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풀(Beautiful)" 사천 챌린저는 FIBA를 비롯해 대한민국농구협회, 사천시농구협회 등 3개 단체가 합심해 유치한 대회다. 특히 대한민국농구협회가 유치한 첫 번째 3x3 국제대회였던 만큼 대한민국농구협회 구성원들은 대회 2달 전부터 챌린저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불철주야로 동분서주했다. 이번 사천 챌린저를 준비한 대한민국농구협회와 사천시농구협회는 제대로 된 경기장을 세팅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았다. 사천 챌린저 장소로 낙점된 삼천포공원(사천바다케이블카)은 사천시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였다, 대한민국농구협회와 사천시농구협회는 삼천포대교와 바다를 끼고 있는 이 장소에 역대급 규모의 3x3 코트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양측 협회 관계자들이 모두 나서 설치한 경기장은 조금씩 형태를 갖춰 나갔고, 처음에는 관심이 없던 사천시민들도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며 '여긴 뭐하는 곳이지'하며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결과 3년 전, 인제·제주 3x3 챌린저 때와는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역대급 풍광을 자랑하는 3x3 경기장이 만들어졌다. 삼천포공원을 배경으로 탁 트인 바다와 어우러진 사천 챌린저 경기장을 보고있자면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뭉클함을 느끼게 했다.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진행될 사천 챌린저의 풍광은 누가 봐도 멋지고 기분 좋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그동안 국내에선 볼 수 없는 역대급 규모의 사천 챌린저 경기장은 장관을 이뤘고, 사천시를 찾은 선수들 역시 감탄을 자아냈다.


0승 6패. 5팀 전원 탈락. 사천 챌린저에 출전한 한국 팀들이 받아들인 결과다. 이번 사천 챌린저에는 한국에선 총 5팀이 참가했다. 코리아리그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인천(민성주, 장동영, 김정년, 최우연)과 서울(한재규, 안정환, 한준혁, 이강호)이 메인 드로우에 진출해 있는 가운데 예산(방성윤, 박석환, 안정훈, 유경식)과 사천(김준성, 송창무, 이상길, 김남건), 대전(이동윤, 김민우, 윤성수, 박두영)이 퀄리파잉 드로우 B조에 한 조로 편성돼 1위 자리를 두고 열띤 승부를 펼쳤다. 해외 참가팀들 중에서는 어느 하나 쉬운 상대가 없었기에 고전이 예상됐지만, 그래도 메인드로우에 진출해 있는 인천과 서울은 김정년, 한준혁 등 한국 3x3에선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하고 간판이라고 내세울 만한 선수들로 구성됐기에 8강 진출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한국 3x3는 세계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느꼈다. 김정년, 장동영 등 3x3 국가대표 출신들이 포진된 인천은 메인 드로우 B조에서 세계 최강 리만(세르비아)와 일본의 강호 우츠노미야를 만나 내리 패했다. 2경기 모두 '무기력한' 경기력 속 완패를 당했기에 더욱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애초 리만이 아닌 일본의 우츠노미야를 목표로 했던 인천이었다. 그러나 우츠노미야를 상대로도 인천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쌍포 역할을 기대했던 김정년과 장동영이 동반 부진했고, 201cm의 최장신 센터 민성주도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1승 상대로 여겼던 우츠노미야에 12-21로 크게 패한 인천은 1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한준혁, 이강호가 속한 서울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울은 메인드로우 C조에서 1승을 목표로 나선 가운데 첫 경기 라트비아 최강 리가에게 15-22로 패한 데 이어 그나마 해볼만한 상대로 여겼던 폴란드의 바르샤바를 상대로도 고전 끝에 12-22의 패배를 당했다. 한준혁의 화려한 개인기와 이강호의 2점슛을 앞세워 중반까지 대등하게 맞섰지만 승부처에서 실력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한국 3x3가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였다. 지난 3년 간 월드투어는커녕 이보다 한 단계 레벨이 낮은 챌린저마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사이 일본이나 몽골은 이제 한국이 쳐다보기도 힘든 위치로 올라서 있었다. 이렇게 목표로 했던 1승을 얻지 못한 한국 팀들은 전원 탈락으로 모처럼 국내에서 열린 3x3 국제대회에서 남의 집 잔치 구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

FIBA 관계자들과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 물음을 던져봤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3x3를 잘하고, 국제 경쟁력을 키워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이번 대회 감독관으로 한국을 찾은 에딘 카프기치는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 팀들의 경우, 아직까지 해외에서 열리는 챌린저 경험이 많지가 않다. 실력 향상을 바란다면 경험만큼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한국 팀들도 해외 챌린저에도 꾸준히 참가해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사실 그러기 위해서는 협회, 팀 차원에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방법을 제시했다.
일본 3x3 국가대표 출신의 야수오 이지마(우츠노미야)도 "우리도 처음 3x3에 도전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3x3는 5대5 농구와 달리 랭킹 포인트 시스템제가 도입되고 있지 않나. 랭킹 포인트가 월드투어 등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우리는 이 랭킹 포인트제에 큰 매력을 느끼며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챌린저를 비롯한 국제대회에 꾸준히 참가했다. 그러다가 좋은 스폰서를 만나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고,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됐다. 팀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은 물론 3x3만을 연습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도 갖춰져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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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성장기를 거쳐 일본을 대표하는 3x3 강호로 거듭난 '우츠노미야' |
한국 팀의 전원 탈락을 그 누구보다 안타깝게 지켜본 3x3 남자 국가대표팀 강양현 감독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강양현 감독은 "우선 한국 팀들이 1승을 하지 못해 아쉽고 마음이 아팠다. 다른 팀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몸 상태, 에너지레벨, 경기 운영 방식 등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 또 한 가지 느낀 게 있다. 바로 '컨셉'이다. 세르비아와 같은 강팀들을 상대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갖고있는 팀 컬러와 컨셉을 확실히 보여줬어야 했다. 또, 상대 팀 선수들의 피지컬, 선수 구성에 따라 컨셉을 정확하게 가져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즉, 준비성에 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해외 팀들과 맞서 이기는 농구를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많이 연습해서 우리 만의 색깔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한국 팀들의 전원 탈락이라는 참혹한 결과와 별개로 세계 최정상 3x3 팀들의 실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 웁(세르비아), 리만(세르비아), 리가(라트비아), 비엔나(오스트리아) 등 세계적인 강호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큰 이변없이 4팀 모두 4강에 합류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진검승부가 펼쳐진 4강전에선 리가와 비엔나가 2장의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이 두 팀은 오는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FIBA 3x3 리야드 월드투어 출전 티켓을 확보했다. 우승의 영광은 라트비아의 리가에게로 돌아갔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로 구성된 리가는 세계랭킹 3위의 강호 중 강호다. 웁(세르비아), 리만(세르비아)와 더불어 세계 3x3의 3대장으로 불리며 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리가는 4강전에서 리만을 상대로 패배 문턱에서 ‘타짜’ 미에지스의 위닝 2점슛에 힘입어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올 시즌 월드투어, 유럽컵 등 굵직굵직한 3x3 대회에서 꾸준히 8강 이상의 성적을 냈던 리가는 희한하게 챌린저와는 인연이 없었다. 거의 매주 해외를 돌며 챌린저에 출전했지만 2위 입상이 챌린저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사천에서 이러한 질긴 악연(?)을 마침내 끊어냈다. 4강전에서 역대급 명승부가 펼쳐진 탓일까. 결승전은 다소 싱겁게 승부가 전개됐다. 초반 분위기의 몫은 비엔나였다. 한 템포 빠른 공격으로 4강에서 혈전을 치르느라 체력이 떨어진 리가를 공략했다. 하지만 오히려 뒤지고 있을 때,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리가는 중반 이후부터 몸이 풀린 듯 본격적으로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생일을 맞이한 에드가 크루민스의 2점슛이 소나기 터지듯 터진 가운데 라스마니스의 지원사격을 보태 단숨에 8-6으로 추격에 성공했다. 리가는 그 흐름을 계속 이어가 아예 경기를 뒤집었다.
이에 반해 비엔나는 경기가 중반으로 넘어가며 실책에 흔들렸다. 연거푸 2점포를 내주며 좀처럼 추격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관중석 양쪽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응원에 힘을 얻은 리가는 경기 후반 미에지스와 라스마니스가 멋진 덩크슛을 합작하며 우승에 다가섰다. 마음이 급해진 비엔나가 마지막 추격을 노려봤지만 경기 후반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한 리가였고, '타짜' 미에지스가 종료 19.2초 전 우승을 확정짓는 스텝백 2점포를 터트리며 올 시즌 첫 챌린저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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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 챌린저 MVP 리가의 노리스 미에지스 |
미에지스는 "전날보다 경기력이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분 좋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4강 전 위닝샷 상황에 대해 묻자 "4점을 뒤지고 있었는데 우리는 이런 경기를 수없이 많이 경험해봤기 때문에 지고 있다고 해서 위축되지 않았다. 평소처럼 자신감이 있었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덕분에 위닝샷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리가는 불확실성의 승부를 즐기는 역전의 명수다. 단적인 예로, 지난 10월 초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FIBA 3x3 월드투어 세부 마스터스」 결승전에서도 벨기에의 앤트워프를 상대로 5점 뒤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으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이 대회 MVP에 선정된 미에지스는 종료 1분 15초 전부터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릴 때까지 무려 7점을 몰아치는 타짜 기질을 발휘했다. 이번 사천 챌린저 준결승, 결승전 역시 모두 역전승이었다.
이에 대해 미에지스는 "오히려 지고 있을 때가 마음 편하다. 이런 상황이 이제는 익숙하다"고 여유있게 말했다. 타짜 기질이 다분한 그에게 '라트비아 폭격기'라는 별칭을 지어주자 "과찬이다(웃음). 감사하다"라며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미에지스는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 국제대회가 열릴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간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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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감독 장항준(좌)과 배우 안재홍(우) |
역대급 스케일로 치러진 이번 사천 챌린저에는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과 반가운 얼굴들도 만날 수 있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3x3 농구 홍보대사인 장항준 감독은 영화 <리바운드> 개봉을 앞두고 있고, 이 영화의 주연인 안재홍 배우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리바운드는> 지난 2012년 5명의 선수로 부산중앙고를 협회장기 결승으로 이끌었던 강양현 현 3x3 국가대표 감독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스토리로 안재홍은 <리바운드서> 코치 강양현으로 분한다.
안재홍은 "리바운드를 통해 작품 홍보를 하면서 농구와 연을 맺었다. 미약하겠지만, 나라는 사람을 통해서 3x3 농구가 좀 더 알려졌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대회장을 찾게 됐다"라며 국제대회가 열리고 있는 사천을 방문한 계기를 들려줬다. 스포츠 영화를 좋아하고, 실제로도 농구하는 걸 즐긴다는 그는 "3x3 경기는 영상을 통해서 자주 봤지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사실, 이런 무대일 줄은 몰랐다. 너무 멋있고, 바다가 보이는 멋진 풍광을 바탕으로 젊고 역동적인 스포츠를 한다는 게 매력적인 것 같다. 또, 대회가 열리는 사천은 공항도 있어서 접근성도 높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협회 3x3 농구 홍보대사로서 평소 3x3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빠짐 없이 경기를 챙겨보는 등 한국 3x3의 무한한 발전을 위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장항준 감독도 "3x3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실제 농구에서도 3대3 농구를 더 많이 하지 않나. 우리가 5대5에선 아직 미국과 같은 강팀들을 이길 수 없을지 모르지만 3x3는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국내에서 국제 대회가 앞으로 많이 열리고 선수들의 기량이 조금만 향상된다면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 3x3의 발전을 위해 무한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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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식 사천시장 |
박동식 사천시장은 "이색적이고 경쾌한 음악과 함께 빠른 템포의 박진감 넘치는 3x3 농구 경기를 시민과 함께 직접 관람함으로써 스포츠의 신선한 매력과 농구도시로써의 자부심을 드높였다고 생각한다. 주로 실내에서만 관람하던 농구 경기를 사천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그리고 삼천포대교의 야경을 즐기며 야외에서 함께 볼 수 있었던 것은 또 다른 매력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천 FIBA 3x3 챌린저 2022 국제행사를 사천시에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에 대하여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농구도시로써 사천시의 명성이 빛날 수 있도록 시민과 관계자께서 힘써 주시길 당부드리고 싶고, 스포츠가 관광산업 등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수 있는 스포츠산업으로 성장해주길 희망한다"고 바랐다.

우승_리가(라트비아)
준우승_비엔나(오스트리아)
3위_리만(세르비아)
4위_웁(세르비아)
5위_바르샤바(폴란드)
6위_산사르(몽골)
7위_우츠노미야(일본)
8위_도쿄(일본)
9위_브뤼셀(벨기에)
10위_예산(한국)
11위_서울(한국)
12위_인천(한국)
13위_카이로(이집트)
14위_대전(한국)
15위_사천(한국)
16위_아말란(몽골)
#사진_한필상,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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