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규빈 기자] 마이애미는 이제 젊은 팀으로 변모했다.
2019년 여름, 마이애미에 초대형 스타가 영입됐다. 바로 지미 버틀러였다. 당시 마이애미는 미래도 현재도 없는 팀이었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드웨인 웨이드가 은퇴한 이후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탈락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확실한 에이스도 없었고, 주목할 만한 유망주도 없었다. 이런 팀에 버틀러라는 스타가 합류한 것이다.
버틀러는 곧바로 이런 마이애미를 탈바꿈했다. 마이애미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에이스 부재를 완벽히 해결했다. 버틀러는 클러치 타임에 빛나는 강심장이었고, 또 수비를 중시하는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의 농구와 완벽히 어울렸다. 버틀러 영입과 동시에 마이애미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더 큰 반전은 플레이오프에서 있었다. 당시 동부 컨퍼런스 5위로 진출했던 마이애미를 향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버틀러와 함께 무려 NBA 파이널까지 진출하는 반전을 만들었다. 이는 2019-2020시즌 NBA에 가장 큰 드라마였다.
그 이후에도 버틀러와 마이애미의 드라마는 계속됐다.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2022-2023시즌에는 동부 컨퍼런스 8위로 간신히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으나, 연속으로 강팀을 격파하는 반전으로 다시 NBA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다. 이번에도 결과는 전과 똑같은 준우승이었으나, 역시나 버틀러와 마이애미는 그 시즌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버틀러와 마이애미의 동행은 영원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23-2024시즌이 끝나고,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2023-2024시즌 마이애미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보스턴 셀틱스에 1승 4패로 완패하며 탈락했는데, 버틀러는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당한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버틀러는 "보스턴? 내가 건강했으면 탈락했어"라는 인터뷰를 남겼다. 이에 마이애미 사장 팻 라일리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시즌 시작 전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성적: 37승 45패 동부 컨퍼런스 10위
버틀러 영입 이후 마이애미는 선수 변화가 거의 없는 팀이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버틀러, 타일러 히로, 뱀 아데바요 등 주축 선수들이 그대로 건재했고, 경기력도 예전 시즌과 비슷했다. 시즌 초반부터 히로가 공격을 이끌기 시작했고, 아데바요는 역시나 훌륭한 수비력으로 팀을 지탱했다. 반면 버틀러는 아쉬웠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처럼 보였고,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소극적이었다. 그래도 마이애미의 성적은 꾸준히 5할 이상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진출도 가시권이었다.
이때 초대형 사건이 터진다. 바로 버틀러의 트레이드설이다. 트레이드 설이 나온 이유도 이상하다. 현지 매체 'ESPN'이 가볍게 버틀러 트레이드설을 흘렸고, 마이애미 구단이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으며, 버틀러가 이에 불만을 품은 것이다. 생각보다 버틀러의 태도는 강경했다. 어떻게든 마이애미를 떠나고 싶다는 의지였다.
심지어 경기장에서 태업과 같은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규율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마이애미는 곧바로 버틀러에 출전 정지 징계라는 초대형 징계를 내린다. 이 사건으로 버틀러와 마이애미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버틀러의 트레이드는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버틀러가 피닉스 선즈라는 자신이 가고 싶은 행선지를 명백히 지목했기 때문이다. 마이애미는 호락호락하게 버틀러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결국 버틀러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슈퍼스타가 필요했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떠나게 된다. 최근 몇 년간 마이애미를 이끈 슈퍼스타의 끔찍한 이별이었다.
이 과정에서 마이애미 선수들도 분위기를 잡지 못했다. 버틀러가 빠진 것은 좋으나, 잡음이 너무 많았다. 동부 컨퍼런스에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유지했던 마이애미의 성적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버틀러 트레이드로 영입한 앤드류 위긴스는 부상이 너무 많았고, 카일 엔더슨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그나마 대비온 미첼이 활약한 정도였다.
결국 마이애미는 37승 45패, 동부 컨퍼런스 10위로 시즌을 마감한다. 플레이-인 토너먼트에 가까스로 진출했으나, 아무도 전과 같은 기적을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새로운 에이스 히로가 폭발하며 마이애미를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었다. 상대는 동부 컨퍼런스 1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마이애미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며 0승 4패로 탈락했다. 특히 4경기는 충격적으로 압도당했다. 마이애미의 시즌을 요약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였다.

IN: 노먼 파웰(트레이드), 시모네 폰테키오(트레이드), 대비온 미첼(재계약), 캐스퍼 야쿠쇼니스(드래프트)
OUT: 카일 엔더슨(트레이드), 케빈 러브(트레이드), 헤이우드 하이스미스(트레이드), 던컨 로빈슨(FA)
제법 변화가 큰 오프시즌이었다. 가장 큰 영입은 바로 파웰이다. 직전 시즌, LA 클리퍼스에서 제임스 하든과 함께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인 파웰을 영입했다. 심지어 트레이드 대가도 러브와 엔더슨으로 저렴했다. 마이애미 입장에서 횡재나 다름이 없는 영입이다.
여기에 버틀러 트레이드로 마이애미에 합류해 뛰어난 활약을 펼친 미첼과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미첼은 마이애미에 흑역사인 테리 로지어를 완벽히 지워준 인물이다. 마이애미 합류 이후 평균 10.3점 5.3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44.7%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마이애미 선수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였
다.
이탈도 상당하다. 러브와 엔더슨은 애초에 전력 외 자원이지만, 하이스미스와 로빈슨은 쏠쏠한 자원이었다. 로빈슨은 말릭 비즐리의 도박 사건으로 슈터가 필요했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계약을 맺었고, 하이스미스는 공짜로 브루클린 네츠로 이적했다. 마이애미는 차기 시즌에 사치세를 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55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되는 하이스미스를 무상으로 보냈다.
버틀러 트레이드로 받은 2025 NBA 드래프트 1라운드 20순위로는 야쿠쇼니스를 지명했다. 야쿠쇼니스는 전체 10순위 이내 지명이 유력했던 유망주로 마이애미의 엄청난 스틸이라는 평이 많다.
별다른 지출 없이 전력 보강에 성공한 오프시즌이었다.

기록: 평균 24점 5.5어시스트 5.2리바운드
히로는 버틀러와 연관이 많은 선수다. 2019 NBA 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마이애미에 입단한 히로는 버틀러와 함께 마이애미 생활을 시작했다. 히로는 신인 시절부터 싹이 보였던 유망주다. 신인임에도 클러치 타임에 강심장 면모를 보였고, 어린 나이에도 노련한 플레이로 스포엘스트라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여기에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화끈한 활약을 펼쳤다. 첫 시즌에 출전한 플레이오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스타로 거듭난 것이다. 특히 보스턴과의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에서 37점을 기록하며 팀을 파이널로 이끌기도 했다.
신인 시즌 이후 히로에 대한 기대치는 급상승했다. 전체 13순위라는 지명 순위에서 알 수 있듯이 히로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편이 아니었다. 신인 시즌에 엄청난 활약으로 기대감이 커졌으나, 히로는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2년차 시즌에 평균 15.1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아쉬웠다. 그래도 3년차 시즌에는 평균 20.7점 5리바운드로 '올해의 식스맨'에 선정되며 나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에도 히로는 꾸준히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마이애미의 공격을 책임졌다.
이런 활약에도 히로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냉정했다. 평균 20점을 기록할 수 있지만, 폭발적인 득점력은 아니고, 무엇보다 수비가 너무 약하다는 점이 컸다. 히로는 팀에서 무조건 지켜야 할 자원은 커녕, 팀을 위해 내보내야 하는 자원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리고 마이애미는 히로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2023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히로의 트레이드설은 더욱 많아졌다.
그리고 시작한 2024-2025시즌, 히로는 아예 다른 선수가 됐다. 약점이던 골밑 돌파가 장점으로 변했고, NBA 정상급 슈팅 능력은 여전했다. 여기에 동료를 봐주는 패스 센스까지 생겼다. 즉, 드디어 마이애미가 원했던 '올스타급' 선수가 된 것이다. 여기에 버틀러가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히로는 확고한 마이애미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플레이-인 토너먼트 2경기에서는 압도적인 활약으로 경기를 지배했으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평균 17.8점 3.5리바운드로 부진했다. 아쉬운 시즌 마무리였다.
버틀러가 떠난 마이애미가 선택한 차기 에이스는 히로였다. 그리고 히로는 어느 정도 그 기대에 부응했다. 차기 시즌이 관건이다. 과연 히로가 더 발전해 마이애미를 더 높을 곳으로 이끌 수 있을까? 아니면 히로는 에이스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닐까? 차기 시즌 성과에 달렸다.

미첼-히로-위긴스-아데바요-웨어
마이애미의 주전 라인업은 고정된 상태다. FA였던 미첼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오프시즌 내내 트레이드 루머가 나왔던 위긴스도 팀에 잔류했다. 위긴스와 미첼은 마이애미로 이적한 이후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엄밀히 말하면 미첼의 활약은 생각보다 더 좋았고, 위긴스는 다소 아쉬웠다. 그래도 위긴스는 마이애미에 필요한 3&D 유형의 포워드로 궂은일과 외곽슛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세 선수는 마이애미의 현재이자, 미래다. 이미 직전 시즌부터 에이스 역할을 수행한 히로는 마이애미의 1옵션이자, 에이스다. 히로의 손에서 마이애미의 공격이 파생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기량도 충분하지만, 히로가 더 성장해야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아데바요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NBA 최고의 수비수이자, 공격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다.
2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웨어에도 기대가 크다. 마이애미 수뇌부는 어떤 선수라고 웨어는 트레이드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213cm의 장신에 3점슛에도 능한 유니콘 유형의 빅맨이다. 신인 시즌에도 시즌 중반부터 중용 받기 시작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웨어의 성장도 차기 시즌의 볼거리 중 하나다.
탄탄한 주전 라인업에 비해 벤치는 다소 아쉽다. 믿을맨 로빈슨이 팀을 떠났고, 쏠쏠했던 하이스미스도 떠났다. 4년차 시즌을 맞이할 니콜라 요비치와 직전 시즌에 2년차 징크스에 빠진 하이메 하케즈 주니어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또 이적생 파웰도 식스맨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파웰은 마이애미로 이적 후 자신은 어떤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과연 버틀러라는 슈퍼스타가 떠난 후 제대로 된 시즌을 처음 맞이하는 마이애미다. 버틀러의 공백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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