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경기 후 올라온 날 밤까지…‘깜짝 활약’ 뒤엔 ‘우연’ 없다, 이근준의 결실 “정말 뜻깊은 날이네요”

고양/홍성한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8 07: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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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5일 고양 소노 아레나. 경기가 끝난 뒤에도 코트를 떠나지 않았던 이근준은 그렇게 기회를 준비해 왔다.

[점프볼=고양/홍성한 기자] "버텼죠.“

모두가 '깜짝 활약'이라고 말하지만, 그 주인공에게 '우연'이란 없다. 그 이면에는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쌓아 올린 상상 이상의 시간이 담겨 있다. 코트 위에 쏟아부은 땀방울이 결실로 다가온 셈이다. 27일, 고양 소노 이근준(20, 194cm)이 바로 그날이었다.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2순위, 고졸 신분으로 지명됐던 이근준은 올 시즌 차가운 겨울을 보냈다. 정규시즌 26경기에서 평균 6분 38초 1.4점. 데뷔 시즌 30경기에서 평균 19분 12초 동안 5.2점 4.0리바운드 1.1스틸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였다.

경기를 뛰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코트 위에서의 시간보다 코트 밖에서의 시간이 더 길어졌다. 그러나 이근준은 그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홀로 남아 슛을 던졌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묵묵히 자신과 싸워왔다.

이근준은 창원에서 2차전이 끝나고 올라온 날 밤에도 체육관에 나와 슛을 던졌다. 지겹고도 지난 시간, 반복 또 반복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2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창원 LG와의 맞대결. 그가 쌓아온 모든 준비가 마침내 코트 위에서 터졌다. 단 7분 33초만 뛰고 3점슛 4개 포함 12점을 몰아치며 경기 초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소노가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활약이었다. 팀은 90-80으로 승리,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나에게 정말 뜻깊은 날인 것 같아요." 경기 후 만난 이근준이 운을 뗐다.

"진짜 운동도 안 나오고 싶은 날이 많았는데, ‘언젠가는 뛰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조)은후 형이랑 야간에 계속 나와서 운동했고, 오전에는 (박)종하 형이랑 같이 훈련했어요. 그런 시간들이 이번 경기로 이어진 것 같아 더 의미가 큰 것 같아요. 그동안 준비했던 게 결실로 이어진 느낌이에요.“

기회도 준비된 자가 잡는 법이다. 최승욱이 1차전 종료 후 외복사근(옆구리) 미세 파열 진단을 받으면서 공백이 생겼고, 이는 이근준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였다.

"2차전 준비하는데 감독님께서 (유)기상이 형을 잘 막을 수 있겠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당연히 자신 있다고 말씀드렸죠. 뛰니까 확실히 감각이 점점 돌아온다는 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쉽게 얻을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정말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고졸 신인이었던 만큼 이제 불과 2년 차에 불과하다. 큰 무대에서의 경험은 곧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근준은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는 기회가 온 만큼 꼭 잡고 싶어요. 제가 형들을 더 잘 도울 겁니다. 오늘(27일)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자신 있어요. 그리고 꼭 보여드릴게요"라고 힘줘 말했다.

빈 코트에서 흘린 시간은 이제 코트 위에서 증명되고 있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홍성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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