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사실상 방출된 두 남자의 겨울

김윤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1-02 02: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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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윤호 칼럼니스트] 연말연시가 되었는데도 내 인생이 뭔가 안 풀리는 것 같다면, 그것만큼 우울한 일도 없다. 한참 연휴 분위기를 내면서 행복한 새해를 맞이해야 할 지금도 누군가는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하다. 지금 NBA에서 가장 마음이 쓸쓸할 두 사람을 만나본다.

카멜로 앤써니, 이대로 은퇴?

카멜로 앤써니에게 2018년 12월은 잔인하기만 하다. 이미 11월 중순부터 사실상 방출이나 다름없는 대기 발령 상태에 있다. 이름만 휴스턴 로케츠에 있을 뿐, 그가 더 이상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뛸 일은 없다. 대럴 모리 단장은 앤써니가 아직 휴스턴 선수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저 말뿐인 포장이다. 이미 휴스턴에 그의 자리는 없으며,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앤써니를 원하는 팀이나 그에게 관심 있는 팀이 보이지 않는다. 「뉴욕 타임즈」의 마크 스타인에 의하면 대부분의 NBA 팀들은 앤써니를 위해 자리를 만들어줄 생각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LA 레이커스 프론트는 앤써니와의 계약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다수의 관계자들은 앤써니의 중국 프로농구 진출까지 예측하고 있으니, 이것이 앤써니의 쓸쓸한 현실이다.

한때 그는 르브론 제임스의 대표적인 라이벌로 꼽혔다. 2002-2003시즌에 존재했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덴버 너게츠가 벌인 희대의 탱킹 경쟁은, 순전히 제임스와 앤써니를 겨냥한 자충수였다. 그래서 앤써니를 지명한 팀은 10년간 아무 문제없이 먹고 살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제임스와 앤써니 간의 격차는 상당히 벌어졌다. 당연히 NBA내 위신에서도 도저히 메울 수 없는 차이를 보인다.

이런 와중에도 앤써니 측에서는 평균 25분 이상의 출장시간을 요구하는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앤써니가 휴스턴과 갈라선 이유 중 하나도 출장시간이었다.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그를 오랜 시간 코트 위에서 뛰게 할 수 없었다. 앤써니가 코트에 들어서기만 하면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는 모습이 계속 보인데다가, 본인의 슈팅 찬스 외에는 좀처럼 공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댄토니 감독은 앤써니의 출장 시간을 줄여나갔고, 여기에 반발한 앤써니는 더 이상 휴스턴에서 뛰지 않기로 했다.

사실 앤써니가 선수 생활 말년을 보내기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예전부터 존재했다. 본인 공격 위주의 팀을 구성해야만 능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 득점 외의 기여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 전성기에도 수비 문제가 지적됐다는 점 때문에 전성기에서 내려오면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 본인 득점 외에는 코칭스태프에서 주문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스윙맨에게 매력을 느낄 팀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에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에서도 그 문제가 어느 정도 현실로 나타났다. 나이를 먹어서 몸이 느려졌는데도 이전의 공격 방식을 고수했다. 자신의 일대일 공격, 자신의 슛이 항상 우선이었다. 주변을 살피지 않다 보니 러셀 웨스트브룩, 폴 조지와 같이 뛰면서도 전혀 시너지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앤써니가 프론트코트 수비를 맡으면서 페인트존의 수비만 더 헐거워지고, 결과적으로 스티브 아담스의 수비 부담만 늘어났다. 그리고 그 문제는 올 시즌 휴스턴에서 더 심각해졌다.

앤써니 출전의 비효율성은 기록으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2017-2018시즌 앤써니의 BPM (Box Plus-Minus)는 -3.8이었고 VORP도 -1.1에 그쳤다. 오클라호마 시티에 별 도움이 안됐다는 얘기다. 심지어 올 시즌에는 휴스턴에서 10경기만 뛰고도 BPM -6.1을 기록했다. 이름값이 아니었다면, 앤써니에게 팀에서 중책을 맡기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앤써니가 뛰었을 때의 휴스턴은 첫 6경기 성적이 1승 5패로 처참했지만, 그가 팀을 이탈한 이후에 성적을 끌어올리며 어느 새 서부 컨퍼런스 5위까지 뛰어올랐다.

모든 상황이 앤써니에게 불리하다. 자신이 맞이한 혹독한 겨울에서 앤써니가 돌파구를 찾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스타의 자존심을 내버리고, 스코어러 시절의 찬란함을 뒤로 하고 블루워커 역할을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더 이상 그에게 주전 자리를 내어줄 팀은 없다. 그에게 승부처를 맡길 팀 또한 없다. 그런 팀들의 냉랭한 시선을 바꾸려면 앤써니 본인이 바뀌는 것만이 방법이다. 과거의 셰인 배티에처럼 공격에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감독들의 시선을 끌어낼 수 있다.

과연 카멜로 앤써니가 모든 것을 버리고 와신상담하여 재기할 수 있을까. 아직 그에 대한 얘기는 춥고 싸늘한 얘기밖에 없다.

터널에 들어선 자바리 파커




앤써니만큼이나 혹독한 운명을 맞이한 선수가 또 있다. 바로 시카고 불스의 자바리 파커다. 지난 12월 14일 이후로 파커는 팀의 로테이션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경기 당 30.1분을 뛰며 평균 15.2득점을 올리던 선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데뷔 때부터 문제가 되었던 파커의 수비력이 발목을 잡았다. 그렇잖아도 시카고 불스에는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별로 없다. 그런 와중에 파커의 합류는 팀 수비를 끌어올리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원 소속팀이었던 밀워키가 파커와의 재계약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파커의 취약한 수비 때문이었다. 심지어 파커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후에 오히려 밀워키의 팀 수비가 강해졌다는 게 드러나면서, 그의 가치는 더 떨어졌다.

올해 여름에 시카고가 파커와 계약한 연봉은 무려 2,000만 달러였다. 물론 2년 계약이었고, 다음 시즌에는 팀 옵션이 걸려 있어 시카고 측에서 원하면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파커의 활약상은 2,000만 달러의 연봉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카고의 성적 역시 당초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다.

12월 31일 현재 시카고의 성적은 10승 27패로 동부 컨퍼런스 13위, 전체 순위로는 26위이다. 기존 선수들을 처분하고 전면 개혁에 들어간 애틀랜타보다도 순위가 낮다. 득실 마진은 경기 당 -8.9득점으로 30개 팀 중 29위다. 팀의 주전 빅맨이었던 라우리 마카넨이 부상으로 시즌 초에 결장했다고 하더라도, 현 시점의 성적은 팬들을 납득시킬 수 없다.

이러한 팀의 부진에서 파커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파커의 평균 득점이 15.2득점이긴 하지만 효율과는 거리가 있다. 공격 효율을 나타내는 오펜시브 레이팅이 겨우 94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오펜시브 레이팅의 기준점은 100이고, 올 시즌 NBA 평균 오펜시브 레이팅이 109.8이다. 쉽게 얘기해서 파커의 득점은 보이는 수치에 비해 위력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기록을 더 파고 들면, 파커의 로테이션 제외는 오히려 당연해 보인다. 승리 기여도를 나타내는 윈셰어 (Win share)는 -0.2다. BPM도 -4.0에 그쳤다. 팀에 1승도 기여하지 못했으니, 파커가 경기 당 30분을 뛰는 게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쉽게 얘기해서 파커가 아닌 다른 선수가 벤치에서 나오는 게 더 낫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짐 보일런 감독 입장에서 파커를 배제하는 건 합리적인 선택이다. 비효율적으로 기록한 15득점, 팀 승리와 연결되지 못하는 15득점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나마 앤써니보다 덜 불행한 부분이 있다면, 파커 트레이드에 나서는 팀들이 있다는 점이다. 계약이 길지 않으니까, 파커 기용에 대해 고민하는 팀들이 있다. 그러나 그 팀들도 파커와 오랫동안 동행하기 위해 영입하는 게 아니라, 올 시즌까지만 기용한 뒤에 계약을 해지할 생각으로 트레이드에 참여한다. 어디까지나 올 시즌을 위한 임시방편인 셈이다.

참고로 파커는 모르몬 교 신자이다. 그래서 데뷔 전부터 유타 재즈의 관심을 받았다. 모르몬의 성지가 유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유타 재즈조차도 파커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식었고, 지역 내에서도 파커 영입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고 있다. 여러모로 파커는 최대의 위기를 맞았으며, 지금 어두운 터널 안으로 들어선 상태다.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 얼마 뒤에 NBA 무대를 떠나야 한다.

2014년 드래프트 전체 2순위에 지명된 파커지만, 겨우 23세에 나이에 NBA 경력 단절 위기를 맞았다. 심지어 파커 뒤에 지명된 조엘 엠비드는 NBA를 대표하는 빅맨, 필라델피아의 기둥으로 거듭나고 있다. 실패한 2순위라는 꼬리표가 달리기 직전이다. 춥고 어두운 터널을 하루라도 빨리 빠져나오려면 주변 환경의 극적인 변화, 파커 본인의 놀라운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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