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넘버 스토리] 13번 좋아하는 LG 김동량이 20번을 유지하는 이유

임종호 / 기사승인 : 2020-09-25 09: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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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임종호 기자] 등번호는 선수들의 또 다른 이름이다.

매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은 저마다의 각오를 다지며 자신의 등에 새겨질 번호를 고른다. 등번호를 선택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선수들에게 백넘버는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다. 어떤 선수들은 한 시즌 동안 자신의 등에 부착될 번호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적이나 트레이드 같은 환경의 변화가 찾아왔거나 부상, 부진 등의 이유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백넘버를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올 시즌부터 LG는 선수단 전원이 창원에 거주한다. 여기다 팀 스타일 역시 완전히 달라졌다. 새로운 환경과 팀 체질 개선이라는 많은 변화와 마주한 LG를 궁금해할 팬들을 위해 마련한 시간. 선수들의 백넘버 스토리와 함께 2020-2021시즌에 임하는 각오도 들어보았다. 다섯 번째 시간은 이적과 함께 선수로서의 2막을 힘차게 시작한 김동량(33, 198cm)이다.

2011년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지명되며 프로에 입단한 김동량은 작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LG에 둥지를 틀었다. 송골매 군단의 새 식구가 된 그에게 지난 시즌 잊지 못할 한 해로 기억된다. 33경기 평균 24분(12초)여를 뛰며 경기당 7.7점, 5.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다시 썼기 때문. 성공적으로 팀에 안착한 김동량은 다가오는 시즌 플레이에 적극성을 더욱 가미할 예정이다.

▶24→31→13, 코비를 동경했던 소년
현대모비스 시절 김동량은 24→31→13으로 세 차례나 등번호를 변경했다. 그리고 신인 시절 달고 뛰었던 24번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다. 어릴 적부터 코비 브라이언트(작고)를 동경했던 마음이 백넘버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동량은 “어릴 때부터 코비 브라이언트를 좋아했다. 우리 때 좋아하는 선수의 번호를 따라하는게 유행이었다. 그래서 24번을 달게 됐다. 마침 24번이 비어있었고, 남는 번호 가운데 의미 있는 번호를 찾다가 고르게 됐다”라고 말했다.

2년 차였던 2012-2013시즌 31번으로 등번호를 변경한 그는 군 전역 후 복귀 시즌부터 LG로 이적하기 전까지 쭉 13번과 함께 했다.


“2년 차 시즌에 31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 보통 빅맨들이 큰 번호를 많이 달고 뛰는 추세여서 변경하게 됐다. 이후 이적하기 전까지 쭉 13번을 달고 뛰었다. 원래 ‘13’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 그러다가 팀을 옮겼는데 LG에 처음 오니 정준원(DB) 선수가 13번을 달고 있더라. 후배지만 먼저 달고 있는 번호를 뺏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 번도 달지 않았던 20번으로 선택하게 됐다.” 김동량의 말이다.

▶터닝포인트가 된 이적, 20번을 유지하는 이유
김동량에게 이적은 농구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찼고, 그토록 갈망하던 출전 시간도 늘어났다. 더불어 기록적인 면에서도 수치가 향상되며 존재감을 뽐냈다. 그동안 인연이 없었던 20번은 그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LG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김동량이 등번호를 바꾸지 않은 이유다.


“이적을 터닝 포인트로 삼고 싶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등번호부터 새롭게 하고 싶었다. 한 번도 달아보지 않았던 20번을 등에 새기고 지난 시즌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실, 번호를 바꾸려는 생각도 했지만 백넘버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아 올 시즌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속공, 트랜지션 마무리 능력 향상
올 시즌 김동량은 달라진 팀 컬러와 분위기에 맞춰 플레이에 적극성을 더욱 가미할 예정이다.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스타일에 맞게 속공, 트랜지션 상황에서 마무리 능력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자신감에 차 있고 경기를 즐기려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가 코트 안에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려고 한다”며 말을 이어간 김동량은 “그러면서 득점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분위기에 맞게 올 시즌엔 플레이에 적극성을 더욱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했다.

덧붙여 그는 “감독님이 바뀌면서 처음엔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에 맞출 줄 아는 선수가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속공이나 트랜지션 상황에서 마무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새로운 스타일에 녹아들기 위한 자신의 방향을 스스로 제시했다.

LG는 24일 KGC인삼공사와의 맞대결에서 83-89로 패하며 컵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공식경기에 출전한 김동량은 “코로나로 인해 연습경기를 많이 못해서 걱정도 됐었다. 하지만 걱정보다 기대가 더 컸다. 선수들도 체육관에서 훈련만 하다 보니 무료한 면도 있었다. 또 이번 컵대회가 달라진 팀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지 않나. 다행히도 첫 경기 결과가 좋았다. 지금처럼 좋은 기세를 정규시즌까지도 이어가고 싶다”라며 다가오는 시즌에 시선을 맞췄다.

컵대회에서도 알 수 있듯, LG는 예년보다 선수 기용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12명의 선수를 최대한 활용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이러한 로테이션이 가능한 건 그만큼 선수 가용 인원이 늘었다는 얘기. 바꿔 말하면 경기를 뛰기 위한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김동량은 “어느 팀이든 선수라면 경쟁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또 경쟁을 통해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 팀의 다른 빅맨들보다 경험치와 공수에서 움직임을 좀 더 요령 있게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얘기한 뒤 “슈팅 기회에서 자신 있게 시도하려 한다. 감독님도 자신감을 북돋아 주시기 때문에 편하게 쏘려고 한다. 시도 횟수가 많아지면서 성공률도 높이기 위해 꾸준히 훈련하고 있다”라며 보완점을 짚었다.

지난 5월 결혼한 김동량은 떨어져 지내는 아내에 대한 한 마디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신혼인데 같이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 창원에 내려와 있으니 떨어져 지내는 것에 대한 체감이 더 큰 것 같다. 그래도 아내가 내조를 잘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 운동하는데 있어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모든 걸 나한테 맞춰주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라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정을호 기자)

 

점프볼 / 임종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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