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FINAL] '이것이 베테랑의 품격' 하워드와 론도, LAL 상승세의 숨은 공신!

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10-03 05: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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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10년 만의 우승을 향한 레이커스의 진격이 무섭다.

LA 레이커스는 지난 1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디즈니월드에 위치한 어드벤트헬스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0 NBA 파이널 1차전에서 언제나 그랬듯 앤써니 데이비스와 르브론 제임스의 활약을 앞세워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116-98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레이커스는 덴버와의 서부 결승 시리즈부터 이어온 연승 숫자를 3으로 늘렸고 이번 플레이오프 13승 3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이 같이 레이커스가 파이널까지 순항할 수 있었던 데는 단순히 데이비스와 르브론 원투펀치의 활약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에서는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의 활약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중 레이커스는 어느 덧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드와이트 하워드와 함께 라존 론도가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제몫을 다하며 팀 상승세의 숨은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완전히 달라진 너! 레이커스의 가자미로 변신한 드와이트 하워드

올시즌 하워드의 행보는 과거 우리가 알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2000년대 중후반 올랜도 매직 시절 리그 최고의 빅맨으로 군림했던 하워드다. 그러나 2012년 여름 레이커스로 이적한 이후부터는 실망스러운 행보의 연속이었다. 당시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 스티브 내쉬, 파우 가솔과 함께 '판타스틱 4'를 결성했으나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 과정에서 하워드는 당시 레이커스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마이크 댄토니 감독과 불화설에 휩싸였으며 팀 내 리더인 코비 브라이언트와도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2013년 여름 곧바로 FA 자격을 얻은 하워드는 휴스턴 로케츠로 결국 이적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내리막길이 계속됐다. 고질적인 등 부상에 어깨 부상까지 겹쳤고 계속해서 기량이 하락했다. 이후 하워드는 애틀랜타 호크스, 샬럿 호네츠, 워싱턴 위저즈 등 여러 팀을 옮겨 다니는 저니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하워드 본인이 자신의 기량 하락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하워드는 가는 팀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공격 롤을 요구했고 팀 케미스트리를 헤치는 일도 잦았다. 가뜩이나 센터들도 외곽 슛을 쏘는 것이 필수가 된 현대농구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하워드였기에 팀 입장에서도 그에게 많은 공격 롤을 부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이 들면 철도 든다고 했던가. 하워드는 레이커스로 다시 컴백한 이후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다. 레이커스와 계약 당시부터 그는 가자미 역할을 자처하며 오로지 팀 승리를 위해 헌신할 것을 약속했다. 여기에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려 11kg을 감량해 건강한 몸 상태를 만들었다.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그의 의지가 잘 드러나는 대목.

그리고 이러한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하워드는 2019-2020시즌 정규리그 69경기에서 평균 18.9분 출장 7.5득점(FG 72.9%) 7.3리바운드 0.9블록을 기록, 부상으로 이탈한 드마커스 커즌스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플레이오프 들어서도 백업 센터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상대 빅맨들을 전담마크하며 림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동료 선수에게 짧게 빼주는 패스를 배달하는 등 그간 좀처럼 보기 힘든 이타적인 모습까지 선보이고 있다.

이번 파이널에 앞서 하워드는 "내 역할은 팀의 치어리더다. 오랜 시간 벤치를 지키더라도 코트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을 위해 응원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라면서 "또 아들과 이번 파이널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이곳에는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모여있다. 아들에게 그들이 코트 안팎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실제 1차전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하워드는 이날 14분 55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2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 2개의 어시스트가 팀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쿼터 두 차례 속공 상황에서 하워드는 자신이 직접 속공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골밑에 비어있는 데이비스의 찬스를 봤고, 입맛에 맛는 패스를 건네며 데이비스의 득점을 도왔다. 뿐만 아니라 하워드는 착실한 리바운드 가담과 부지런한 움직임 등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 이처럼 레이커스의 가자미 역할을 제대로 수행 중인 하워드는 자신의 커리어 첫 우승반지를 정조준하고 있다.

▲기록 그 이상의 가치, 플레이오프 론도가 돌아왔다 

마찬가지 베테랑 가드 라존 론도 역시 플레이오프 레이커스의 상승세에 빼놓을 수 없는 핵심원동력이다. 과거 보스턴 셀틱스의 빅3를 보좌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 이후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발돋움했던 론도도 어느덧 만 34살의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비록 전성기에 내려온 현 시점 운동능력은 예전만 못하지만 연륜이 쌓인 론도의 백코트 수비와 경기 조립 능력은 여전히 리그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 론도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그간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준 론도다. 올 시즌도 론도는 어김없이 플레이오프 론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론도는 올 시즌 버블에서 재개된 정규리그 잔여 경기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5경기엔 손가락 부상 때문에 뛰지 못했다. 이후 계속해 재활에 매달린 그는 휴스턴과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가 돼서야 코트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잠시 부상 여파가 있었지만 베테랑 론도가 합류한 것은 레이커스에게 천군만마나 다름 없었다. 프랭크 보겔 레이커스 감독은 "론도는 리그에서 가장 똑똑한 선수다. 그가 코트 위에 있을 때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도 덩달아 좋아진다. 분명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베테랑을 향한 굳건한 신뢰를 보냈다.

론도는 보겔 감독의 기대대로 휴스턴과의 시리즈부터 펄펄 날았다. 휴스턴과의 2라운드 시리즈에서 론도는 평균 26.6분 출장 10.6득점(FG 51.2%) 4.6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공수 양면에서 쏠쏠한 보탬이 돼 줬다. 덴버와의 서부 결승 시리즈에서도 순도 높은 득점력과 양질의 패스 등을 통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이어진 마이애미와 파이널 1차전에서 론도는 또 한번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레이커스는 1차전 초반 기세 싸움에서 완전히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쿼터 한 때 13점 차까지 리드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양팀의 격차는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

이 때 론도가 좋지 않은 흐름을 효과적으로 잘 끊어줬다. 론도는 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경기운영과 함께 백코트 수비 등에 신경 썼고, 론도가 무게중심을 잡아주면서 레이커스의 패스 흐름은 더욱 살아났다. 결국 레이커스는 초반 13점 차의 열세를 뒤집고 3점 차로 앞서며 1쿼터를 마쳤다.

론도의 이날 최종 기록은 7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기록상으론 그저 평범하지만 그는 기록보단 소위말해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론도가 코트 위에 머물면서 파생되는 효과는 꽤 크다.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것은 르브론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과거 플레이오프만 들어가면 40분 이상을 소화한 르브론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평균 출전 시간이 30분대로 확연히 줄어들면서 컨디션 조절이 한결 더 수월해졌다.

한편, 보스턴 소속이었던 2008년 생애 첫 우승반지를 차지한 바 있는 론도는 이번 파이널에서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NBA 역사상 최초로 보스턴과 레이커스, 두 개 팀에서 우승반지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론도는 "흥미롭다. 리그 역사에 있어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두 프랜차이즈 구단에서 모두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다. 이런 위대한 족적을 남기고 은퇴를 한다면 그것 또한 정말 큰 축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라는 말로 생애 두 번째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드와이트 하워드 프로필
1985년 12월 8일생 208cm 120kg 센터 크리스찬아카데미 고교출신
2004년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올랜도 매직 지명
NBA 올스타 8회 선정(2007-2014), 올-NBA 루키 퍼스트 팀(2005), 올-NBA 디펜시브 퍼스트 팀 4회 선정(2009-2012), 올-NBA 퍼스트 팀 5회 선정(2008-2012), NBA 올해의 수비선수상(2009-2011), NBA 블록왕 2회(2009-2010), NBA 리바운드왕 5회(2008-2010,2012-2013)

#라존 론도 프로필
1986년 2월 22일생 185cm 84kg 포인트가드 켄터키 대학출신
2006년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1순위 피닉스 선즈 지명
NBA 우승(2008), NBA 올스타 4회 선정(2010-2013), NBA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 2회 선정(2010,2011) NBA 어시스트왕 3회(2012,2013,2016), NBA 스틸왕(2010)

#사진_AP/연합뉴스, NBA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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