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스페인리그(Liga ACB)의 강호 레알 마드리드는 2018-2019시즌 들어 유로리그, 스페인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선수기용 방식을 달리해왔다. 유로리그 경기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는 대신, 전력 차이가 나는 팀과의 경기가 많은 스페인 리그에서는 10~20대 선수들에게 출장 기회를 넓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레알 마드리드는 이런 전략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12월 16일(현지 시간) 스페인리그 12라운드에서 당시 리그 최하위 팀(18위)이었던 브레오간에게 충격적인 참패(71-84)를 당한 이후, 우캄 무르시아(13라운드 기준 10위, 5승 8패)와의 경기(80-74 승)부터는 유로리그처럼 팀의 주력들을 집중적으로 돌리고 있다. 이어진 30일 끼롤벳 바스코니아와의 14라운드 경기에서도 레알 마드리드는 주력들을 앞세워 17점차 대승(91-74)을 거두었다. 이 승리로 11승 3패가 된 레알 마드리드는 2위로 올라섰고, 1위 바르셀로나(12승 2패)와의 격차도 좁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레알 마드리드가 ‘유망주 기용 축소’ 추세 속에서도 유일하게 로테이션 선수로 기용 중인 선수가 한 명 있다는 점이다.
바로 1997년생 유망주 산티아고 유스타(201cm, G/F)다. 스페인 출신인 그는 바스코니아 전에서도 주전으로 나와 24분간 15점(3점슛 4개) 6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유스타는 약체가 아닌 리그 상위권을 다투는 바스코니아를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아직 유로리그 경기는 투입되지 않고 있지만, 이 분위기라면 유로리그 로테이션에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스페인 리그에서의 활약상을 좀 더 깊이 살펴보자. 그는 스페인 리그 14경기 중 10경기에 출전해 7.2득점 3.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 출전시간은 18.5분이지만 20분 이상 나온 경기도 6경기나 된다.
원래 유스타는 이제 NBA의 유명인사가 된 댈러스 매버릭스의 루카 돈치치(203cm, G/F)와 함께 2014-2015시즌, 레알 마드리드 주니어(U18) 팀을 대표하던 스타였다.
돈치치, 유스타가 있던 시기에 레알 마드리드 주니어 팀은 스페인 주니어 선수권과 ‘유럽 주니어 팀들의 유로리그’ 아디다스 넥스트 제너레이션 토너먼트 동반 정복에 성공했다.
+돈치치, 유스타 콤비 플레이 하이라이트+
이후 유스타는 돈치치와 다른 길을 갔다. 레알 마드리드에 남아 베테랑들과의 출장 경쟁에서 승리하며 유럽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된 돈치치와는 달리, 유스타는 프로 경력의 시작을 강팀이 아닌 자신의 출장시간을 보장해줄 수 있는 팀으로 가길 원했다.
2015년 7월, 만 18세의 나이로 유스타는 스페인리그 중하위권 팀인 몬버스 오브라도이로와 3년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2018년 3월 31일까지 유스타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며 다시 데려올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다.)
오브라도이로에 머물던 2년(2015-2017)간 유스타는 꽤 괜찮은 ‘프로 입문기’를 보냈다.2015-2016시즌에는 한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만 22세 이하 유망주들에게 수여하는 올-스페인리그 베스트 영 플레이어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비록 철회하긴 했지만 2016년에는 NBA 드래프트에 얼리 엔트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개최 도시 자격으로 나선 스페인 농구의 가장 권위 있는 컵 대회, 2016 코파 델 레이(Copa Del Rey)에서도 유스타는 빛났다. 소속팀 오브라도이로는 비록 1라운드(8강)에서 바스코니아에게 아쉽게 2점(77-79) 석패를 당했으나 유스타는 15분 51초간 코트를 밟으며 10점 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18세 선수치고 코트에서 대단한 존재감을 보였다.
그러나 마드리디스타(madridista, 레알 마드리드의 열광적인 팬을 지칭)였던 유스타는 결국 오브라도이로와의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 대신 2017년 7월, 2년 계약에 동의하며 친정팀 레알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레알 마드리드 복귀 첫해인 2017-2018시즌, 그는 30경기에 나와 13.4분간 4.5점을 올렸고, 2018-2019시즌에는 더 늘어난 출장시간과 더불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유럽 농구 최고들의 무대‘인 유로리그 출전에도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운동능력이 뛰어난 유스타는 공격에서 돌파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과 날카로운 패스, 그리고 볼 핸들러로서 시작하는 2대2가 눈에 들어온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던 3점슛도 현재만 놓고 보면 많이 개선(2017-2018시즌 14/44 31.8%→ 2018-2019시즌 10/26 38.4%,)되었으며 리바운드와 속공 가담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윙스팬(202cm)이 짧다는 점이 아쉽지만, 수비에서도 강점이 분명하다. 자기가 맡아야 할 마크맨을 잘 따라다니고 디나이 수비에도 능하며 노-하우(Know-How)가 쌓였는지 과거보다 상대 스크린을 이겨내는 수비 요령도 많이 늘었다.
그러나 아직 유스타는 갈 길이 멀다.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어설픈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을 종종 연출하며, 수비시 자신보다 신장이 큰 선수와 미스 매치가 되었을 때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유스타는 2019년 NBA 드래프트 자동대상자이기도 하다. 현재 NBA 드래프트에 나서는 유망주치고 많은 나이(만 22세)로 인해 상위 지명은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 유스타의 이름은 드래프트 가장 끝자락인 2라운드 60순위에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 정도로 몇몇 2019년 모의 드래프트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최근 NBA에서는 유럽에서 검증된 기량을 선보인 선수들이 빅맨뿐 아니라 가드, 포워드 포지션에서도 좋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최근 유럽 선수들의 NBA 성공기는 유로리그, 스페인 1부 리그 같은 빅 리거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바르셀로나 2군팀 소속으로 주로 스페인 2부리그(LEB GOLD) 경기에 주로 나섰던 로디온스 쿠룩스(205cm, F)가 NBA 브루클린 네츠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스타를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유스타에게는 ‘돈치치 특수’를 누릴지도 모를 기회도 있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라는 훌륭한 간판 아래 유럽프로농구의 수준 높은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경력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최소한 스페인리그에서라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다면 2019년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중, 후반에서는 유스타의 이름을 찾는 NBA 팀들이 생길 수도 있다.
아울러 2018-2019시즌이 끝나면 NBA 진출이 자유롭다는 점도 NBA 팀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사실 NBA 드래프트에 지명되더라도 바이아웃, 소속팀과의 잔여 계약 문제 등의 이유로 인해 유럽 유망주들의 NBA 입성이 늦어지는 사례가 있다. 그런데 유스타는 2018-2019시즌이 끝나면 레알 마드리드와의 2년 계약이 모두 종료된다. 그래서 자신의 선택에 따라 NBA 진출을 노릴 수도 있다.
#사진=유로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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