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서호민 기자] 롤 플레이어들의 활약 여부가 더욱 중요해진 남은 시리즈다.
마이애미 히트는 지난 10일(이하 한국 시간) 올랜도 버블 어드벤트헬스 아레나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의 2020 NBA 파이널 5차전에서 111-108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2승 3패로 만들었다.
시리즈 초반부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레이커스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끝이날 것이라고 점쳤다. 레이커스는 르브론 제임스와 앤써니 데이비스 원투펀치가 건재한 가운데 마이애미는 뱀 아데바요와 고란 드라기치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가뜩이나 마이애미로선 객관적인 전력에서 처지는 데다 정상 전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반격의 실마리를 만들어내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마이애미는 이 같은 공백을 하나 하나씩 극복해내며 기어이 시리즈를 6차전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마이애미가 레이커스를 상대로 2승을 따낼수 있었던 데는 에이스 지미 버틀러의 초인적인 활약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플레이오프 시리즈부터 클러치 본능을 뽐내며 팀을 위기에서 여럿차례 구해낸 버틀러는 이번 파이널 무대에서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파이널 5경기에서 평균 42.7분 출장 평균 29득점(FG 55.8%) 8.6리바운드 10.2어시스트 2.6스틸 0.8블록을 기록하고 있는데, 출장 시간을 비롯해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슛까지 모든 기록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빼곡이 채우고 있다.
그중 백미는 5차전이었다. 5차전 버틀러는 48분 중 단 48초만 쉬면서 35득점 12리바운드 11어시스트 5스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3차전에서 이미 40득점 11리바운드 13어시트로 한 차례 트리플 더블을 작성한 바 있는 버틀러는 윌트 체임벌린, 매직 존슨, 래리 버드, 르브론 제임스, 드레이먼드 그린에 이어 NBA 파이널 역사상 6번째로 파이널 시리즈에서 2차례 이상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버틀러와 르브론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활약과 함께 양 팀 롤 플레이어들의 경기력 차이에 따라 승패가 갈린 경기였다는 점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5차전, 마이애미는 주축을 제외하고 롤 플레이어들이 제몫을 다했다. 반면, 레이커스는 르브론과 데이비스 듀오의 위력은 여전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미비한 것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날 68득점을 합작한 르브론(40득점)과 데이비스(28득점)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전체 팀 야투 46개 중 14개 만을 넣었다.
3점 슛도 14개를 성공시켰는데 르브론이 가장 많은 6개의 3점슛을 터트린 반면 정작 슈터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외곽 공격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이전 경기에서 정확한 3점슛으로 쏠쏠함을 보여줬던 마키프 모리스와 카일 쿠즈마, 두 선수 모두 이날 3점슛 0개를 기록하는 등 좋았던 감각을 계속 이어나가지 못했다. 모리스의 경우 종료 직전 결정적인 패스 실책까지 범하면서 패배의 원흉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안정적인 경기조율과 알토란 같은 득점포로 레이커스 제3의 남자로 떠오른 라존 론도의 부진 역시 분명 아쉬웠던 점. 론도는 이날 18분을 뛰면서 야투 단 1개만을 성공시키는 데 그치는 등 4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코트 마진 역시 –13으로 썩 좋지 못했다.

반대로, 마이애미의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은 이날 기존 '8인 로테이션'에서 켈리 올리닉을 제외한 '7인 로테이션'을 들고 나왔는데, 코트에 투입되는 선수마다 제 역할을 다해줬다.
주 무기 외곽슛이 펑펑 터진 것이 주효했다. 이날 마이애미는 14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는데, 42.4%(33개 시도)의 높은 확률로 꽂아넣었다. 던컨 로빈슨이 3점슛 7개 포함 26득점을 폭발, 양궁부대 선봉에 선 가운데 타일러 히로, 제이 크라우더 그리고 벤치에서 출격한 켄드릭 넌까지 나란히 2개의 3점포를 터트리며 외곽 공격에 힘을 실었다.(*로빈슨이 기록한 7개의 3점 슛은 파이널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수비에서는 파이널 MVP 출신 안드레 이궈달라와 크라우더가 자신들의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이궈달라는 특유의 손질로 르브론과 데이비스를 끊임없이 괴롭혔고, 크라우더 역시 데이비스를 상대로 쉽게 돌파를 내주지 않는 등 효율적인 수비로 마이애미 림을 사수하기 위해 애썼다.

한편, 파이널과 같은 단기전 시리즈를 치르다 보면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6차전까지 치닫은 이번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다. 첫째 시리즈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는 현 시점에서 양 팀 주축 선수들이 서서히 체력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마이애미의 경우 팀 공격을 홀로 이끌다시피 한 버틀러가 1차전을 제외하고 4경기 연속 거의 쉼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그야말로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5차전 4쿼터 막판 버틀러는 체력적으로 지친 탓인지 광고판에 몸을 기대어 가쁜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클러치 공격을 책임지고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까지 모두 성공시키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레이커스 역시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다. 현재 르브론은 지난 3경기 동안 평균 39.1분 출장 19개의 야투를 시도, 데이비스 역시 평균 38.9분을 출장 14.3개를 시도했다. 아무리 철인이라 할지라도 이쯤 되면 체력의 한계가 올 시점이다. 여기에 더해 데이비스는 부상까지 안고 있다. 데이비스는 5차전 1쿼터 막판 오른쪽 발 뒤꿈치 통증을 호소했는데, 이 부상은 덴버 너게츠와 서부 결승 시리즈 때 당한 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널 시리즈 포함 이번 플레이오프 평균 29.1득점(FG 55.5%) 10.7리바운드 2.8어시스트 1.5스틸 1.8블록을 기록 중인 데이비스의 공수 존재감은 더 이상 말하기 입 아플 정도로 절대적이다. 5차전이 끝난 뒤 데이비스의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천만다행으로 6차전 출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12일 NBA 사무국이 발표한 부상자리포트에 따르면 데이비스의 상태는 'Questionable(출전반반)'에서 'Probable(출전가능)'으로 바뀌었다.
다만 경기에 출전하더라도 데이비스가 과연 이전과 같이 100%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차전에서도 데이비스는 4쿼터 중반부터 다리를 절뚝이는 등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팀 수비의 핵심인 데이비스가 휘청거리자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레이커스는 버틀러에게 연거푸 득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변수 등이 존재한 이 시리즈에서 양 팀이 한발 더 앞서기 위해선 결국은 다른 선수들의 각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공 하나를 소중히 여기고 슛 한 번도 신중히, 잘 던지고 실책을 범하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5차전, 마이애미는 주축 선수들 외에 벤치멤버들의 활약까지 빛나며 천금같은 1승을 챙겼고, 내친김에 6차전까지 승리로 이끌며 2016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이어 또 한번 NBA 파이널 역사를 쓰려고 할 것이다.(*NBA 역대 파이널에서 1승 3패의 열세 사례는 총 33차례 있었는데, 그중에서 이를 극복하고 우승까지 차지한 사례는 2016년 클리블랜드 단 한차례 뿐이다)
만약, 6차전마저 마이애미가 잡는다면 양 팀의 위치는 같아지기 때문에 레이커스로선 7차전 부담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에 올 시즌 두 팀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는 6차전은 5차전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접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팀의 6차전은 잠시 후 오전 8시 30분 같은 장소인 어드벤트헬스 아레나에서 열린다
#사진_AP/연합뉴스
점프볼 / 서호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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