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조영두 기자] 2017-2018시즌 10승 44패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부산 KT의 반란이 심상치 않다. 벌써 지난 시즌 승수를 넘어선 15승 10패(12월 24일 기준)로 2위를 달리고 있다. KT의 상승세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김민욱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민욱은 올 시즌 평균 10.2득점 5.0리바운드로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선수 효율성 지수(Player Efficiency Rating, PER) 또한 22.1로 국내선수 중 오세근(KGC인삼공사)에 이어 2위. 데뷔 6년 만에 주전으로 자리 잡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민욱에게 10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 본 인터뷰는 2018년 12월에 진행된 것으로, 2019년 점프볼 1월호에 게재되었던 내용임을 미리 알립니다.
Q. 요즘 KT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본인 활약도 좋은데 비결이 있나요?
지난 시즌과 다르게 승수가 쌓이고, 순위도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선수들이 더 신나서 농구를 하고 있어요. (서동철) 감독님께서 “경기 중 턴오버를 하더라도 얼굴 붉히면서 언성 높이지 말고 수비에서 다음 공격을 노리자”는 식으로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주세요. 또 (김)영환이 형이 중간에서 팀을 잘 이끌어주니까 열심히 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죠. 저 역시 출전 시간이 늘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기록은 출전 시간에 비례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정제나 (김)현민이 형을 대신해 책임감을 가지고 뛸 수 있게 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죠. 감독님께서 제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끔 전술을 짜주시고, 스페이싱 농구를 펼치다보니 저한테 득이 되는 것 같아요.
Q.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은 것 같은데요?
저는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감독님께서는 상대팀에 따라 상황에 맞게 매치업을 다르게 가져가세요. 그런데 현민이 형이 2라운드에 부상을 당하고, 컨디션이 떨어지는 바람에 제가 많이 뛰었죠. 선수는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하는데 마침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다보니 운 좋게 출전 시간이 늘어난 것 같아요.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더 많이 뛸 수 있게 해야죠. 또 감독님이 원하시는 농구에 맞추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합니다.
Q. 센터임에도 정확한 슛이 인상적입니다.
경복고 시절에 슛 연습을 많이 한 게 도움이 된 거 같아요. 당시 동기인 (장)재석(오리온)이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면서 피 튀기게 훈련했거든요. 저는 슛은 후천적인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었거든요.
Q. 마커스 랜드리와의 호흡은 어떤가요?
제 움직임이 (오)세근이 형만큼 리그 정상급은 아니에요. 그래서 랜드리가 자신이 공을 잡았을 때 어떻게 움직이라고 말을 많이 해주죠. 그걸 귀 기울여 듣고, 경기 때 하려고 노력해요. 최근엔 랜드리가 원하는 움직임 경기마다 1~2개는 나오는 것 같아요. 손발을 더 맞추다 보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아요.
Q. 자유계약선수 계약 후 구단 프런트에 화장품 세트 선물을 했다고 하던데 어떤 의미였나요?
농구선수로서 큰 연봉을 안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해드릴 만한 게 뭐가 있을까 해서 화장품 세트를 선물하게 됐어요. 다들 놀라시면서 ‘네가 잘해서 받는 연봉인데 굳이 이런 걸 왜 주냐’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프런트 분들은 팀을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보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Q. 구단에서 지급하는 런닝화를 트레이너 사이즈로 주문해 선물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원래는 헤드 트레이너 (강)민균이 형을 챙겨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형이 막내를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런닝화를 김상호 트레이너 사이즈로 주문했죠. 늘 똑같은 신발만 신고, 좀 낡아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사실 저만 그러는 게 아니에요. 영환이 형이나 다른 선수들도 이런 식으로 많이 챙겨주곤 해요. 그래서 칭찬 받을 일이 아닌데 기사화가 돼서 많이 부끄러워요.
Q. 자차가 없는 걸로 아는데 FA 계약 후 아버지 차를 바꿔드렸다고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개인택시를 하시는데 차를 60만km를 넘게 타셔서 바꿀 때가 됐거든요. KGC인삼공사에 있을 때 우승 보너스로 바꿔드리려고 했는데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FA 계약이 잘 돼서 첫 달 월급으로 바꿔드렸죠. 외박 때 가끔 집에 가면 아버지가 자취방이 있는 수원까지 데려다 주시곤 하신답니다.
Q. 20대의 젊은 나이에 월급이 올라간다면 본인을 위해 투자할 법도 한데요? (질문의 의도와는 다르게 김민욱은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얼마 전에 어머니 집에 있는 세탁기와 전자레인지를 바꿔드렸어요. 전자레인지는 어머니 신혼집에서 살 때부터 쓰던 거고, 세탁기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홈쇼핑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이걸 어머니가 웃으면서 이야기 하시는데 눈물이 날 뻔 했어요. 제 학비내고 뒷바라지 하시느라 돈이 없으시니까 낡아도 계속 쓰셨던 것 같아요. 저는 운동하느라 집에 없다 보니 전혀 몰랐었죠. 어머니 자동차도 굉장히 오래됐어요. 그래서 다음 목표는 어머니 차를 바꿔드리는 거예요.
Q. KT 팬들 사이에서 팬 서비스 잘해주는 선수로 유명합니다.
팬들이 저희 경기 보시면서 스트레스도 푸시고, 희열도 느끼고 하시는데 팬 서비스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추운 날씨에 응원하러 와주시는데 감사하죠. 그래서 사진이나 사인 요청 받으면 웬만하면 다 지나치지 않고, 다 해드리려고 합니다.
Q. 어떤 농구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선수로서 항상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농구를 잘하진 못해도 주변 사람들 잘 챙기면서 코트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던 선수, 인성 하나 만큼은 훌륭했던 선수로 남고 싶어요.
▲ 더 하고 싶었던 이야기
준비했던 모든 질문이 끝난 후 김민욱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고 물었다. 그는 잠시 동안 고민하다 “KT 팬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입을 열었다. “지난 시즌에 본의 아니게 (이)재도(KGC인삼공사)와 트레이드가 되면서 팬들의 좋지 않은 시선이 있었어요. 이런 따가운 눈총이나 시선들이 부담이 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었어요. 이번 시즌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팀이 높은 순위에 있고, 저도 매 경기 소중히 생각하며 뛰고 있으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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