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경력자 늘고 있는 KBL 외국선수, 무색해진 역대 최고 평가

민준구 / 기사승인 : 2020-12-23 02: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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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이제 3라운드 중반에 이르렀다. 역대급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각 구단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외국선수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첫 타자는 KT였다. 무릎 부상을 당한 존 이그부누를 대신해 바레인 리그를 평정한 브랜든 브라운을 불러들였다. 올 시즌 들어 첫 외국선수 교체이자 첫 경력자 대체이기도 하다.

이후 클리프 알렉산더, 케네디 믹스에 이어 2019-2020시즌 KGC인삼공사에서 뛰었던 크리스 맥컬러까지 돌아오게 됐다. 대체 외국선수 4명 중 절반인 2명이 경력자다.

경력자들의 복귀 러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현재 테리코 화이트, 버논 맥클린이 시설격리 중이다. 이번 주 내에 그들을 선택한 팀들이 밝혀질 예정이다. 이들까지 합세하게 된다면 대체 외국선수 6명 중 무려 4명이 경력자인 셈이다.

KBL은 2018-2019시즌부터 외국선수 제도를 기존 트라이아웃에서 자유계약으로 바꿨다. 그러나 신장 제한이 있었던 2018-2019시즌을 논외로 두면 진정한 의미의 자유계약은 2019-2020시즌부터였다.

2020-2021시즌을 앞둔 상황에선 외국선수 계약과 관련된 모든 이슈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리그 사정이 좋지 않은 틈을 타 빅 네임들의 아시아 리그 진출이 빈번해졌다. KBL도 관심의 중심에 있었고 끝내 다수의 NBA 및 유럽 리그 출신 외국선수들과 계약할 수 있었다.

역대 최고라는 평가도 받았다. KBL 출범 이래 외국선수 수준이 가장 높았던 시기로 꼽히는 건 2006-2007시즌이다. 피트 마이클, 故크리스 윌리엄스, 올루미데 오예데지, 네이트 존슨, 루 로, 찰스 민렌드, 단테 존스, 주니어 버로, 필립 리치, 애런 맥기 등이 코트를 뜨겁게 달궜던 때였다. 2020-2021시즌은 이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있을 정도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외국선수 교체라는 거센 풍파를 피해가기는 어려웠다. 화려한 커리어에 비해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떨어졌다. 타일러 데이비스, 아이제아 힉스, 숀 롱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신의 영역을 만들지 못한 모습이다. 이름값에 맞게 제 기량을 보여준 선수는 다섯 손가락도 다 접을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이 연출된 가장 큰 문제는 스카우팅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KBL 10개 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로 나가지 못했다. 외국선수를 선택하는 과정은 과거에 비해 단순해졌다. 경기 영상을 통한 분석, 그리고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외 에이전트와의 대화로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

실제로 얼 클락 대신 맥컬러를 선택한 김승기 감독은 “맥컬러를 대체 선수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필리핀에서 직접 살펴봤던 기억, 그리고 지난 시즌 우리와 함께하면서 느낀 가능성 때문이다. 직접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감독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정 선수를 스카우팅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과 영상을 통해서만 보는 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체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구단의 입장에선 또 한 번의 모험이 너무 힘든 상황이다. 결국 몇몇 구단들은 이미 KBL을 경험한 외국선수들과 다시 손을 맞잡으며 모험보단 안정을 선택했다. 클리프 알렉산더를 영입한 KT, 얀테 메이튼과 계약한 DB 역시 제임스 메이스, 머피 할로웨이, 디온테 버튼 등 경력자를 먼저 살펴봤을 정도였다.

역대 최고 수준의 외국선수들이란 평가는 이미 무너졌다. 이제는 이번 시즌 처음 KBL에 발을 디딘 외국선수들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 됐다. 그들은 과연 마지막까지 생존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경력자의 합류 소식을 듣게 될까. 벌써 시즌의 절반이 훌쩍 지나려 하고 있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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