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임종호 기자] 등번호는 선수들의 또 다른 이름이다.
매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은 저마다의 각오를 다지며 자신의 등에 새겨질 번호를 고른다. 등번호를 선택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선수들에게 백넘버는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다. 어떤 선수들은 한 시즌 동안 자신의 등에 부착될 번호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적이나 트레이드 같은 환경의 변화가 찾아왔거나 부상, 부진 등의 이유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백넘버를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올 시즌부터 LG는 선수단 전원이 창원에 거주한다. 여기다 팀 스타일 역시 완전히 달라졌다. 새로운 환경과 팀 체질 개선이라는 많은 변화와 마주한 LG를 궁금해할 팬들을 위해 마련한 시간. 선수들의 백넘버 스토리와 함께 2020-2021시즌에 임하는 각오도 들어보았다. 여섯 번째 시간은 이번 시즌 재도약을 노리는 박병우(31, 186cm)다.
2012년 2월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로 서울 삼성에 지명된 박병우는 DB를 거쳐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LG에 합류했다. 그러나 박병우는 지난 시즌 부상과 경쟁에 밀려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적은 15경기 출전에 그쳤다. 창원 팬들에게 자신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그는 올 시즌 팀의 살림꾼 역할을 자처하며 팀에 보탬이 되길 원하고 있다.
▶7→3→2→6→8→7
박병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등번호를 8번에서 7번으로 바꿨다. 지금껏 계속 다른 숫자를 골랐지만, 좋은 기억이 가득한 7번을 다시 새기고 다가오는 시즌 비상을 꿈꾼다.

“신인 때 7번을 달았었다”라며 운을 뗀 박병우는 “지금껏 계속 다른 번호를 선택해왔다. 그러다가 지난 시즌 8번을 달고 이번에도 안 해봤던 번호를 고를까 하다가 좋은 기억이 있는 7번을 달게 됐다. 제일 좋아하는 번호도 6번과 7번이다”라며 올 시즌 등번호를 변경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두 자릿수 번호를 달고 뛰어본 경험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 자릿수 번호를 선호한다고.
“DB에서 달았던 번호(3,2,6)들도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중학교 때 10번을 달았던 걸 제외하면 두 자리 번호를 달고 뛰어본 경험이 거의 없다. 한 자릿수 번호를 선호하는 편이다.” 박병우의 말이다.
▶바닥 경험했던 지난 시즌
LG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박병우는 팀을 옮긴 첫해 밑바닥을 찍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부담감을 내려놓은 채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은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부상도 있었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 내 능력이 부족해서 경기를 못 뛰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도 내가 못해서 잡지 못했다”라며 지난 시즌을 돌아본 박병우는 “사실, 지난 시즌 이적했을 때는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나 자신도 그렇고 팀도 더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담감은 덜한 것 같다. 작년에 보여준게 없으니 올해는 팀에 보탬이 되면서 경기를 뛴다면 스스로 만족할 것 같다. 지난 시즌 바닥을 겪어봤기 때문에 어떤 플레이를 하겠다기보다 팀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서 따라가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 본다”라며 시즌 준비 과정을 들려줬다.
LG는 24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끝으로 이번 컵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아쉽게 결선 진출엔 실패했지만, 소득도 분명 있었다. 박병우는 예선 두 경기 모두 20분을 소화하며 제 몫을 해냈다.

박병우는 “마지막으로 20분을 뛰어본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만에 코트에 오래 머물렀다. 경기를 뛰다 보니 확실히 감각도 살아나는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코칭스태프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시즌 때 더 잘 해야 한다’라는 생각뿐이다. 준비를 잘해서 엔트리에 들어가고 경기를 뛰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출전 기회가 왔을 때 잡는게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도 내 장점을 계속 살려주려고 하신다. 잘하는 플레이를 하게끔 독려해주시니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다. 또, 실수해도 눈치 안 보고 벤치에서 격려와 잘 하는걸 할 수 있도록 하니 경기력도 달라지고 몸도 올라오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공격 농구를 선언한 LG로선 가드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앞선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줘야만 원활한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 박병우 역시 이 점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가드를 이용해서 경기를 풀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내 입장에선 (김)시래를 어떻게 도와주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시래가 팀의 핵심 선수인 만큼 잘할 수 있도록 든든히 받쳐줘야 할 것 같다.”
끝으로 박병우는 자신의 보완점을 짚으며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때 한 방을 터트려줄 수 있는 살림꾼이 되길 바랐다.
그는 “경기를 많이 뛰던 선수가 아니라 코트에서 피하거나 위축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올 시즌에는 이겨내야 할 것 같다. 지난 시즌 창원 팬들 앞에서 보여준게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추구하는 농구에 적응하면 팬들도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분위기를 반전 시키는 한 방을 터트려주고 궂은일 등 살림꾼 같은 역할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점프볼 / 임종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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