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이 뿔나면 벌어지는 일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7 00: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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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유석주 인터넷기자] 정관장이 뿔났다. 다른 곳이 아닌 코트 안에서.

안양 정관장은 25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소노와의 맞대결에서 93-8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리그 단독 6위 자리를 사수한 정관장은 봄 농구를 위해 중요했던 고비를 넘겼다.

결코 쉽지 않은 경기였다. 정관장은 1쿼터를 29-12로 압도했지만 이후 소노에게 추격을 점점 허용했고, 결국 3쿼터 한때 49-45로 투 포제션까지 점수 차가 줄어들며 위험한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과연 위기를 극복하고 5연승을 달성한 정관장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1. 정관장의 뿔 – 혼 오펜스

안양 정관장의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잘 될 땐 1대1 기반의 유기적인 공격으로 잘 풀어갔으나, 중간에 흐름이 끊기고 상대가 추격할 시점부턴 패턴 플레이를 하자고 했다. 혼 오펜스 등을 주문했다’라며 정관장의 무기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다.
 



혼 오펜스란 공격을 시작할 때의 대형 중 하나다. '뿔'을 뜻하는 '혼(horn)'에서 비롯되었는데, 핸들러를 탑에, 엘보우, 코너에 각각 두 명씩 배치했을 때 모습이 마치 뿔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대문자 알파벳 A와도 유사해 ‘A-셋’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혼 오펜스는 전 세계 어떤 농구 리그나 팀을 가도 빈번하게 사용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혼 오펜스가 흔히 말하는 ‘요즘 농구’의 추세와 어울리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코트 위 다섯 명이 전부 다 페인트 존 바깥에서 시작하는 파이브 아웃(five-out) 형태이기에 코트를 넓게 활용할 수 있고, 선수들의 동선과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탑에서 핸들러가 넓게 공격을 전개해 드라이브 앤 킥 (drive&kick)으로 3점 슛을 노릴 수도 있고, 위 사진처럼 패스가 좋은 빅맨을 엘보우 근처에 배치해 다른 선수들의 핸드오프 후 슈팅이나 컷인을 노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날 정관장의 뿔, 즉 혼 오펜스가 유효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2. 박지훈과 버튼 : 날카로운 뿔의 꼭짓점이 가져오는 효과

이날 정관장 하프코트 오펜스의 중심으로 기능했던 자원은 박지훈과 버튼이다. 각각 20점 6어시스트, 14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정관장의 공격을 주도했다.

혼 오펜스에서 중요한 건 움직임을 간파당하지 않는 거다. 기본적으로 림에 가깝게 배치하는 공격 대형이 아니기에, 상대가 동선에 적응하고 반응하기 시작하면 먼 거리에서의 무리한 공격이 많아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공을 쥔 선수가 상대에게 많은 선택지를 강제하며 계속 고민에 빠트리는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날 박지훈과 버튼은 그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필요할 땐 스스로, 혹은 동료의 마무리 능력을 활용하며 소노가 쫓아올 때마다 득점으로 격차를 유지했다. 특히 3점 슛 다섯 개 포함 17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하비 고메즈 역시 두 선수의 덕을 톡톡히 봤다. 핸들러의 동선에 맞추는 움직임으로 비어있는 공간을 점유했고, 날카로운 슈팅으로 스페이싱을 책임지며 다른 동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혔다. 박지훈과 버튼의 다재다능함으로부터 비롯된, 정관장 전체가 영향을 받은 긍정적인 나비효과다.
시즌 중반(4라운드) 꼴찌까지 추락하며 걱정스러운 행보를 보였지만, 어느새 플레이오프 진출을 손안에 넣은 정관장은 봄 농구에서 기적 같은 드라마를 연출하고자 한다. 주장이자 이날 수훈선수였던 박지훈 역시 ‘데뷔 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순간’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과연 ‘뿔난 정관장’이 어디까지 솟아오를 수 있을까. 정관장은 오는 29일, 서울 삼성을 상대로 6연승에 도전한다.

#사진_문복주 기자, tvN SPORTS 중계화면 캡쳐, SUNS SPORTS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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