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좋은 KGC, 판타지 인삼 군단의 위엄

김종수 / 기사승인 : 2021-11-16 00: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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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안양 KGC는 리그에서 가장 밸런스가 좋은 팀으로 꼽힌다. 특정 포지션에 강점을 가지고있는 상당수 팀과 달리 가드, 포워드, 센터진이 모두 좋다. 공격형, 수비형, 컨트롤 타워까지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의 선수가 활약하고 있으며 백업진도 탄탄한 편이다. 그야말로 조선의 인삼 판타지팀으로 불릴만하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코트를 휘젓고 다니는 변준형(25‧185.3cm)은 괴도 ‘일지매(一枝梅)’를 연상시킨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듀얼가드로 동포지션에서 스피드, 탄력, 운동신경 등이 좋은 편에 속하는지라 내외곽을 오가며 다양한 플레이로 상대팀을 유린한다. 유려한 볼 핸들링을 바탕으로 화려한 플레이나 고난이도 동작도 종종 선보인다.


압박수비로 악명높은 KGC 앞선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답게 스틸에도 능하다. 조금의 틈만 있어도 끊임없는 손질을 통해 매치업 상대를 괴롭힌다.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기복이 있는 편이지만 워낙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는지라 어떻게든 팀에 공헌하는 편이다. 평균 13.92득점, 5.46어시스트, 2.31리바운드, 1.92스틸의 성적이 변준형의 공수밸런스와 다재다능함을 증명해주고 있다.


최고의 수비형 스몰포워드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문성곤(28‧196cm)은 ‘홍길동’으로 불린다. 축지법과 분신술 등을 통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처럼 코트 구석구석을 그야말로 엄청나게 헤집고 다니기 때문이다. 변준형이 왕성한 활동량이라면 문성곤은 그야말로 미친 활동량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공이 있는 곳에 문성곤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치를 가리지 않고 덤벼든다.


문성곤이 무서운 점은 엄청난 체력과 투지다. 앞선에서부터 타이트하게 매치업 상대를 압박하는가 하면 동료가 뚫렸거나 위험하다 싶으면 지체없이 도움 수비를 들어간다. 어디 그뿐인가. 골밑에서의 리바운드 쟁탈전에도 과감하게 뛰어들어 빅맨들과 리바운드 경합까지 서슴치 않는다. ‘문성곤이 왜 거기서 나와?’는 이제 의미 없는 말이 됐다. 올 시즌 들어서는 기량에 더욱 물이 올랐다. 평균 10.38득점, 2.77어시스트, 6.77리바운드, 2.46스틸의 성적은 더 이상 문성곤이 수비 전문 포워드가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간판선수인 오세근(34‧200cm)은 ‘임꺽정’과 비교할만하다. 덩치가 크고 힘이 매우 센 천하장사 스타일로 알려진 그는 특유의 리더십과 카리스마까지 가지고 있어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이 수하로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오세근 역시 힘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한창때는 자신보다 큰 선수들까지 몸싸움과 완력으로 압박했을 정도다.

 


임꺽정이 그렇듯 오세근은 단순히 힘만 센게 아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거기에 걸맞는 테크닉과 노련미까지 갖춰서 다양한 방식으로 팀에 공헌하는 것을 비롯 모범적이고 성실한 태도로 후배들의 존경까지 받고 있다. KGC가 꾸준히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오세근의 존재가 크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평균 15득점, 1.54어시스트, 5.38리바운드로 팀내 포스트 한축을 책임지고 있다.


유독 외국인 선수를 잘 뽑기로 유명한 KGC는 올 시즌에도 오마리 스펠맨(24·203㎝)을 영입해 재미를 보고 있다. 듬직한 체구에 걸맞지 않게 기동성과 슈팅력까지 겸비한 스펠맨은 토탈 패키지 스타일이라는 평가와 걸맞게 조선 시대 소설 속 도사 ‘전우치’를 떠올리게 한다. 다양한 환술과 도술을 통해 가는 곳마다 소동을 일으켰던 경쾌한 성향도 천방지축 느낌의 스펠맨과 닮아있다.


평균 20.67득점, 9.92리바운드, 2.67어시스트, 1스틸, 1.75블록슛의 성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펠맨은 매우 다재다능하다. 두툼한 부적을 들고 다니며 득점이 필요하면 득점 부적, 리바운드가 필요하며 리바운드 부적을 흩뿌리며 우렁찬 도술을 과시하고 수비시에는 블록슛 부적을 날려 매치업 상대의 기를 죽여버린다.


스펠맨은 기량은 빼어나지만 불같은 성격으로 인해 플레이에 기복이 있다. 이런 성향을 코트 안팎에서 컨트롤 해주고 보조해주는 역할은 2옵션 외국인선수 대릴 먼로(35‧196.6cm)가 책임진다. 먼로는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신체적 전성기는 지나가고 있지만 특유의 노련미를 통해 이를 커버하고 있다.


특히 앉아서 세상을 꿰뚫어 봤던 ‘서산대사’가 그랬듯 특유의 시야와 패싱능력으로 KGC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평균 6.5득점, 4.5리바운드, 2.3어시스트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성적일지 모르겠지만 평균 출장시간이 12분 45초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성비 측면에서는 결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차분한 성격과 팀플레이에 능하다는 점만으로도 제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강팀의 마지막 퍼즐 중 하나는 확실한 슈터의 존재다. 안정적으로 외곽슛을 던질 수 있는 전문 슈터가 있으면 상대 수비진을 어렵게 만들어 다른 동료들의 활동반경까지 넓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KGC가 밸런스가 좋은 팀으로 인정받는 배경에는 리그 최고 3점슈터 전성현(30·189㎝)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자국조’는 일본서기에서만 존재가 확인되는 백제의 인물로 관산성 전투 때 신라군에게 포위당한 태자를 활을 쏘아 구해낼 만큼 전설의 명궁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시즌 슈터로서 정점을 찍었던 그는 올 시즌 평균 14.08득점, 1.77어시스트, 2.31리바운드, 1스틸의 성적을 올리며 공수에서 고르게 만족스러운 안정감을 과시 중이다. 축자국조가 그랬듯 전성현 역시 KGC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묵직한 3점슛 한방으로 팀을 구하곤 한다. 여기에 ‘또 다른 일지매’ 박지훈과 ‘원조 홍길동’ 양희종까지 가세할 경우 KGC의 상승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글 / 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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