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울산/이재범 기자] “늘 패스를 잘 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1번(포인트가드)으로 잘 할 줄은 몰랐다.”
창원 LG는 2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 경기에서 치열한 승부 끝에 86-78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3연승을 기록한 LG는 8승 6패로 4위 자리를 지켰다. 조상현 LG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오늘 이기면 상위권으로 간다”고 했는데 상위권 도약을 발판을 마련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단테 커닝햄(21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2블록)과 이재도(22점 3점슛 3개)가 득점에서 빛났다. 여기에 저스틴 구탕이 포인트가드 역할까지 소화하면서도 리바운드와 블록 등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해 팀 승리에 힘을 실었다. 구탕은 이날 10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 2블록을 기록했다.
조상현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쿠탕은 2번(슈팅가드) 정도를 본다. 포워드보다 볼 핸들러나 2대2 플레이, 우리의 약점인 리바운드와 트랜지션을 해달라고 했다. 이제 (10분 이상 출전을) 1~2경기 정도 했는데 주문을 조금씩 늘려갈 생각이다”며 “패스 자신감이 있다. 그 포지션에서 다른 팀에 비해 약했는데 구탕이 그런 부분을 살려준다. 그날(26일 vs. KT)은 패스보다 리바운드를 결정적일 때 해줘서 팀에 도움이 된다”고 구탕을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LG가 구탕을 영입할 때는 포워드를 보강하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구탕은 가드의 재능을 더 발휘하고 있다.
조상현 감독은 “(영입할 때는) 3,4번(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 쪽으로 봤다. 3,4번을 하면 수비가 더 게을러질 거 같고, 장점인 패스가 더 좋다. 상황에 따라 2,3번(슈팅가드, 스몰포워드)으로 기용하고, 때론 볼 핸들러 역할을 맡기려고 한다”며 “한상혁이 안 좋을 때 구탕이 들어가서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포인트가드 역할까지 맡긴다고 했다.
이어 “운동을 열심히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몸 상태가 엉망으로 들어왔다. D리그에 가서(LG는 정규리그와 D리그 출전 선수들이 따로 훈련하는데 D리그 선수들과 훈련하는 걸 의미) 정신 차렸다. 수비 연습도 엄청 많이 했다. 내 눈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구탕이 계속 질문하고 배우려고 한다”며 “이제 2라운드다. 수비도, 로테이션도 계속 주문을 해야 한다. 에너지 레벨은 운동할 때 좋다. 일찍 (한국에) 들어와서 적응을 했다면 더 좋았을 거다. 8월 들어와서 (부상으로) 쉬고, (필리핀) 전지훈련 다녀온 뒤 (KBL) 컵대회 잠깐 뛰고 D리그 가서 훈련했다. 좀 더 적응한다면 구탕의 기량이 좀 더 나오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역시 가드로서의 재능을 발휘했다. 승부처였던 4쿼터 중반 커닝햄이 연속 득점 인정 반칙을 얻을 때 어시스트를 했던 선수가 구탕이다.
조상현 감독은 “구탕이 D리그 선수들과 운동하는 걸 봤다. 옵션도 많이 줬다. 픽 게임도 해보고, 1대1도 해보라고 했다. D리그에서 테스트를 해본 뒤 코치들과 상의해서 구탕을 볼 핸들러로 맡겨보자고 했다. 상혁이가 들어와서 우리가 재미를 못 봤다. 구탕을 넣어봤더니 자기 역할을 해준다”며 “볼 핸들러로 픽 게임을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패스나 바운드 패스, 타이밍이 빠른 패스가 나온다. 그래서 조금 수정한 부분도 있다. 볼 핸들러로 맡겨서 구탕에게서 나오는 패스를 이재도나 이관희, 윤원상이 공격을 하도록 고민한다”고 했다.
조상현 감독도 생각하지 못했던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구탕은 “너무 좋다. 첫 연승이라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밝힌 뒤 “첫 스텝이 빠르고 투맨게임에서 파생되는 공격을 하는 것이며, 림과 가까운 곳에서 마무리를 잘 하는 게 강점이다”고 자신의 장점도 들려줬다.
구탕은 LG에서 포워드가 아닌 볼 핸들러 역할까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프 시즌 동안 몸을 만들고 D리그를 뛸 때 감독님 코치님께서 역할을 주셨다. 그걸 습득하고,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며 “필리핀에서도 신장 차이가 있어서 포워드로 2~4번 역할을 했다. 간혹 1번도 했는데 공격제한 시간이 적게 남았을 때 2대2 플레이도 했다. 나의 역할은 이승우처럼 트랜지션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구탕은 “멘탈적인 것보다 몸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었기에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 천천히 몸을 만들었다. 많은 훈련량과 D리그 출전을 통해 몸이 좋아지고, 수비도 좋아졌다”며 “(필리핀 국적의 선수들의 활약이) 잠깐 부러운 시기가 있었는데 그들이 잘 하는 걸 응원했을 뿐 다른 건 없었다. 내가 잘 하고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걸 더 생각하면서 집중했다”고 시즌 초반을 되돌아봤다.
구탕도 자신의 가드 재능을 알고 있었을까?
“예전부터 신장이 작은 포워드라서 볼 핸들링 연습을 했었고, 늘 패스를 잘 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1번으로 잘 할 줄은 몰랐다. 필리핀에서는 가드들이 많기 때문에 포스트업을 하다가 반대쪽으로 패스를 내주는 정도였다.”
구탕은 현재 7경기에 출전했다. 그 중에 4경기는 많아야 5분 출전이었다. 구탕이 가드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LG는 퐁당퐁당 승패에서도 벗어났다.
구탕 덕분에 커닝햄과 김준일도 살아났다. 포워드인줄 알았지만, 가드 재능이 더 돋보이는 구탕이 LG의 반등을 이끌 핵심 선수로 떠오른다.
#사진_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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