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울창 이야기] 만약 이관희가 50점씩 넣는다면?

대구/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7 08:09:2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이재범 기자] “이관희가 50점씩 넣으면 계속 쓸 거다. 41분씩 넣을 거다. (경기가) 끝나고도 뛰게 할 거다(웃음).”

6일 창원 LG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대구체육관. 이날 경기에서 관심사 중 하나는 이관희가 지난 1일 원주 DB와 경기에 이어 활약을 이어나갈지 여부였다.

이관희는 시즌 초반 4경기에서 평균 14분 56초 출전해 3.0점 1.5리바운드 1.8어시스트에 그쳤다. 수원 KT와 맞대결에서는 6분 55초만 코트를 밟았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에서 시즌 처음으로 20분 이상인 25분 40초를 뛰었다. 20분 이상 출전시간이 유지되자 DB와 경기에서 3점슛 6개 포함 23점을 올렸다. 팀의 패배로 이관희의 활약이 빛이 바랬다.

가스공사와 경기를 앞두고 이관희가 화두에 올랐다.

조상현 LG 감독은 “어제(5일) 연습하는 걸 보니 컨디션은 좋다. 살아나고 안 살아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원하는 수비와 트래지션 게임을 성실하게 따라주고, 볼 가진 시간을 줄이면 기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존의 농구를 조금만 버리면 된다. DB와 경기에서도 트랜지션 게임서 슛을 던지는 게 3~4개 나왔다. 그런 걸 원한다. 자기가 공 가지고 1대1을 해서, 한 선수가 공을 오래 가진 것보다는 (간결하게 플레이를 하는) 그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이관희에게 주문하는 내용을 들려줬다.

조상현 감독은 DB와 경기를 마친 뒤 “오늘(1일) 열심히 뛰어줬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수비를 열심히 해주면 좋겠다”고 이관희의 수비를 만족했다.

가스공사와 경기에 앞서 이관희에게 바라는 수비를 전했다.

“수비를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 스크린에 걸렸을 때도, 물론 모든 선수들이 스크린에 걸릴 수 있는데 수비를 안 하는 선수는 스크린에 걸리면 쉰다. 그럼 아웃 넘버다. 늦게라도 따라가서 어렵게 슛을 던지게 하자는 거다. 그런 수비를 원한다.

관희에게 수비를 잘 해달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 열심히 따라다니고, 때론 관희가 잘 하는 스틸이 나올 수 있다. 끈질기게 백스텝도 밟고 따라가서 (슛을) 어렵게 던지게 해달라는 거다. 수비를 잘 하라고 한 적이 없다.

그런 부분에서 슛 성공률을 떨어뜨려야 끈질기고 지저분한 수비를 하는 팀이 된다. 스크린 한 번에 딱 걸려서 아웃넘버를 허용하면 다른 선수가 도움수비를 나와야 하고, 외곽 기회를 내주는데 그런 부분에서 열심히 해달라는 거다.

스크린을 걸려도 쫓아가서 어렵게 슛을 던지게 하고, 빅맨이 도움수비를 하면 리커버리를 들어가야 한다. 수비를 안 하는 선수는 스크린에 걸리면 딱 쉬어버린다. 우리는 앞선에서 수비가 부지런해야 해서 관희에게 계속 주문을 한다. 관희가 만약 50점, 60점 넣는 선수면 그런 주문을 안 한다. 우리는 어차피 수비를 해야 하는 팀이다.”

이관희가 50점을 넣는다? 이와 비슷한 말을 대구체육관에서 들은 적이 있다.

지난달 16일 전창진 KCC 감독은 가스공사와 경기를 앞두고 “이대성이 득점 욕심을 내기에 수비 준비가 되었다. 정창영과 김지완이 대성이 수비를 할 거다”며 “(이대성이) 주도적으로 공격을 많이 하면 좋을 듯 하다. 상대의 공격 밸런스가 깨지는 걸 원하다. (이대성이) 50점을 넣고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줄어든다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대성은 그날 경기에서 양팀 가운데 최다인 25점을 넣었지만, 팀의 패배를 지켜봤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은 KCC에게 패한 뒤 “이대성에게 상대 수비가 집중될 때 이대성이 먼저 공격을 하는 것보다 벨란겔이 흔든 뒤 대성이가 공간을 활용해서 공격을 소화하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한 명의 선수가 볼을 오래 소유해서 공격을 많이 하는 건 상대팀이 바라는 플레이다. 조상현 감독은 이관희가 50점을 넣는 농구가 괜찮을까?

“관희가 50점씩 넣으면 계속 쓸 거다. 41분씩 넣을 거다. (경기가) 끝나고도 뛰게 할 거다(웃음). 우리 선수 구성상 그럴 수 없고, 한 선수에게 의존하면 체력이나 성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같이 뛰는 농구를 하고, 다같이 해야 어린 선수들도 성장한다. 윤원상이나 이승우도 공을 만져야 성장한다. 남들이 만들어주는 걸 기다렸다가 슛만 쏘는 건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 이관희와 이대성의 효율적인 플레이가 중요한 승부처가 될 수 있다.

조상현 감독은 “나는 과감하게 (이관희를) 뺄 수 있다. 관희가 심플한 농구를 했으면 한다. 트랜지션 게임에서 (슛을) 쏘고, 나오는 볼을 받아 원 드리블, 투 드리블로 (슛을 던져) 끝내면 좋다”고 했다.

조상현 감독은 간결한 플레이를 바라는 이유까지 설명했다.

“한 선수가 드리블을 오래 치면 다른 선수들이 다 서있는다. 그렇게 해서 관희가 슛을 쏘면 (동료들이) 공격 리바운드 들어가는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한다. 그럼 속공을 내준다. 리바운드도 못 들어가고, 그 리바운드가 어디로 튈지도 모른다. 그건 다 속공이 된다.

슛도 시간이 없을 때는, (공격 제한 시간이) 5초 남았을 때는 (패스를) 돌리라는 건 아니고 그건 1대1이 가능하다. 될 수 있으면 많이 움직이면서, 간결하게 플레이를 하면 (동료들이) 리바운드 참가와 속공 대비가 가능한데 상대가 기다릴 때 슛을 빵 던져버리면 그건 바로 속공을 내주는 거다. 관희도 앞으로 나이가 들수록 그런 농구를 해야 한다. 점점 빠른 선수들에게 (수비로) 잡힌다. 나오는 볼을 처리하고, 스크린도 한 박자 빠르게 이용해야 하는데 볼을 끌면 본인에게 안 좋다.”

볼을 오래 끄는 습관을 팀 내 최고참이 고칠 수 있을까?

조상현 감독은 “바꾸는 것보다 줄여달라는 거다. 내가 원하는 모션 오펜스나 핸드 오프, 4,5번(파워포워드, 센터)과 다리 역할을 해서 줄여달라는 거다. 지금까지 그렇게 농구를 해왔다. 팀 오펜스에 녹아달라는 거다. 중요한 건 뛰어야 한다”고 했다.

LG는 가스공사를 76-62로 격파하고 시즌 4번째 승리(4패)를 거뒀다. 이관희는 DB와 경기에서 보여준 득점 감각을 이어나가며 3점슛 3개 포함 19점을 올렸다.

조상현 감독은 이날 승리한 뒤 “작전시간 때도 그렇고 매번 (볼 소유를) 짧게 가져가라고 한다. 트랜지션 상황에서 슛을 쏘고, 볼 소유 시간을 줄이고, 핸드 오프를 하라고 미션을 한다. 상황에 따라서 5~6초가 남았을 때 할 수 있지만, 그 외 볼 갖는 시간을 짧게 가져가라고 주문한다”고 이관희의 플레이에 대해 경기 전에 했던 이야기를 반복했다.

이어 “(이관희의 플레이 중에서) 안 좋은 부분도 있을 거다. 오늘(6일)보다 (볼 소유를) 더 짧게 가져갔으면 한다. 본인이 느꼈으면 좋겠다. 자신이 볼을 끄는 순간 다른 선수들이 서 있는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픽 게임을 할 때도 원 투 드리블로 끝냈으면 좋겠다”며 “습성을 버리는 게 쉬운 게 아니라서 꾸준하게 주문할 거다. 시작하기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수비에서 도움이 안되면 다른 선수를 과감하게 기용 가능하다. 수비를 열심히 해주고 볼 처리를 짧게 가져가면 안 쓸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관희는 “감독님께서 지난 경기(vs. DB)에서 내가 수비를 열심히 했다고 인터뷰를 하셨다. 나는 수비를 열심히 하지 않고 하던 대로 플레이를 했다. 최근에는 뛰는 시간이 늘어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수비 범위가 넓은 편인데 나이가 있어서 그런 부분을 우려하신다. 오늘 경기와 지난 경기를 돌려보시면 그런 걱정을 안 하셔도 된다”며 “나는 내 스스로 우리 팀에서 패스를 가장 잘 하는 가드라고 생각한다. 볼 처리는 그 동안 빨리 안 하면 빨리 (벤치로) 나갔기 때문에 조금 더 뛰고자 감독님의 의견을 수렴했다. 나는 슛이 좋은 선수가 아니라 여러 가지를 다 잘 하는 선수다. (슛을 던지기까지)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은 걸 말씀하시는 거 같다. 나도, 이대성도 그런 부분을 지적 받는다. 리듬을 찾는 과정인데 그 부분을 35살이라도 고쳐야 한다(웃음)”고 했다.

조상현 감독은 이관희에게 일관된 주문을 한다. 이관희도 초반 4경기와 달리 최근 4경기에서 평균 26분 2초 출전해 14.8점 3.5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플레이에 변화를 주며 득점력까지 살아났다.

이관희가 조상현 감독의 바람을 만족시키는 꾸준함을 유지한다면 LG가 더 나은 팀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 ‘대울창 이야기’는 수도권 지역보다 현장 취재가 적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와 관련된 내용을 다룹니다.

#사진_ 점프볼 DB(윤민호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