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의 눈물 이전에 김종규가 있었다…그가 돌아본 ‘마지막 아시아컵’

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9 06: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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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중국전 패배 직후, 유니폼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훔친 이현중의 모습은 농구 팬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맏형 김종규(34, 207cm)에게 이를 전하자, 그 역시 막내 시절 흘렸던 눈물과 그 의미를 회상했다.

2025 FIBA(국제농구연맹) 남자농구 아시아컵에 출전했던 김종규는 18일 귀국했다. 김종규는 당초 19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취소된 항공편이 확보된 덕분에 하루 일찍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19일은 코칭스태프와 이승현, 이우석, 하윤기, 문정현이 귀국할 예정이다.

남자농구대표팀은 비록 6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벤치와 라커룸은 항상 활기가 넘쳤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 역시 “최근 몇 년을 돌아봐도 대표팀 분위기가 이렇게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라고 말했다.

김종규는 맏형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비록 4경기 평균 8.9분을 소화하는 데에 그쳤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맡으며 한국이 ‘죽음의 조’를 통과해 중국과의 8강전에 이르기까지 투지를 보여주는 데에 밑거름 역할을 했다.

안준호 감독 역시 “김종규, 이승현이 중심을 잡고 후배들을 친동생처럼 잘 이끌었다.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게 이들이 지닌 최대 장점이다. 또한 코칭스태프이자 플레이어다. 그만큼 경험이 많고 농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며 호평을 내렸다.

김종규는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뛰었던 만큼 (양)동근이 형, (박)찬희 형 등 당시 최고참의 리더십을 봐왔다. 물론 나는 그 정도가 아니다. 대단한 형들에 비할 순 없겠지만, 내가 형들을 보며 느꼈던 부분을 후배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농구는 단체 스포츠고, 세대가 다르다 해도 바뀌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개개인의 개성은 존중하되 단체 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룰은 지켜야 한다”라며 대표팀이 지니는 무게감에 대해 전했다.

이어 “대표팀은 친한 선수끼리 모아놓은 팀이 아니다.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야 하는 팀이다. 물론 보이지 않는 경쟁도 있었지만, 감독님이 항상 원팀과 팀워크를 강조하셨다. ‘내가 희생해야 다른 선수가 편해진다’라는 걸 다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누구 하나 튀려 하지 않았고, 최고참으로서 그 부분이 후배들에게 고마웠다”라고 덧붙였다.

코칭스태프의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훈련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선택권을 주셨다. 훈련 방식과 관련해 몇 가지 안을 주셨고, 덕분에 선수들도 의견을 냈다. 나는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한 건 아니었지만, 국제대회 경험을 떠올려 ‘이런 방식으로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이와 같은 훈련 과정을 거친 게 평가전부터 대회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김종규의 말이다.

그렇다면 김종규는 중국전 패배 직후 이현중이 흘린 눈물을 어떻게 봤을까. 아시아컵에서 선수가 우는 건 보기 드문 일이라 전하자, 김종규는 2013년 대회를 떠올렸다. 당시 아시아컵의 명칭은 아시아선수권이었으며, 3위까지 2014 스페인 농구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졌다. 대표팀은 4강에서 필리핀에 79-86으로 패했지만, 3위 결정전에서 대만을 75-57로 완파하며 16년 만의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종규는 드래프트를 약 2개월 앞둔 경희대 4학년이었다.

“(이)현중이의 눈물과 같은 급으로 묶으면 안 된다”라며 웃은 김종규는 “경기 직후는 아니고 뒤풀이할 때 울었다. 대표팀이 목표했던 성과를 거뒀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러 상황이 겹쳐 힘들었다. 기량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있을 때였다. 동근이 형, (조)성민이 형, (양)희종이 형이 위로를 많이 해주셨고, 더 발전해야 한다는 조언도 들었다. 현중이가 우는 걸 보며 나도 그때 기억이 떠올랐고, 어떤 감정이었을지 잘 알 것 같다”라며 회상했다.

▲2011 아시아컵 조별리그. 당시 김종규는 경희대 2학년에 재학 중인 대표팀 막내였다. 김종규가 출전한 첫 아시아컵이었으며, 대한민국은 중국-요르단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김종규는 어느덧 여섯 번째 아시아컵을 치렀고, 농구선수로는 보기 드문 A매치 통산 100경기도 돌파했다. 다만,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만큼 4년 후 열리는 아시아컵은 장담할 수 없다. 김종규 역시 현지에서 진행됐던 공식 인터뷰에서 ‘마지막 아시아컵’이라고 언급했다.

김종규는 “특히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될 것 같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선수들이 서로를 배려하며 훈련한 덕분에 기대감을 갖고 대회를 맞이했다. 이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가장 다른 부분이었다. 100경기는 경기 당일까지 몰랐다. 상상도 못 했던 기록을 세워 너무 영광스럽다. 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들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DB,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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