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득점+어시스트’ 오승인 “새해 소망은 벌크업과 정은 언니 공백 메우기”

현승섭 / 기사승인 : 2021-01-04 00: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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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현승섭 객원기자] 데뷔 후 첫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한 오승인이 체격을 키워 발목 인대 손상으로 시즌아웃이 확정된 김정은의 공백을 메우고 싶다는 새해 소망을 밝혔다.

아산 우리은행은 3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와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92-60으로 승리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14승 5패를 기록, 1위 청주 KB스타즈와의 승차를 반 경기 차로 좁혔다.

우리은행은 1쿼터에만 10득점을 몰아넣은 박혜진의 활약을 등에 업고 24-11로 앞서나갔다. 여기에 성공률이 44.8%에 달한 고감도 3점슛(13/29)으로 BNK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한편, 우리은행 오승인은 이날 경기에서 정규리그 3경기 만에 첫 득점을 신고했다. 오승인은 데뷔전인 신한은행 전(2020.11.25)과 KB스타즈 전(2021.01.01)에 출전했으나 득점을 맛보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인생은 삼세판’이라는 말처럼 오승인은 세 번째 경기에서 드디어 득점에 성공했다.

오승인은 79-42로 우리은행이 크게 앞서고 있던 4쿼터 6분 21초에 김소니아를 대신해 코트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3분 13초가 남은 상황, 오승인은 하이 포스트에서 진안을 앞에 두고 왼쪽 원 드리블 이후 점프슛을 터뜨렸다.

오승인은 첫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경기 종료 1분 42초 전, 박다정의 패스를 받은 오승인은 골밑에 자리를 잡은 박지현에게 이소희의 머리를 넘기는 랍 패스를 뿌렸다. 동갑내기 박지현은 오승인의 패스를 가볍게 레이업으로 연결했다.

오승인은 이날 경기에서 6분 21초 동안 2득점 1어시스트 1블록슛을 기록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범한 반칙 4개는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다음은 경기 종료 후 유선 통화를 통해 이뤄진 오승인과의 인터뷰다.

Q. 첫 득점 축하한다. 당시 상황과 느낌을 듣고 싶다.
원래 작전 타임 때 감독님께서 공격에서 기회가 나면 바로 던지라고 하시고 수비 주문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나도 수비에 치중했다. 그런데 하이 포스트가 비어 있어서 자리를 잡았다. 패스를 받고 슛을 던졌는데, 슛이 들어갔다.

Q. 하이 포스트에서 던지는 슛을 좋아한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 중거리슛을 좋아하는데, 운 좋게 기회가 주어져서 득점할 수 있었다. 솔직히 못 넣을 줄 알았다. 득점 가능성은 슛을 던진 사람이 가장 먼저 느끼기 마련이다. 슛을 던졌을 때 안 들어가겠다고 생각했는데, 들어가서 좀 얼떨떨했다.

Q. 언니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
경기 종료 후 언니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때 언니들이 ‘오~ 승인이’라고 말하면서 나를 칭찬했다.

Q. 누가 가장 크게 축하하던가?
(박)지현이가 가장 크게 축하했다. 혜진 언니는 내게 따로 메시지를 남겼다. 언니들이 내 득점에 기뻐해서 정말 좋았다.

Q. 오늘 박지현의 득점을 도왔다. 그 어시스트도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보통 때라면 정신이 없어서 누구에게 패스를 주었는지 몰랐을 것 같다. 그런데 오늘은 지현이가 딱 눈에 들어왔다. 지현이를 확인해 패스를 줬고, 지현이가 득점했다. 지현이 덕분에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Q. 그렇지만 오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짧은 시간에 반칙 4개를 범했다.
크흑, 이 질문에 꼭 말해야 하는가? (하하, 부끄러우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나도 놀랐던 게, 이 느낌이 아주 익숙했다. 퓨처스리그 때 파울 트러블에 걸린 적이 있었다. 정신을 못 차리고 짧은 시간에 파울을 범했다.

이번에도 똑같이 그랬다. 이건 내가 정신만 차리면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흑, 다시 생각해봐도 부끄럽다. 그래도 경기 중엔 다들 “승인아, 괜찮아. 잘했어”라며 나를 다독였다.

(사실 중계방송에 그 목소리가 다 들렸다.) 정말인가? 어떡해.

Q. 신입선수 선발회 당시,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같이 지내보면서 어떤 걸 배워야 한다고 느꼈는가?
나는 정은 언니에게 정말 많이 배워야 한다. 정은 언니는 안 보이는 곳에서 스크린을 걸고 궂은일을 맡았다. 정은 언니 덕분에 지현이와 (김)소니아 언니의 기록이 좋았다. 팀을 위해서 희생하는 모습이 가장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Q. 롤 모델인 김정은이 다쳤을 때 속상했을 것 같다.
정은 언니가 다쳤을 당시 이번에는 심하게 다쳤다고 느꼈다. 경기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 참긴 했는데, 너무 속상했다. 정은 언니는 평소에도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재활에 정말 힘쓰는 선수다.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은 언니인데 다쳐서 속상했다. 

 

정은 언니는 플레이오프 때 출전하지는 못하더라도 벤치에 합류할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에게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 김정은은 2020년 12월 28일 부천 하나원큐 전 1쿼터 종료 13초 전에 골밑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착지 과정에서 박지현의 발을 밟고는 큰 통증을 호소했다. 김정은은 수 차례 검진 끝에 31일에 발목 인대 수술을 받았다. 재활만 3개월, 복귀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Q. 김정은의 유니폼을 벤치에 두는 건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모두 모였을 때 결정된 일이었는데, 누가 먼저 말을 꺼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정은 언니 유니폼은 내가 챙겼다. 그리고 경기 전에 바로 꺼내 벤치에 뒀다.

Q. 박혜진이 복귀했지만, 김진희가 여전히 출전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자극을 받겠다고 생각한다.
진희 언니는 혜진 언니가 다친 바람에 갑작스럽게 기회를 받았다. 진희 언니는 손발을 잘 맞추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큰 역할을 맡았는데도 잘하고 있다. 진희 언니가 주어진 기회를 잘 잡고 자리를 잡은 것이다.

우리 팀에는 키가 큰 선수가 별로 없어서 오늘처럼 나에게도 기회가 종종 기회가 올 것이다. 진희 언니를 보며 나도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출전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1군 무대에서 세 경기를 소화했다. 퓨처스리그와 무엇이 달랐는가?
정말 다르다. 무엇보다도 긴장감이 정말 다르다. 퓨처스리그 때는 좀 가벼운 마음으로 코트 적응한다는 마음으로 뛰었다. 1군 경기는 아직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서 계속 긴장만 많이 하고 있다.

Q. 무엇을 보완해야 한다고 느꼈는가?
자세를 낮추는 게 아직 잘 안 된다. 감독님, 코치님께서 말씀하시길 “너는 자세만 낮춰도 잘 할 수 있는데, 자세가 높다”라고 하신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훈련 중에도 자세가 높아서 부상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시면 교체하신다.

Q. 자세가 높은 건 부상 여파인가?
부상 여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몸이 낮은 자세를 잘 못 받아준다는 느낌은 있다. 지금은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퓨처스리그 때는 좀 불안했는데, 지금은 마음먹고 정신 차리면 잘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그럼 현재 몸 상태는 좋다는 말인가?
지금은 5, 60% 정도라고 생각한다. 1군 경기를 소화하면서 내가 가야 할 길이 한참 남았다는 것을 느꼈다. 퓨처스리그 때는 내 몸 상태를 너무 후하게 판단했다. 무슨 자신감으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다.

Q. 팀에서 센터 자리를 맡고 있다. 그런데 센터를 맡기에는 좀 말라 보인다. 혹시 ‘벌크업(근육량 증대)’이 필요하다고 느끼는가?
나도 정말 필요하다고 느낀다. 하다못해 ‘살크업’이라도 해야겠다. 살을 많이 찌워야 한다고 주변에서 항상 말한다. 내가 이건 마음먹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최근에 더 많이 깨닫고 있다. ‘살찌우기’가 새해 소망이다.

(음식은 잘 먹는가?) 그렇다. 잘 먹는 편이지만, 내가 더 열심히 먹어야 할 것 같다.

Q. 팀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다른 것보다 리바운드 때문에 내가 출전한다고 생각한다. 공격보다는 궂은일부터 해야 한다.

Q. 수비에 중점을 둔다지만, 공격에서 하고 플레이가 있을 것 같다.
나는 하이로우 게임을 좋아한다. 골밑에서 하이포스트에 있는 선수가 내게 준 패스를 받아서 득점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에는 지현이에게 패스를 줬는데, 다음에는 지현이에게 내가 득점할 기회를 좀 만들어 달라고 말해야겠다, 후후. 그리고 컷인 플레이도 성공하고 싶다.

나중에는 3점슛도 넣고 싶다. 3점슛을 몇 번 던졌는데 다 놓쳤다. 많이 연습해야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는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던지라고 하신다.

Q. 끝으로 새해 소망이 있다면?
출전 기회를 조금씩 받고 있다. 결국 ‘벌크업’과 연관된 바람인데, 몸을 잘 갖추고 힘을 길러서 정은 언니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메우고 싶다.

 



김정은은 발목 인대 수술로 이번 시즌을 접을 수밖에 없다. 대체 불가 선수가 이탈한 상황, 오승인도 김정은이 지고 있던 짐을 조금이나마 나눠 갖게 됐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오승인을 5~10분 정도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오승인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우리은행은 휴식기를 거쳐 14일에 신한은행을 만난다.

#사진=WKBL 제공

점프볼 / 현승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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