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농중간점검] ① 명확한 2강-2중-2약 구도… 순위표 뒤흔들 팀 나올까?

김호중 / 기사승인 : 2021-01-05 22: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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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호중 인터넷기자] 이미 순위는 결정된 것일까.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는 4일, 용인 삼성생명과 부천 하나원큐와의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여자농구의 전반기가 종료된 가운데, 현재 순위표 상황은 2강-2중-2약 양상을 보인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만해도 플레이오프 마지막 자리를 놓고 네 팀이 박터지게 싸우던 양상이었는데, 올 시즌은 ‘사실상 플레이오프 팀은 다 가려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

하나, 그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치열한 순위경쟁은 있다. 상위권 팀들은 1위 자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으며, 중위권 팀들은 플레이오프 배정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3위 사수가 필수적이다. 하위권 팀들은 일단 최하위 탈출이 전제되어야 중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밑바닥 탈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 종이 한 장 차이인 KB스타즈와 우리은행, 부상 주의보에 벌벌

늘 그래왔듯, 올 시즌도 익숙한 팀들이 상위권에 보인다. 청주 KB스타즈와 아산 우리은행이 견고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들은 3~4위 중위권 그룹과 4경기 정도의 격차를 확보하고 있다. 이 두 팀중 정규리그 우승팀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실제로, 2017-2018시즌부터 우리은행과 KB스타즈는 정규리그 1,2위를 늘 나눠가졌는데, 양 팀간의 격차는 말 그대로 종이 한 장이었다.

2017-2018: 우리은행 우승, KB스타즈 2경기 차 2위
2018-2019: KB스타즈 우승, 우리은행 1경기 차 2위
2019-2020: 우리은행 1위, KB스타즈 1.5경기 차 2위 (코로나19로 시즌 조기종료)
2020-2021 KB스타즈 1위, 우리은행 0.5경기 차 2위 (올스타 브레이크 기준)

양 팀의 용호상박 대결은 부상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은행은 전반기에 심각한 타격을 먼저 입고 말았다. 핵심 포워드 김정은이 12월 28일 부천 하나원큐와의 경기에서 오른 발목을 다치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간 나쁘지 않은 페이스로 순항을 이어오던 우리은행은 김정은의 부상 이후 이어진 1월 1일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58-74로 대패하며 걱정을 일으켰다. 올 시즌 김정은은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득점(13.4점)을 해주던 믿을맨이었다.

 

 

KB스타즈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주장 강아정의 발목이 심히 걱정스럽기 때문. 지난 12월 말부터 발목에 통증을 느낀 강아정은 1월 1일 KB스타즈즈와의 경기에서 착지 과정 중에 발목이 꺾이며 코트를 이탈했다. 안덕수 감독도“(강)아정이가 원래 양쪽 발목이 고질적으로 좋지 못하다. 살짝만 다쳐도 다음 날 걷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호소한다. 붓기가 앉을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병원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라고 얘기한 우려스러운 상황. (아직 부상 정도에 대해 구체적인 업데이트는 나오지 않았다)

양 팀의 복안은 어떻게 될까. 우선, 우리은행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간 출전 시간을 받지 못하던 김진희를 주력 로테이션에 합류시키며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 김진희는 지난 3일 부산 BNK 썸과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3점슛 3개 포함 11득점 5리바운드 10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첫 더블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어느새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하게 된 김진희(611분 33초)는 김정은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오승인도 출전 시간을 본격적으로 받을 전망, 오승인은 2019-2020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된 유망주이다. 청주여고에서 센터를 맡아온만큼, 신장(183cm)이 가장 큰 메리트. 위성우 감독은 “오승인을 넣는데 불안감이 적다. 신장과 리치가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부상으로 빠져 가용인원이 적은데, 어쩌면 어린 선수를 기용할 수 있는 기회이지 않나 싶다. 길지는 않더라도 5~10분 정도 기용하려고 생각한다”라며 오승인의 로테이션 합류를 예고했다.

반면, KB스타즈는 강아정이 부상을 당한 뒤로 경기가 없었기에 로테이션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예고한 바가 없다. 강아정의 부상이 장기화되지 않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겠지만, 이탈이 잦아진다면 스텝업하는 선수가 필수적으로 나와야 할 전망이다.

심각한 부상에 대해 대처를 잘 한 우리은행과 부상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KB스타즈. 과연 부상 악령에 발목잡히지 않고 우승컵을 거머쥘 팀은 누구일까. 앞선 시즌처럼 2경기 차 이내에서 우승팀이 갈릴 것이 유력하다.

 


▲ ’선택과 집중’의 신한은행 vs 제전력 갖추기 기다리는 삼성생명

 

중위권간의 격차도 촘촘하다. 인천 신한은행이 10승 8패로 시즌3위, 용인 삼성생명이 10승 9패로 4위에 올라있다. 두 팀간의 간격은 불과 0.5경기 차이다. 올 시즌부터 바뀐 플레이오프 포맷에 따라 상위 네 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현재 두 팀은 플레이오프권에 있는 셈인데, 그들 앞에는 5-6위권과 격차를 벌려야한다는 과제, 그리고 3위를 차지해 유리한 플레이오프 대진을 가져가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올 시즌 가장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팀이다. 비시즌 미디어데이를 포함, 각종 전문가들로부터 최하위 후보라고 평가받은 신한은행은 보기 좋게 초과달성하고 있다. 정상일 감독이 2년차를 맞아 더욱 날카로운 지도력을 보이고 있다. 첫 해부터 정상일 감독은 약체 신한은행이 플레이오프에 가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수적이라 한 바 있다. 무게중심을 선두권 팀들이 아닌 플레이오프 경쟁권 팀들과의 경기에 줘서,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 이는 올 시즌 더욱 강화된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부천 하나원큐에게 4전 전승, 부산 BNK에게 3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이미 상대전적 우위는 확정시켜놨다.

한채진, 김수연, 이경은으로 이어지는 언니 부대는 여전한 가운데, 2007-2008 시즌에 데뷔한 김단비가 2020-2021 시즌에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현재 김단비는 평균 19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 양 분야 모두 데뷔 후 최대치를 기록중이다. 덧붙여 김이슬, 김애나 등이 전력에 복귀하며 김연희를 제외하고 완전체 전력을 갖추는데 성공했다는 점도 기대요소다.

 


반면, 삼성생명은 4위에 있지만 선두권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팀으로 꼽힌다. 부상자들이 워낙 많았던 이번 전반기이기에 현 성적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일 여력이 있다. 시즌 초 삼성생명은 이주연이 발목-허리 부상이 겹치며 가드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이주연이 어렵게 코트에 복귀하자 이번에는 핵심 자원인 김한별이 슬개골-고관절 통증이 겹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완전체 전력으로 케미스트리를 다질 기회를 실질적으로 갖지 못했다.

이를 고려하고 올 시즌 성적을 보면, 후반기 내지는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위협적인 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삼성생명은 KB스타즈에게 전패를 기록하고 있으나 경기당 격차는 평균 -3.6점에 불과했다. 우리은행과도 2라운드에 4점차 패배(57-61), 3라운드에 1점차 패배(70-71)만을 당할 정도로 격차가 근소했다. 덧붙여, 뱨혜윤이 건재한 가운데, 윤예빈, 김단비 등의 선수들이 커리어하이를 달성할 페이스라는 점도 호재다. 부상자가 복귀하면 선두권 그룹 상대로 부족했던 2%를 채워넣으며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

약팀에게 강한 신한은행, 부상자가 돌아오면 강해질 여지가 충분한 삼성생명. 그들이 펼칠 치열한 중위권 전쟁의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3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넘어서 상위권 반열에 진입할 팀은 누가될까.



▲ ”빠른 농구 어디갔나...”, “수비 어디갔나...” 하위권 팀들은 분위기 반전 절실

하위권 팀들의 분위기는 절망적이다. 부천 하나원큐와 부산 BNK는 4승 15패, 2할대의 승률에 머물며 최하위권을 견고히 형성했다. 어느덧 선두권과의 격차는 10.5경기차로 벌어진 안 좋은 상황. 일단 최하위를 탈출해야 중위권 도약을 노릴 기반을 갖게 된다.

하나원큐는 지난 시즌 팬들을 매료시켰던 빠른 농구가 한 시즌만에 사라졌다. 지난 시즌 하나원큐는 이훈재 감독의 이름을 딴 ‘훈재볼’로 통칭된 시원시원한 농구를 바탕으로 득점 1위(71.9점)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하나원큐는 한 시즌만에 리그에서 가장 절망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는 팀이 되었다. 평균 득점이 6위(63.6점)으로 수직 하강한 것. 하나원큐를 제외하고 나머지 다섯 팀들은 모두 70점 이상을 득점하고 있다. 올 시즌 하나원큐의 득점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빈약한 득점력은 외국선수의 부재의 영향을 받았다는 게 지배적이다. 지난 시즌까지 뛰었던 마이샤 하인스-알렌은 평균 19점을 자랑할 정도로 득점력 자체가 뛰어난 선수였다. 동시에 팀의 속공을 이끈 선수이기도 했다. 빠른 기동력을 바탕으로 본인이 직접 속공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리바운드 후 빠른 속공 첫 패스’를 빠르게 이끌었다. 이훈재 감독은 마이샤의 이탈로 ‘속공 후 첫 패스’가 너무 느려졌다고 안타까워하는 상황이다. 비시즌 FA로 영입한 양인영이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며 마이샤의 공백을 절감하게 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강이슬과 고아라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하며 리그에서 가장 약한 전력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평균 두 자리 득점(10.4점)을 기록중인 신지현의 활약은 반갑지만, 하나원큐는 그 외에 모든 것을 잃은 시즌 전반기였다. 

 


BNK는 수비력의 반등이 절실하다. BNK 역시 외국선수 다미리스 단타스가 없어지면서 포워드 진안이 홀로 센터를 보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수비력이 심각하다. BNK는 올 시즌 90점 이상의 실점을 세 번이나 했으며 80점대의 실점도 6번에 이른다. 현재까지 치른 19경기 중 9경기를 80점 이상의 실점을 한 셈. 리그에서 수비력이 가장 약하다. 

 

물론 호재도 몇 있다. 올 시즌 평균 10.8점을 기록하며 BNK의 핵심 공격 자원이 된 김진영의 활약은 반가우며, 지난 시즌보다 평균 7점을 더 넣으며 커리어하이 평균 16.7득점을 달성한 진안의 활약도 긍정적. 하나, 지난시즌까지 팀의 에이스였던 안혜지의 모든 공격지표가 급격하게 꺾인 게 가장 우려스럽다. 특히, 야투 관련 지표가 저조한데, 3점 성공률이 27%, 3점 성공률이 42%에 그치고 있다. 덧붙여 팀 공겨력 자체도 저조하다. BNK는 시즌 전에 스몰볼을 통한 공격 농구를 천명한 바 있는데, 평균 득점이 리그 5위에 그치고 있다.

리그 1위였던 공격력이 6위로 추락한 하나원큐, 수비력의 구멍이 심각한 BNK, 두 팀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확실한 과제를 안고 돌입한다. 


▲ 결국 순위표를 흔드는 팀이 나와야한다

 

사실 팀들은 제각각의 사정이 있기에 현재 성적표에 대한 이유가 나름대로 있다. 하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 시즌 팀들이 보이고 있는 행보는 사실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위권 그룹은 경기력 자체가 너무나도 저조하며, 중위권 그룹은 우리은행 상대로 1승 7패, KB 스타즈를 상대로 1승 6패에 그치며 2강 팀들에게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스포츠의 묘미는 반전이다. 덧붙여 치열한 순위 경쟁이다. WKBL의 후반기는 전반기와 다른 모습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예상되는 결과, 뻔한 순위 양상이 이어지면 리그의 흥행은 이루어질 수 없다.

현재 반등의 여력이 있는 재능있는 팀들이 중하위권에 여럿 있다. 그렇기에 후반기에는 한결 치열해질 리그 판도를 기대해본다. 리그의 판도를 흔들어줄 한, 두 팀은 꼭 나와야 할 전망이다.

#사진_WBKL 제공

점프볼/ 김호중 인터넷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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