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오픈? 그런 것 없다!’ 허웅의 존재감은 수비에서도… 4스틸은 2년 만

부산/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9 07: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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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산/이상준 기자] 허웅(33, 185cm)이 블루워커로도 두각을 드러냈다.

부산 KCC는 2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과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3-79로 승리했다. 시리즈를 2승 1패로 앞서가게 된 KCC는 챔피언 결정전 진출 확률을 87%(20/23)로 끌어올렸다.

주포 허웅이 플레이오프 첫 한자릿수 득점(9점)에 그쳤음에도 다른 쪽에서 공격이 활발했기에, 접전 속 웃는 자로 등극했다. 특히 최준용(21점 11리바운드)과 숀 롱(29점 15리바운드)이 공격의 전면에 나선 게 큰 도움이 되었다.

허웅의 9점. KCC의 봄 농구에서 굉장히 어색하게 다가오는 수치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6강 플레이오프를 기점으로 올 시즌 플레이오프 5경기 동안 계속해서 두자릿수 득점(17점-27점-12점-15점-16점)을 올려냈다. 그러나 많은 평균 출전 시간(34분 13초)의 여파인지 허웅의 영점도 조금은 흔들렸다. 3점슛은 3쿼터에 단 1개만을 성공했고, 야투 성공률 역시 16.7%로 저조했다.

하지만 정관장과의 대등한 승부를 탈피하던 시점인 3쿼터에만 7점을 올렸다는 건, 분명한 호재로 다가오기도 했다.

이상민 감독도 이를 두고 “야투 성공률이 우리도 썩 좋지는 않다. 3점슛 1, 2방만 더 넣어줬어도 4쿼터에 조금 더 쉽게 갔을 것이다. 서로 너무 지친 게 많이 보였고, 그렇기에 추격을 내줬다고 본다. 3쿼터에 터진 (허)웅이의 득점이 단비와도 같았다”라고 말했다. 득점이 적어도, 주득점원 팀이 해결을 원할 때 한 방 더해주면 되는 걸 증명했다.

그렇지만 이상민 감독이 크게 꼽은 허웅의 공은 이게 아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헌, 수비를 더 추켜세웠다.

허웅은 공격이 평소보다 풀리지 않자, 수비수의 시선으로 코트를 쫓았다. 렌즈 아반도는 물론 문유현까지 정관장의 앞선을 책임지는 자를 직접 1:1로 무리 없이 막아냈다. 게다가 김영현과의 경합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 에너지를 높이려 했다.

그러면서 공을 가볍게 낚아챘다. 3쿼터 시작 2분 4초가 지났을 무렵, 허웅이 아반도의 볼을 가볍게 긁어낸 것은 롱의 완벽한 속공 덩크슛으로 이어졌다. 4쿼터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문유현과의 경합에서 볼을 차지했다. 그것도 정관장의 속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말이다. 허웅이 기록한 ‘속공 저지’는 자연스레 숀 롱의 추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경기 막바지 정관장의 추격 양상을 고려한다면, 허웅의 수비 참여는 단순히 실점을 막은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이상민 감독 역시 “웅이가 수비를 안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오늘(28일)만 보더라도 스틸 4개가 중요한 상황에서 나왔다. 속공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정관장보다 4~5점을 더 넣는 효과가 있었다. 속공 상황에서 적절하게 스틸을 해준 게 사기 진작 측면에서 좋았다”라고 허웅의 수비가 공기를 바꿨음을 말했다.

부지런히 공과 상대 가드를 추적한 결과 스틸의 수는 4개로 기록지에 새겨졌다. 허웅이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모두 포함, 한 경기 4개 이상의 스틸을 기록한 마지막 순간은 2024년 4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수원 KT와의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면서 4개의 스틸을 더한 게 그것이다. 시간이 2년 여가 지난 시점에서 의미 있는 숫자 하나를 더한 셈. 참고로 허웅의 한 경기 최다 스틸은 5개로 원주 DB의 유니폼을 입고(2021년 11월 14일 VS 울산 현대모비스) 기록했다.

허웅의 수비수 변신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공격이 안 풀려도 팀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며, 자신 역시 수비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음을 알린 격이기도 하다. 6강 플레이오프 기간 동생인 허훈이 이선 알바노(DB) 수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과 같은 궤를 이루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상민 감독은 “슛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수비에서 쏟은 결과라 생각한다. 수비에 대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희생이다. 6강에서 (허)훈이의 모습을 보고 웅이도 수비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듯하다”라고 이 점을 높게 샀다.

‘맛집’이라고 허웅의 수비를 냉철하게 평가한 동료도 생각을 바꿨다. 최준용은 지난 24일 1차전이 끝난 후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허웅이 수비 맛집이라 공격하려면 캐치 테이블로 예약해야 한다”라고 저격(?)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은 “허웅이 스틸을 원래 잘 하는 선수다. 흐름을 끊어줘서 고맙다.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장사가 안 될 것 같지 않나? 맛이 없어서 장사 안 된다”라고 완전히 다른 견해를 웃음과 함께 전했다. 수비에서 공헌도를 높인 동료에 대한 최준용식 칭찬이었다.

KCC는 87%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을 따낸 채 오는 30일 4차전을 가진다. 허웅이 계속해서 수비에서 힘을 발휘하는 지 역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잘만 풀리면 새로운 무기로 여겨질 수 있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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