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도쿄] 완벽하지 않았던 ‘드림팀’ 미국, 뻔하지 않았던 금메달 도전기

민준구 / 기사승인 : 2021-08-07 15: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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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드림팀’ 미국은 결코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장했다.

미국은 7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농구 프랑스와의 결승 경기에서 87-82로 승리하며 올림픽 4연패를 달성했다.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휘청거렸던 그들은 팀 던컨, 앨런 아이버슨, 스테판 마버리가 이루지 못한 4회 연속 금메달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NBA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출전하기 시작한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미국은 ‘드림팀’이라 불렸다. NBA를 빛낸 매직 존슨, 래리 버드, 마이클 조던, 찰스 바클리, 패트릭 유잉, 데이비드 로빈슨, 샤킬 오닐 등 이름을 나열하지 않은 것이 미안할 정도로 대단한 선수들이 올림픽을 지배했다. 그들에게 붙은 수식어 ‘드림팀’은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다. 얼마나 대단하냐면 경기 중 선수들이 사인을 요청할 정도였다.

금메달을 획득하기는 했지만 과거와는 달리 불안했던 2000 시드니올림픽, 불안감이 현실로 이어진 2004 아테네올림픽은 그리 높게 평가받지 못하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시작된 또 다른 ‘드림팀’은 2016 리우올림픽까지 대회 3연패를 완성했다.

그러나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부터 미국은 크게 흔들렸다. 과거를 잊은듯한 모습으로 슈퍼스타들이 대거 불참하며 ‘드림팀’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러울 정도의 전력을 내세웠다.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66연승을 마감한 미국은 결국 8강에서 프랑스에 무너졌으며 순위결정전에선 세르비아에 패배, 7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도쿄올림픽에서도 미국은 최정예 전력을 내세우지 못했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제임스 하든, 앤서니 데이비스, 카와이 레너드, 폴 조지 등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았다. 케빈 듀란트, 데미언 릴라드, 데빈 부커 등이 새로 합류했지만 ‘드림팀’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불길한 예감은 평가전에서부터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에 패한 미국은 호주와의 리턴 매치에서도 승리를 내주며 2연패를 기록했다. ‘드림팀’ 결성 후 단기간에 가장 많은 패배를 당한 것. 아르헨티나, 스페인을 꺾으며 체면을 살렸지만 불안한 출발임은 확실했다.

NBA 파이널을 마치고 돌아온 즈루 할러데이, 크리스 미들턴, 그리고 부커가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겼지만 조별 리그까지만 하더라도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릴라드와 테이텀의 부진까지 겹친 미국은 프랑스와의 첫 경기에서 패하며 2004년 이후 무려 17년 만에 올림픽 패배를 경험했다. 체코와 이란을 잡으며 탑 시드를 확보했지만 경기력이 향상되지 않은 그들에게 큰 의미가 없는 승리였다.

스페인과의 8강부터 미국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공격에선 듀란트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았지만 뱀 아데바요와 할러데이, 그리고 릴라드까지 적극 수비에 가세하며 과거 미국의 경기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사실 미국은 화려한 공격에 가려졌을 뿐 수비로 금메달을 계속 확보해왔던 팀이었다. 강한 압박 수비에 이은 트랜지션 게임으로 순식간에 경기를 끝내왔던 그들만의 팀 컬러를 스페인 전부터 되찾기 시작했다.

호주와의 4강에선 FIBA 룰의 ‘마이클 조던’ 패티 밀스를 완벽히 봉쇄하며 승리를 따냈다. 이 과정에서 테이텀과 부커가 살아났고 잭 라빈 역시 제 몫을 해냈다. 프랑스와의 결승은 스페인, 호주 전에서 증명한 강점들을 모두 폭발시킨 결정체였다.

과거 ‘드림팀’으로 불린 미국의 금메달 확보 과정과 크게 달랐다. 그동안 이름값으로 경기 분위기를 지배했던 때와 달리 지금의 미국은 듀란트와 릴라드를 제외하면 자신 있게 내놓을 슈퍼스타가 없었다. 하지만 매 경기 성장하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방법을 찾아냈고 결국 세계 최고의 팀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정상에 섰다.

조별 리그에선 몸풀기, 결선 토너먼트에선 실력 발휘라는 패턴이 아니었기에 더욱 흥미로웠던 미국의 금메달 도전기. 뻔하지 않았던 과정이기에 더욱 특별한 결과였다.

# 사진_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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