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있기에 리그가 존재한다’ 팬 서비스에 2시간을 쓴 이정현

고양/정다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8 10: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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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정다윤 기자] 팬이 있기에 리그가 존재한다.

팬이 없는 리그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관중석의 숨결이 빠진 코트는 생각보다 빠르게 식는다. 공은 튀겠지만, 그 소리는 허공에 머문다. 그래서 위 문장은 선언이 아니라 전제다.

고양 소노 아레나의 셔터는 늘 늦게 접힌다. 늘 경기가 끝나고, 코트 한켠에 테이블이 놓이고 줄이 만들어진다. 누군가를 보기 위해 선 줄이다. 이정현의 이름이 그 이유다. 고양을 찾을 때마다, 승패와 관계없이 반복되는 장면이다. 흔히가 아니라 매 경기다.

몇몇 소노 관계자들마저 그의 팬 서비스를 돕는다. 달콤한 칼퇴가 떠오를 법한 순간이지만,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팬을 위한 배려로 남는다. 

▲경기 후 열린 팬 미팅(?)

이정현은 “도핑 검사를 받거나 행사가 있어 체육관을 쓰지 못하는 상황 말고는 대부분 진행한다. 원래 밖에서 진행을 했는데, 거의 한 2시간이 걸린다(웃음). 날씨도 추운데 팬들이 계속 밖에서 기다리시지 않나. 팬들한테 더 잘하자는 의미로, 구단에서 신경을 써주셨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게 가장 좋다. 밖에서 팬 서비스를 하면 정신이 아예 없을 정도다. 약간 줄도 혼잡스러웠다. 그러나 이렇게 진행하면서 질서도 유지되고, 대화나 인사를 더 잘할 수 있다. 구단에서 배려해 준 덕분이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종료 후에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대기열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정현은 이제 KBL을 대표하는 인기 선수다.

그의 이름값을 설명하는 가장 직관적인 것은 바로 올스타게임 득표수다. 이정현은 매년 올스타게임 팬 투표에서 상위권을 지켜왔다. 지난 시즌 팬 투표 2위(73,752표), 이번 시즌 역시 같은 순위(61,104표)에 이름을 올렸다.

“너무 좋고 감사하다. 지난 시즌에도 팬 투표에서는 2등을 했지만, 부상으로 올스타게임에 못 나갔다. 이번에는 부상 없이, 그리고 올스타게임이 끝난 뒤에도 남은 시즌들 잘해서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1위의 이름은 연세대 후배 유기상이다. 이번 시즌 두 선수의 표 경쟁은 끝까지 같은 궤도를 돌던 두 별이 마지막 순간에야 미세하게 갈렸다. 유기상이 앞선 표 차이는 612표였다.

“(유)기상이 인기가 너무 좋다(웃음). LG 팬들이 얼마나 농구를 사랑하는지, 기상이를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그에 못지않게 나를 사랑해 주고, 소노를 사랑해 주는 팬들이 뽑아주셨기 때문에 2등이라는 값진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인기 비결을 묻자 대답은 이정현다웠다(?). “잘 모르겠는데… 그냥 열심히 해서 그런 것 같다(웃음).”

그의 팬 서비스는 경기 종료 후에만 머물지 않는다. 웜업 과정에서도 장면은 이어졌다. 소노의 한 어린이 팬이 장내 아나운서와의 인터뷰에서 “이정현의 사인을 받고 싶다”고 말하자, 관중석으로 발걸음을 옮긴 장면도 포착됐다.

이어 지난 27일, 이정현은 2라운드 MVP를 기념해 음료와 빵 300개를 준비해 팬들에게 나눴다. 평일인 오는 29일에도 음료 200잔을 건넬 예정이다.

 

▲이정현이 준비한 커피차
#사진_문복주, 정다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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