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BNK는 지난 3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60-92로 대패했다. 이번 시즌 최다 점수차 패배다.
BNK는 지난 10월 30일, 우리은행을 71-70으로 꺾은 이후 브레이크 기간을 보냈다. 3승 3패, 5할 승률은 준수한 성적이었다. 특히 KB스타즈, 우리은행이라는 거물을 차례로 무너뜨린 건 꽤 희망적인 일이었다.
브레이크 기간이 독이 된 것일까. 3승 3패라는 성적은 어느새 3승 12패로 바뀌어 있었다. 치욕의 9연패. 1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특유의 활동량을 자랑하며 상대를 위협하는 팀이었지만 브레이크 이후에는 그저 상대의 입장에선 1승이 당연한 팀으로 변모했다.
하나원큐와의 크리스마스 매치에서 간신히 승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그저 하루의 기쁨이었을 뿐이었다. 이후 3경기에서 모두 가비지 게임 수모를 겪었고 다시 3연패 늪에 빠졌다.
선수들의 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구슬과 진안은 국가대표에도 이름을 올릴 정도로 현재와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주전 포인트가드 안혜지의 몸값은 3억원이다. 100% 공감하기는 힘들지만 패스 능력만큼은 WKBL 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이소희, 김진영, 노현지, 김시온 등 어느 팀을 가더라도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수준급 선수들 역시 존재한다. 카드는 많다. 다만 그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쉽다.
좋은 카드를 가지고도 이 정도의 성적이 나온다는 건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는 유영주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부분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외국선수가 없는 이번 시즌은 지도자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했다. 외국선수라는 변수 없이 국내선수들로만 승부를 해야 하는 만큼 보다 디테일한 전술,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하위권에 있는 팀들은 지도자 역량에 대한 의심의 눈을 피할 수 없다. 이 부분은 BNK는 물론 하나원큐도 마찬가지다.
또 BNK는 리더가 없는 팀이다. 베테랑이 없어 승부처 상황 때마다 매번 위태롭다. 유영주 감독 역시 “젊은 선수들을 끌어줄 수 있는 베테랑이 없다는 것에 미안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노현지와 구슬이 중심을 잡아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들 역시 홀로 서서 동료들을 이끄는 능력은 떨어져 보인다. 지금까지 보인 모습만 보면 말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매번 패하다 보니 패배 의식이 겉부터 드러난다는 점이다. BNK는 1쿼터부터 3쿼터까지 매순간 궁지에 몰리다 이미 승부가 결정된 4쿼터에 추격하며 경기를 마무리한다. 역전패도 종종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밝은 모습을 보이기가 힘들다.
그 누구도 승리하기 위한 눈빛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 역시 중요할 때는 소극적이다가 이미 의미가 없어졌을 때 힘을 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이미 승부가 결정된 가비지 타임에 자신의 기록을 올린다고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전혀 의미 없는 스탯이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시즌 중반을 갓 넘은 상태이지만 승패 비율 자체가 절망적이다. 패배하면서 배우는 것보다 승리하면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건 진리다. 패배하면서 얻게 되는 건 많지 않다. BNK에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동안 승리보다 패배에 더 익숙했다. 그들이 패배로부터 배울 수 있는 건 이제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많은 연봉을 받고 뛰는 프로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바라보는 팬들도 있다. 어쩌면 반전의 계기를 찾을지도 모른다. 특단의 조치를 스스로 찾게 된다면 다시 일어설 기회는 있다. 너무 늦기 전에 말이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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