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규 칼럼] 특기생 전형, 지금이 최선일까요?

조원규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2 17: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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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로 그동안의 땀과 노력들이 무너지게 되어 며칠 동안 많이 힘들었습니다.”

용산고 김승우 선수의 아버지가 한 농구 커뮤니티에 쓴 글입니다.

김승우가 재학한 지난 3년, 용산고는 14번을 우승했습니다. 올해도 참가한 7번의 대회에서 5번을 우승한 최강팀입니다. 김승우는 그 팀에서 3년 내내 주전급으로 뛰었던 유일한 선수입니다.
 

▲올해 종별농구 MVP를 수상한 김승우

김승우는 고려대에 포워드로 지원했습니다. 고려대는 24학번에 40명의 특기생을 선발합니다. 농구는 5명이고, 김승우가 지원한 포워드는 2명입니다.

서류 전형을 통해 4배수, 8명의 1단계 통과자가 나왔습니다. 김승우는 없었습니다. 전형 방법은 학생부 30%, 경기실적 70%입니다.

복수의 용산고 관계자는 학생부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다른 선수들과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이유는 경기실적 점수입니다.

그런데 1단계를 통과한 8명과 비교하여 김승우의 경기 출전 수와 시간, 득점 등 개인기록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그렇습니다.

19세 대표팀에서 고등학생으로는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이유진도 떨어졌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모 대형 학원의 대학입시 전문가 A 씨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각 대학의 입시 전형을 모두 합치면 3천 개가 넘습니다. 너무 복잡해요. 특히 수시는 ‘깜깜이 전형’이라고 부릅니다. 어느 항목에 얼마나 가중치를 얼마나 주는지 알 수 없어요. 기준은 대학만 알고, 공개할 의무도 없습니다.”

체육특기생제도를 도입한 것은 1972년입니다. 체육에 특별한 소질을 가진 학생을 대학이 정원 내에서 자율적으로 선발하는 제도죠. 50년 넘게 유지되며 엘리트 스포츠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입시 비리와 부실한 학사관리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정유라의 특혜 입학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2017년 4월 △체육특기자 전형 정량평가 기준 등의 정보 공개 △면접·실기평가 시 외부인사 참여 등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개선안은 일부 보완을 거쳐 2020학년도부터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음은 끊이지 않습니다.

▲아시아선수권 MVP 이주영

 

작년, 한국 18세 이하 남자농구 대표팀은 22년 만에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를 제패했습니다. 이주영은 뛰어난 경기력으로 최우수선수에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그해 연세대 합격자 명단에 이주영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결원이 생겨 연세대 유니폼을 입었지만, ‘아시아 MVP가 떨어지면 도대체 누가 합격하느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대학입시도 그렇습니다.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뽑는, 자율권을 보장하는 흐름도 타당성이 있습니다.

다만, 전형에 따른 특수성을 보장하는 문제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김승우, 이유진, 이주영의 사례가 반복되면 대학과 감독이 신뢰를 잃습니다.

체육특기생은 전업 선수를 목표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자농구는 대학에서의 경기력이 프로 지명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나에게 맞는 대학 선택은 중요합니다.

감독도 그렇습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색깔이 있습니다. 그 색깔에 맞는 선수가 있습니다. 그 선수가 입학하면 팀과 선수 모두 돋보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스카우터가 해외와 국내로 나뉘어 선수를 관찰합니다. 리포트를 감독에게 전달하면 감독이 검토해서 스카우트하고 싶은 선수 명단을 학교에 전달하죠. 큰 문제가 없으면 이 선수들이 입학합니다”

대학 감독 B 씨의 말입니다. 그는 김승우의 서류 전형 탈락이 의아하다는 말과 함께 “능력 있는 선수가 입학하지 못하면 그것도 입시 비리” 아닌지 반문합니다.

대학입시 전문가 A 씨는 “서류 전형도 외부에서 개입할 방법은 많다”며 “괜히 ‘깜깜이 전형’이 아니라고 얘기합니다. 경기실적 점수의 세부 항목을 공개하지 않으면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덧붙입니다.
 

▲ 환호하는 대학리그 관중들

 

대학은 매년 선수를 배출하고 또 받아들입니다. 졸업한 선수들, 프로에 진출한 선수들의 빈 자리를 신입생들로 채웁니다. 감독은 우수한 신입생 선발을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발품을 판 결과가 ‘깜깜이 전형’에 의해 달라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학이 학생 선발권을 강화하듯, 특기생 선발에 감독의 의사가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있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합니다.

 

 

#조원규_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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