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현승섭 기자] KB스타즈가 강팀에 걸맞지 않는 공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청주 KB스타즈는 지난 2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OK저축은행과의 시즌 4번째 맞대결서 65-62로 승리했다.
그런데 팬들이 승리만큼이나 관심을 가진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최종득점이다. KB스타즈의 저득점 경기가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KB스타즈는 시즌 초반 박지수라는 기둥에 카일라 쏜튼과 염윤아라는 날개를 달아 속공에 이은 화력쇼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막강했던 KB스타즈의 공격이 지금은 온데간데없다. 60점을 넘기는 것이 버거워 보일 정도다. 팬들의 실망감도 한층 커져가고 있다.
공격 부진의 시작은 12월 9일 우리은행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B스타즈는 접전 끝에 우리은행을 60-59로 제압하고 세 차례 맞대결 만에 우리은행전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KB스타즈는 사흘 뒤 69-75로 KEB하나은행에 일격을 당했다. 이후 강아정은 고질적인 왼쪽 발목 관절염으로 총 5경기 동안 결장했다. 강아정 없이 치른 첫 번째 경기인 17일 용인 삼성생명전. KB스타즈는 삼성생명의 스위치 디펜스에 철저히 가로막혔다. 이날 KB스타즈의 3점슛 23개 중 무려 21개나 림을 벗어났다. 게다가 박지수는 2쿼터 중반에 경미한 발목 부상을 입었다. KB스타즈는 2쿼터 득점이 단 4점에 그치는 등 졸전을 펼치며 삼성생명에 48-61로 패배했다. 22일에는 이경은에게 4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얻어맞고 신한은행에 62-63으로 패배했다.
내리 3연패를 당한 KB스타즈에게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꿈은 물거품이 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러나 KB스타즈는 수비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KB스타즈는 12월 27일 인천 신한은행을 단 34점으로 묶으며 50-34로 승리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경기로 한 경기 최소 득점 경신(36점→34점)하며 불명예를 떠안았다. 하지만 KB스타즈도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KB스타즈도 빈공에 허덕이며 단 50점을 득점하는 데 그쳤다. 결국 양 팀 합산 84득점은 WKBL 정규리그 역사상 최저 득점으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KB스타즈의 공격력은 개선되지 않았다. 29일에는 염윤아의 결승 레이업 슛으로 우리은행에 48-46으로 승리했다. 이날 OK저축은행전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65-62로 승리했다. 정규시간에만 무려 21번의 실책을 저지르고도 운이 좋게 승리를 거뒀다. 52-52로 연장전에 돌입했으니, 만약 연장전이 없이 승패가 갈렸다면 KB스타즈의 득점은 또 50점대에 머물렀을 확률이 높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3점슛 부진과 새깅 디펜스의 악순환 고리를 들 수 있다.
○ '2라운드까지 10경기' vs '3라운드부터 8경기' 공격 지표 변화
- 평균 득점 : 72.2점(1위) → 57.6점(6위)
- 3점슛 성공률 : 35.8%(67/187, 1위)→ 21.6%(33/153, 6위)
상대 팀은 철저한 새깅 디펜스로 수비 범위를 좁혀 인사이드에서의 수적 우위를 유지했다. 그렇다면 외곽에 오픈 찬스가 생기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킥 아웃 패스를 받은 외곽슛이 말을 듣지 않았다. 출전시간이 적은 김가은(42.9%), 정미란(37.5%), 김현아(33.3%)의 3점슛 성공률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주전급 선수들의 3점슛 부진이 심각했다. 부상으로 5경기 동안 결장한 강아정은 차치하고, 심성영(13/46, 28.3%), 염윤아(4/15, 26.7%), 김민정(3/22, 13.6%)의 3점슛 성공률이 30%를 밑돌았다. 오픈 3점 찬스도 번번이 놓치기 일쑤였다. 최근 두 경기에서는 염윤아가 새깅 디펜스를 역이용해 3점슛을 넣은 덕분에 KB스타즈가 우리은행과 OK저축은행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3점슛이 들어가지 않다보니 매 경기가 험난했다.
특히 카일라 쏜튼(1/23, 4.4%)의 3점슛이 말을 듣지 않았다. 속공과 페이스업 상황에서 3점슛을 곧잘 던지던 쏜튼의 3점슛이 연거푸 빗나갔다. 결국 3점 슛이 들어가지 않는 쏜튼은 안으로 파고들 수 밖에 없었다. 상대 수비는 KB스타즈의 부진한 외곽슛을 믿고(?) 쏜튼을 수비하기 위해 수비 간격을 좁혔다. 악순환에 빠진 KB스타즈는 좀 더 완벽한 슛 기회를 노리게 되고, 야투 시도는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65.3회→63회). 더불어 속공 기회(7.7회 → 5.9회)와 성공률(67.5%→51.1%)도 감소했다.
속공 기회 감소는 쏜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쏜튼은 속공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다. 반대로 지공에서는 그 위력이 반감된다. 리그 내 외국선수중 유일한 포워드 자원인 쏜튼은 다른 빅맨 외국인 선수에 비해 신장에서 열세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쏜튼이 펼치는 포스트업을 통한 단순하고 간결한 공격은 다른 외국선수에 비해 막기 쉬운 편이다. 이에 따라 1라운드에 26득점에 달했던 쏜튼의 평균 득점은 어느새 20점 밑(19.3득점)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렇다면 실제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과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먼저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최근 수비력은 칭찬하고 있다. 하지만 공격은 좀 더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득점력이 떨어진 첫 번째 원인으로는 실책을 들 수 있다. 센터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친 점도 꼽을 수 있다. 이에 따른 패스나 슛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수비를 성공했음에도 속공으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다. 끝으로 공 없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정리되지 않고 우왕좌왕인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안타깝다. 어쨌든 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리해야 하는 사람이다. 책임을 통감한다.”
염윤아는 수장 안덕수 감독과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봤다.
염윤아는 “수비를 강조하다 보니 저득점이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리그 전체적으로 몸싸움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골밑에서 공격자를 향한 웬만한 몸싸움은 용인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 팀이 요즘 과감한 공격보다는 정확한 공격에 신경을 쓰다 보니 득점이 적어진 것 같다”며 수비 위주 전술과 거친 몸싸움, 소극적인 공격을 저득점 원인으로 언급했다.
박지수도 염윤아의 생각에 동조했다. 박지수는 “(염)윤아 언니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우리도 공격 부진 때문에 고민이 많다. 정확한 공격만을 바라보는데, 상대가 그런 기회를 계속 허용할 리가 없다. 그러다 보니 공격 시에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들끼리 기회가 생기면 그냥 쏘자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고 우리들은 각자의 공격에 욕심을 내야 한다”며 적극적인 공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스포츠 격언 중 ‘공격은 관중을 부르고, 수비는 승리를 부른다’는 말이 있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인기가 많은 진정한 강팀은 공수 양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KB스타즈는 OK저축은행전을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갔다. 전열을 정비하기에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과연 KB스타즈는 공격 부진을 탈피하고 달려 나갈 수 있을까?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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