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8년, 점프볼이 꼽은 기억에 남은 순간

민준구 / 기사승인 : 2018-12-31 0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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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편집부] 2018년은 한국농구에 있어 특별한 한해다. 라건아의 귀화부터 2회 연속 월드컵 진출 등 굵직한 순간들로 일정표를 가득 채웠다. 취재가 가능하다면 어떤 곳이든 나선 점프볼 역시 농구의 부흥을 위해 역사적인 순간들과 함께 해왔다. 그래서 준비했다. 유독 다사다난했던 2018년,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점프볼 기자들이 꼽아봤다.



▲ 한필상 기자_내 생애 최고의 감동을 안겨준 U18 여자농구 호주 전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경기를 현장에서 보았지만, 눈물을 글썽이게 했던 유일한 경기다. 척박한 한국 여자농구의 상황, 그리고 제대로 된 훈련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나긴 여정 끝에 도착한 U18 아시아 여자농구대회. 예선 2연승을 거둔 대표팀은 마지막 상대인 호주와 예선전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호주는 지난 U17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강팀이다. 경기 전 만난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마음속 한구석에는 이기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박지현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고, 호주에 앞서 나갔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후반 들어 호주가 신장과 힘을 앞세워 야금야금 추격전을 펼쳤고, 이 사이 대표팀의 이해란은 노마크 상황에서 연거푸 골밑슛 기회를 놓쳐 역전을 내줬다. 경기 종료 4.6초를 남기고 호주 골밑 좌측에 있던 이해란이 패스를 받아 중거리슛을 날렸다. 이전 네 번이나 노마크 골밑 득점 기회를 실패했던 그의 슛이 림을 향해 날아갔고, 그림같이 빨려 들어가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지켜본 가장 소름 돋는 순간이었다.



▲ 이재범 기자_감독 사임에도 농구월드컵 진출 확정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또다시 전임감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가운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0년 전인 2008년 3월 처음으로 대표팀 전임감독에 김남기 전 연세대 감독을 선임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김남기 전임감독은 1년 만에 오리온스 감독으로 부임하며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협회는 2016년 6월 다시 한번 더 허재 전 KCC 감독을 전임감독으로 앉혔다. 임기는 2016년 7월부터 2019년 2월까지였다. 허재 전임감독은 2017 FIBA 아시아컵에서 뉴질랜드를 두 번이나 꺾고 3위를 차지하며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허웅과 허훈 두 아들을 대표팀에 선발해 논란을 자초한 허재 전임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두 명의 전임감독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오명을 남겼다. 허재 전임감독의 남은 임기 동안 대표팀을 맡은 김상식 감독이 당장 눈앞에 닥친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부터 대표팀을 이끌었다. 허재 전임감독의 사퇴 후유증은 없었다. 오히려 난적으로 꼽힌 레바논, 요르단을 연파하며 일찌감치 2회 연속 중국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 김지용 기자_한국 3x3의 변곡점이 된 FIBA 3x3 아시아컵 2018
한국 3x3에 있어 2018년은 역사에 남을 변곡점이 됐다. 그 시작은 5월 중국 심천에서 열린 ‘FIBA 3x3 아시아컵 2018’의 선전이 있다. 아시안게임 3x3 은메달의 쾌거도 아시아컵의 선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이 없어 본선에 직행하지 못하는 신세였던 한국은 퀄리파잉 드로우(별도 예선)에서 아시아컵 일정을 시작했다. 우즈베키스탄,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 한 조에 속해 조 1위만 본선에 오를 수 있었던 상황에서 대표팀은 5연승에 성공하며 본선행에 성공했다. 김민섭, 박민수, 방덕원, 임채훈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스스로도 믿기 힘든 선전 속에 본선에 올라 이란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챙기며 8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뤄냈다. 이란을 상대로 박민수가 터트린 2점슛 4방은 한국 3x3의 판도를 바꿔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아컵 8강 진출 쾌거 이후 한국 3x3는 KBL, WKBL에서도 주목하는 컨텐츠가 됐고, 다양한 3x3 대회들이 줄지어 개최되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길거리 농구’라고 치부되던 3x3는 이제 올림픽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할 만큼 신분이 격상됐다. 그 시작에는 아시아컵에서의 선전이 있음을 누구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강현지 기자_리카르도 라틀리프? 아니 대한민국의 라건아
리카르도 라틀리프. 외국선수들이 처음 한국에 오면 이름이 익숙치 않듯이 2012-2013시즌 그도 그랬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소속팀과 KBL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현대모비스의 3peats를 이끈 주역이 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건(?)도 있었다. 당연히 뽑힐 줄 알았던 올스타전에서 29득점 23리바운드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선수에게 MVP 타이틀을 내준 것. 이유 있는 토라짐(?)이었다. 울산 팬들이 그만을 위한 시상식을 열어주며 라틀리프의 실력을 인정해주기도 했다. 울산 경기를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공항에서 말이다. 플레이로 아쉬움을 지운 TOP 센터, 이젠 라틀리프보다 라건아의 이름이 더 익숙하다. 라건아는 2018년 1월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인정받아 올 시즌 당당히 한국 국적을 취득, TEAM KOREA 유니폼을 입었다. 용인 '라'씨의 시조도 됐고, '굳셀 건(健)'과 '아이 아(兒)'로 개명 신청도 마쳤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라건아는 그간 한국팀이 고전했던 높이에서 파워를 앞세운 플레이는 물론 속공 가담, 막강 체력을 과시하며 경쟁력을 뽐냈다. 3시즌씩 두 팀, 그러니까 올 시즌을 포함해 5시즌만 지나면 라건아는 KBL에서 외국선수가 아닌 국내선수로 인정받게 된다. 라건아가 2018년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고 설레했던 것처럼, 그가 국내선수가 된다면 더 벅찬 감정이 들지 않을까.



▲ 민준구 기자_금메달보다 빛났던 아시안게임 3x3 남녀 대표팀의 투지
입사 후, 첫 해외 출장. 그것도 아시아 최대의 축제였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취재는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순간이었다. 특히 집중적으로 취재했던 3x3는 결과와 상관없이 감동이었고, 희망이었다. 중국, 일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지원. 타 스포츠는 물론 5대5 농구에 가려져 관심조차 받지 못했던 남녀 3x3 대표팀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절대 주눅 들지 않았다. 여자 대표팀은 예선 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8강에서 대만을 만나 패했지만, 첫 국제대회 도전의 결과로는 나쁘지 않았다. 남자 대표팀은 첫 출전에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가져왔다. 중국과의 결승전 당시 결정적인 오심으로 분패했지만, 금메달 이상의 감동을 안겼다. 사실 3x3 남녀 대표팀은 대회에 100%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전력분석은커녕 트레이너조차 없어 감독이 직접 선수들의 피로를 풀어줬고, 냉장고가 없어 아이스박스에 의존할 정도로 최악의 환경이었다. 더 힘든 건 방송 중계가 제대로 편성되지 않으며 사람들의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박수쳐 줄 수 있는 성과를 가져왔다. 비록 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승자였다.



▲ 김용호 기자_굿바이! 에어 카리스마, ‘농구선수’ 김주성과의 이별
2018년은 한국농구의 대들보 중 하나였던 ‘레전드’ 김주성을 떠나보낸 해로 남게 됐다. 김주성의 2018년은 시작이 좋았다. 원주 DB는 지난 시즌 2018년 1월 1일부터 13연승을 질주하며 6년 만의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로 김주성의 16번째 시즌을 장식했다. 프로농구 최초 MVP 트리플크라운을 거머쥐었던 그는 식스맨상으로 마지막 시상식을 마무리, 2017-2018시즌을 ‘편견을 깨뜨린 통쾌한 시즌’이라고 표현했다. 프로농구에서는 최초로 은퇴투어라는 값진 추억을 남긴 김주성. 정규리그 통산 득점 2위, 블록 1위라는 대업적을 남긴 그는 선수로서 팬들과의 ‘진짜 마지막 인사’를 위해 지난 25일 원주종합체육관을 찾았다. 크리스마스에 산타의 선물과도 같았던 김주성의 은퇴식. 그는 결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팬들에게 웃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해 미안했기 때문이라고. 은퇴식 후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김주성은 인터뷰실을 떠나며 “이제 여기 못 들어오는 건가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언제일까. ‘감독’ 김주성이 승장으로서 인터뷰실을 찾는 날. 그 날을 기다려본다. Goodbye, Air Charisma!

# 사진_점프볼 DB(한필상, 이선영, 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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