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2016-2017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에이스는 그 누가 뭐래도 카와이 레너드(26, 201cm)였다. 지난 시즌 레너드는 정규리그 74경기에서 평균 25.5득점(FG 48.5%)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 러셀 웨스트브룩(OKC), 제임스 하든(HOU)과 함께 2016-2017시즌 정규리그 MVP 수상후보 최종 3인에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비록 드레이먼드 그린(GSW)에게 수상의 영광을 내주며 3연속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올해의 수비수상 최종 투표에서도 전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5-2016시즌부터 공·수 겸장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듣기 시작한 레너드는 2016-2017시즌 공격에서 더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며 이제는 리그 정상급의 득점원으로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여름 팀 던컨의 은퇴로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였던 샌안토니오도 레너드의 성장세와 함께 정규리그 61승 21패, 서부 컨퍼런스 2위를 기록, 플레이오프에서도 멤피스 그리즐리스, 휴스턴 로켓츠를 차례대로 물리치고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도 올랐다. 하지만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 레너드가 발목부상을 당하며 시리즈 아웃을 선고받았고 샌안토니오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강력한 대항마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했다.
이처럼 지난 시즌은 샌안토니오에서 레너드가 끼치는 영향력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하지만 美 현지에선 “레너드 못지않게 마누 지노빌리(40, 198cm)의 리더십이 있어 샌안토니오가 지난 시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말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지노빌리도 던컨의 은퇴를 보면서 본인도 진지하게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6 리우올림픽에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는 등 많은 이들도 지노빌리가 던컨과 같을 길을 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지노빌리는 코트복귀를 선언, 지난해 여름 샌안토니오와 1년 1,4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으며 AT&T센터에 남는 쪽을 선택했다.
물론, 어느덧 40살의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지노빌리에게 전성기 시절과 같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지노빌리는 2016-2017시즌 69경기에서 평균 18.7분 출장 7.5득점(FG 39%) 2.3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으로만 본다면 평범했다. 다만, 3점슛은 평균 39.2%(평균 1.3개 성공)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 5시즌을 비교했을 때 가장 좋은 슛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서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5차전, 동점을 노리던 하든의 3점슛을 블록으로 저지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또, 레너드가 빠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과 4차전, 그를 대신해 공격을 이끄는 등 여전한 기량을 선보이며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음을 보여줬다.
#2016-2017시즌 마누 지노빌리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 분포도

대부분의 베테랑들이 그렇듯 그들의 가치는 분명 기록으로만 평가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마찬가지로 지노빌리도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를 바탕으로 샌안토니오의 경기운영에 안정성을 더해줬다. 샌안토니오의 포인트가드진을 구성하고 있는 토니 파커와 패티 밀스는 패스보단 득점 등 공격적인 성향들이 강한 포인트가드들이다. 이들이 경기운영에 부담을 덜고 득점에만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지노빌리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레너드가 팀 내에서 가장 믿고 의지하는 선수도 다름 아닌 지노빌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올 여름 지노빌리가 심각하게 은퇴를 고민했을 때 많이 안타까워했던 것도 레너드였다. 지노빌리는 지난 시즌부터 심심치 않게 은퇴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많은 이들은 지노빌리가 2017-2018시즌에는 코트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노빌리는 지난해 여름에 이어 또 한 번 현역연장의 의지를 밝히며 올 여름 샌안토니오와 2년 50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 본인의 NBA 16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지노빌리는 1999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7순위 샌안토니오에 입단했다)
지노빌리는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내가 2017-2018시즌에도 코트로 돌아온 이유는 여전히 농구를 즐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 여름 아내를 비롯해 포포비치 감독,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도 내가 코트에서 좀 더 뛰기를 원했다. 다시 한 번 나에게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샌안토니오는 리그에서 가장 체계적인 구단이고 리그 최고의 구단이라 자부한다. 나는 샌안토니오라는 팀을 정말 존경한다. 생각 같아선 계약기간인 2년을 모두 채우고 싶지만 지금은 먼 미래가 아닌 단기적인 미래를 보겠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지노빌리의 복귀선언에 레너드를 비롯한 샌안토니오 선수들, 그리고 팬들까지 환호성을 지른 것은 당연지사였고 평소 까칠남으로 유명한 포포비치 감독도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은 지노빌리의 리더십이 무척이나 중요한 시즌이 됐다. 그의 리더십은 지난 시즌 팀에 너무나도 많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져왔었다. 지노빌리는 여전히 샌안토니오의 시즌 계획에 있어 중요한 옵션이다. 당초, 나는 그가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우리의 곁으로 돌아왔고 나로선 지노빌리가 팀으로 돌아와 준 기쁨을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라는 말로 지노빌리의 복귀에 대한 기쁨과 그가 팀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언급했다.

최근 골든 스테이트와 함께 서부 컨퍼런스의 판도를 양분하고 있는 샌안토니오였다. 하지만 2017-2018시즌은 그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못 보겠다, 바꿔보자! 골든 스테이트 천하’를 목표로 휴스턴 로케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연이어 슈퍼팀을 결성, 골든 스테이트의 2연패를 막겠다고 나섰기 때문. 휴스턴은 올 여름 크리스 폴을 영입하며 폴-하든으로 이어지는 리그 역사상 최고의 백코트 조합을 만들었다. 오클라호마시티도 폴 조지-카멜로 앤써니를 연달아 영입하며 웨스트브룩-조지-앤써니로 이어지는 빅3를 완성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올 여름 서부 컨퍼런스는 대부분의 팀들이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반면, 올 여름 샌안토니오는 외부에서 루디 게이(31, 203cm)를 영입한 것 말고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게이는 2016-2017시즌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정규리그 30경기에만 출장, 18.7득점(FG 45.5%) 6.3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게이는 2017-2018시즌 3번과 4번 포지션을 오가며 샌안토니오의 벤치 에이스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선 게이가 3번으로 나서고 레너드가 2번 포지션에서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있다 주장하기도 한다. 무엇이 됐든 2017-2018시즌 게이는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하지만 출전시간 등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못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조나단 시몬스, 드웨인 데드먼 등 지난 시즌 로테이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던 선수들을 떠나보내면서 오히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또, 전술이해도가 떨어지는 게이가 정교한 시스템의 샌안토니오 농구에 얼마나 잘 녹아들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는 이들이 많다. 게이는 멤피스 그리즐리스 시절부터 개인공격력은 뛰어났지만 감독의 전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모습들을 보였다. 그가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저니맨이 된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리그에서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좋기로 소문난 파우 가솔도 지난 시즌 초반 샌안토니오 시스템 적응에 애를 먹었을 정도로 샌안토니오의 농구 시스템은 정교하기로 이미 리그 내에서 정평이 나있다.
그럼에도 ESPN 등 미국의 주요 언론사들은 여전히 새 시즌 샌안토니오의 강세를 점치고 있다. 마찬가지로 라스베가스의 전문 배팅업체들도 서부의 많은 팀들이 전력보강에 성공했음에도 2017-2018시즌 서부 컨퍼런스 2위 팀으로 샌안토니오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어쩌면 이들의 예상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샌안토니오가 지난 20년이라는 세월, 리그의 강호로 군림하는 동안에도 항상 숱한 위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이들이 보란 듯이 위기를 넘어섰고 자신들이 왜 리그의 끝판왕, 샌안토니오 스퍼스인지를 확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렇게 샌안토니오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데는 던컨의 입단 이후 자신들만의 팀 문화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잘 만들어 왔기 때문. 현재 리그 전체를 살펴봐도 포포비치 감독의 지도를 받은 코치들과 감독들이 대거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등 샌안토니오가 리그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애틀랜타 호크스의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도 1996년부터 2013년까지 포포비치 감독 밑에서 코치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샌안토니오의 팀 문화는 샌안토니오를 넘어 리그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지노빌리는 던컨, 그리고 토니 파커 등과 함께 지난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이와 같은 팀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왔다. 이제는 던컨 없이 홀로 샌안토니오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 지노빌리는 2017-2018시즌에도 후배들을 잘 이끌며 남은 시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노빌리의 시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지노빌리는 1997년 신인드래프트에 지명됐지만 계속해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고 2002-2003시즌 NBA에 진출했다)
#마누 지노빌리 프로필
1977년 7월 28일생 198cm 93kg 슈팅가드 아르헨티나 출신
1999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7순위 샌안토니오 스퍼스 지명
NBA 파이널 우승 4회(2003,2005,2007,2014) NBA 올스타 2회 선정(2005,2011) 2008 NBA 올해의 식스맨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2001 FIBA 아메리칸 챔피언십 MVP
커리어 통산 992경기 출장 평균 13.6득점(FG 44.7%) 3.6리바운드 3.9어시스트 기록 중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차트),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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