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타일러 데이비스, 그들이 최고의 조합인 이유는 바로 존중과 신뢰

민준구 / 기사승인 : 2021-01-11 09: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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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군산/민준구 기자] 최고의 선수들이 서로에게 신뢰가 쌓이자 누구도 막을 자가 없었다.

전주 KCC는 지난 10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84-83으로 역전승했다.

매 순간 팽팽했던 경기의 마지막은 타일러 데이비스가 장식했다. 경기 종료 0.6초 전, 3차례의 공격 리바운드 끝에 팁인 득점을 성공시키며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실 마지막 순간, 전창진 감독은 데이비스가 아닌 라건아를 활용하는 전술을 선택했다. 그러나 작전타임이 끝나갈 무렵, 데이비스의 이름을 불렀고 높이의 우위를 이용한 공격으로 순간 전환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적중했다.

자존심 강한 라건아에게는 충분히 아쉬울 수도 있었던 상황. 심지어 전자랜드 전에서 데이비스의 부진 공백을 채운 것 역시 라건아였기에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배제는 심리적인 타격으로 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데이비스의 팁인 득점이 성공하자 라건아는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승리에 대한 가식적인 제스처가 아닌 진심으로 데이비스, 그리고 팀의 승리에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시즌 개막 전까지 라건아와 데이비스의 조합은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다. 오랜 시간 KBL의 왕으로 군림한 라건아였으나 데이비스의 기량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메인 옵션으로 활용될 것이란 평가도 있었다.

2015-2016시즌부터 평균 3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보장받았던 라건아. 그는 스스로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한 만큼 출전시간 보장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비스와의 출전시간 분배 문제는 이슈였다. 불협화음이 생길 경우 라건아를 대체하기 힘든 KCC이기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라건아와 데이비스는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 또 신뢰하고 있다. 메인 옵션이란 욕심을 떨쳐내고 팀의 승리를 위한 선택에 진심으로 따르고 있다.

KCC 관계자는 “서로 출전시간을 더 많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의 기량이 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라)건아나 타일러(데이비스) 모두 존중과 신뢰가 쌓여있다. 특히 데이비스는 무릎이 조금이라도 괜찮지 않을 때 곧바로 (전창진)감독님 또는 벤치에 이야기해준다. 실제로 건아가 부상으로 빠진 시즌 초반에는 무리하기도 했다. 건아가 돌아왔을 때도 자신의 출전시간 보장을 주장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자 건아도 빠르게 제 컨디션을 찾을 수 있었다.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보다는 서로를 위한, 또 팀을 위한 선택을 해주는 만큼 고마울 따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KCC의 외국선수 출전시간은 상당히 이상적이다. 데이비스의 컨디션이 좋았던 시기, 그리고 현재 라건아의 경기력이 올라온 시기 모두 큰 폭의 변동은 없다. 다만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20분을 조금 더 넘게 뛸 뿐이다. KCC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라건아와 데이비스는 상대 메인 외국선수들과의 경쟁이 가능하다.

다만 지금처럼 좋은 상황이 오래가야만 KCC도 오랜만에 정상 도전의 꿈을 꿀 수 있다. 전창진 감독은 “만약 우리에게 고비가 온다면 외국선수들의 감정적인 부분, 그리고 체력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 될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라건아와 데이비스의 조합은 외국선수 2인 보유 1인 출전제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과연 두 선수의 조화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긍정적이다.

# 사진_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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