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드래프트] ‘후련 또는 섭섭’ 애제자들 모두 시집 보낸 온양여고 조현정 코치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1-09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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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후련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해요.”

지난 8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2018-2019 WKBL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1순위의 주인공은 박지현(183cm, G)으로 모든 영광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남몰래 옅은 미소를 지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온양여고의 조현정 코치다.

김정은(우리은행)의 프로 진출 이후, 여고부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온양여고는 2018년 부흥기를 맞이했다. 에이스 신이슬(171cm, G)을 중심으로 최지선(177cm, F), 노은서(176cm, F)가 3인방을 구축하며 숭의여고, 인성여고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종별선수권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조현정 코치가 있다.



화려한 시즌을 마친 조현정 코치는 이번 선발회에서 무려 3명의 제자들을 프로 무대로 떠나보냈다. 신이슬은 전체 3순위로 삼성생명, 최지선은 전체 5순위로 신한은행에 지명됐다. 마지막으로 노은서는 2라운드 6순위로 우리은행의 품에 안겼다. 48.1%의 지명률 속에서도 조현정 코치는 모든 제자들을 성공의 길로 떠나보낼 수 있었다. 더불어 김세은(170cm, F)과 김소선(177cm, F), 그리고 전희정(162cm, G) 역시 대학으로 진학하며 3학년 6명 모두 농구선수로서의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조현정 코치는 “3년간 가르치면서 정말 많은 정이 들었다. 사실 (신)이슬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학교 때 농구를 시작한 아이들이다. 특별한 것보다는 기본기를 가르치는 데 힘을 썼고, 이슬이가 중심 역할을 잘해주면서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정말 고생한 아이들인데 전부 좋은 결과가 나오게 돼 행복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온양여고의 농구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기본기 중심의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모두 조현정 코치의 농구 철학과 관련되어 있는 만큼, 철저하게 지켜나간다. 조현정 코치는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제 플레이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 모두 체력과 기본기는 다른 팀 선수들과 비교해봐도 좋은 편이라고 본다. 그만큼 노력을 담아 가르쳤으니까.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인성도 좋다.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춘 아이들이다”라고 자신했다.

애제자들을 모두 시집보낸 조현정 코치는 먼저 신희창 농구부장(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선수들의 노력, 그리고 부모님들의 아낌없는 지원 모두 감사드린다. 그래도 학교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신희창 부장님께서 ‘선수들은 잘 먹고, 잘 입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계신다. 내 코칭 스타일이 워낙 아이들을 힘들게 하다 보니 옆에서 안 쓰러운 마음을 갖고 계시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학교보다 잘 먹고, 잘 입었다(웃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바탕에는 신희창 부장님을 비롯한 학교의 무한 지원이 있었다.” 조현정 코치의 말이다.



프로 선수가 된 온양여고 3인방은 이제 사회로의 첫 발을 디뎠다. 조현정 코치는 “마음 같아선 모두 성공했으면 좋겠다. 이제부터는 본인들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워낙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니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애들이 너무 순진하다는 것이다(웃음).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실력 적인 부분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동료들과 친해지는 부분이 걱정된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잘 해낸다면 다 좋은 선수들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바라봤다.

끝은 또 하나의 시작과 같다. 3학년 선수들을 모두 보낸 조현정 코치는 이제 새로운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는 “정든 아이들을 떠나보내니 시원섭섭하다. 이슬이와 (최)지선이는 순번이 중요했을 뿐, 프로 진출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노)은서의 경우, 청소년대표가 되지 못해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다행히 우리은행에서 잘 봐주셔서 갈 수 있었다. 막말로 지금 코치를 그만둬도 여한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애정을 담았고, 좋은 기억이 많은 아이들이다”라며 “애착이 가는 만큼, 마치 딸을 시집보내는 것처럼 아쉬움도 있다. 그래서인지 현장에 오래 머무르기 힘들었다. 아직 어린 딸들이 나만 보고 있다(웃음). 그들을 잘 키워나가 또 시집을 보내야 한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식이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다. 그래도 잘 이겨낸다면 지금의 언니들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 사진_점프볼 DB(한필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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