수입)에 근거해 샐러리캡 규모를 산출하는 것처럼, 샐러리캡이 왜 23억원으로 결정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단순히 샐러리캡 규모만 키워놓고 알아서 해라는 식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연차 별로 최저 연봉을 정해놓고 최저 연봉을 맞추는 데서 오는 샐러리캡 초과는 예외 조항을 두어 보호해야한다. 특정 상황에서의 소프트캡을 적용해 구단이 샐러리캡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범 기자는 “각 팀마다 샐러리캡의 70%이상을 채워야하는 조항이 있다. 최저 샐러리캡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예외조항을 통해 몇몇 구단이 이해를 받았다. 그렇다면 샐러리캡을 일정부분 초과한 것에 대해서도 예외조항을 통해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샐러리캡의 탄력적인 운영을 강조했다.
▶ 대화의 장이 마련되어야
이날 포럼에서는 이외에도 70만 불에 제한된 외국선수 샐러리캡 문제, 외국선수 자유 계약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토론이 이어졌다. 열띤 토론이 펼쳐진 가운데 모든 패널들과 사회자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의견이 있었다. 바로, 한국농구발전포럼과 같이 한 자리에 모여서 농구 발전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호근 감독은 “농구협회, WKBL, 초등, 중등 연맹 등 관련된 사람이 모두 모여 여자농구 발전을 위한 끝장 토론을 해서라도 활성화 방안에 대해 같이 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전 코치도 “연맹, 협회가 하나가 되어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 지금 노력을 안 한다는 것이 아니다.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부 토론에 나선 유도훈 감독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유 감독은 “여자농구 뿐만 아니라 남자농구도 초·중·고 농구가 위기에 봉착했다. KBL을 넘어서 한국 농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다같이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왔다”라며,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화합과 공존의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에 대해 이준우 사무차장은 “오늘 나온 의견을 수렴해 추후에 팬, 언론, 선수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이번 시즌 끝나기 전까지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패널들이 제시한 여러 의견들은 참신하고 한국 농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것들이 많았다. 그들은 농구계의 대책 마련에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임했다. 이제는 연맹과 협회가 귀를 열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다. 패널들의 바람처럼 농구 관련 연맹과 협회들이 농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현 시점에서 가장 우선시 할 것은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 다같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 사진=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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