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독은 성공할 수 없다? KCC 스테이시 오그먼은 다르다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1-06 0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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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대한민국 3대 스포츠는 야구, 축구, 농구다. 야구와 축구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 재미를 본 경험이 많다. 그러나 농구는 유독 지도자를 선택할 때 보수적인 방향으로만 바라본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성공 사례가 없어서다. 그러나 전주 KCC의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은 한국농구에 뿌리 깊게 박힌 편견을 서서히 깨고 있다.

KCC는 현재 16승 14패로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3위 KT와는 불과 1.5게임차로 상위권 도약도 가능한 상황이다. 오그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KCC는 10승 6패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즌 첫 4연승을 질주하며 ‘슬로우 스타터’의 위엄을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하위권을 맴돌았던 KCC가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오그먼 감독에게 찾을 수 있다.

오그먼 감독은 한국농구에 대해 빠른 적응, 그리고 선수들이 임무 파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매 경기 전마다 상대 선수들의 정보가 담긴 종이를 돌린다. 이전에는 보드판에 적어 놓고, 선수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했지만, 이제는 종이를 직접 나눠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경기 전, 후를 나눠 선수들에게 직접 물어보며 확인 절차도 확실하게 해내고 있다.

물론 다른 팀들도 경기 전 미팅을 통해 역할에 대해 숙지하고 있다. 그러나 KCC, 그리고 오그먼 감독처럼 종이까지 나눠주면서 세세하고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건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그 효과는 선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익숙해지다 보니 본인이 맡은 임무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또 오그먼 감독은 게으르지 않다. 생소한 한국농구를 익히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지휘봉을 잡은 초기, 상대 선수들에 대한 정보 파악이 쉽지 않았지만, 라운드를 거치며 각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다. 공부하는 지도자, 팬들이 바라는 지도자상이 아닌가? 오그먼 감독은 그걸 해내고 있다.

시즌 중반, 갑작스런 사령탑 교체는 팀 전체적으로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것도 KCC는 외국인 감독으로 바뀌면서 혼란은 배가 됐을 터. 그러나 오그먼 감독을 중심으로 KCC 프런트까지 물심양면 도우며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다. 그리고 결과는 성적이 알려주고 있다.



KCC의 상승 가도를 달리게 된 핵심 요인은 바로 브랜든 브라운 길들이기다. LG의 제임스 메이스 등 수많은 팀들이 외국선수 길들이기에 애를 먹고 있다. 그러나 KCC는 단숨에 브라운을 휘어잡았다. 오그먼 감독의 카리스마, 그리고 버논 해밀턴 코치와 마퀴스 티그까지 나서며 팀을 하나로 만들고 있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KCC는 어느새 3위를 위협하고 있다. 매번 우승했던 시즌에 ‘특별한 일’이 존재했던 KCC에 오그먼 감독의 성공은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재정비에 성공한 그들은 3위는 물론 2위, 그리고 1위 현대모비스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오그먼 감독의 성공은 한국농구의 큰 변화를 가져올 핵심 사례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KBL은 물론 한국농구는 외국인 지도자에 대해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제이 험프리스 감독의 실패 이후, 그 누구도 변화를 줄 엄두를 못 냈기 때문. 그러나 새로운 시대의 농구를 접할 수 있다면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오그먼 감독은 자신도 모르게 한국농구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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