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잠재력이 폭발하는 걸까. FA 계약 후 첫 시즌을 치르는 유승희(27, 175cm)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인천 신한은행 유승희는 10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아산 우리은행과 홈 경기에 선발로 출전, 3점슛 5개 포함 23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 팀의 승리(67-63)를 이끌었다.
전주기전여고 출신의 유승희는 탁월한 운동능력에 내외곽을 오가는 공격 재능을 지녀 강이슬과 더불어 당대 여고부 ‘득점기계’로 명성을 쌓았다. 용인 삼성생명이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지명했을 정도로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은 재능이었다. 당시 1~2순위는 강이슬(KB스타즈)과 최이샘(우리은행)이었다.
하지만 유승희는 프로 데뷔 후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아마에서의 명성과는 달리 프로 데뷔 이후 6년차까지 평균 5점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시즌 기준, 평균 3.86점(2017-2018시즌)을 기록한 게 커리어하이로 남아있었다. 결국 삼성생명에서 자리 잡지 못한 유승희는 지난 2016-2017시즌 도중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의 3대3 트레이드에 의해 신한은행으로 새 둥지를 텄다.
신한은행 이적 후에도 유승희의 농구인생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이후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두 차례씩이나 당하며 긴 시간 동안 인고의 재활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렇게 또 2년을 흘러보냈다. 모든 것을 놓고 싶었던 순간, 유승희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2020-2021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유승희는 30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6.03점 2.63리바운드 1.7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적어도 유승희라는 존재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이를 인정받아 그는 신한은행과 FA 3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데뷔 첫 억대연봉 반열에 진입했다. 유승희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오프시즌을 보냈다. 오프시즌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승희는 "이번 오프시즌 정말 죽기 살기로 열심히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시즌 준비도 잘 됐다고 생각한다. 몸 상태도 좋아 자신감이 생겼다"고 절치부삼의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도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돌파, 3점슛을 만드는 등 내외곽을 오가며 좋은 득점감각을 보여줬다. 특히 3쿼터 중반 자신보다 7cm가 큰 최이샘을 상대로 멋진 피벗 동작 이후 턴어라운드 점프슛을 성공시킨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유승희는 3쿼터에 야투 100%의 확률로 11점을 쓸어담았다. 무엇보다 유승희가 뛰어났던 점은 공격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비에서 상대 에이스 박혜진을 단 4점으로 묶은 것은 덤. 공수 겸장이라는 수식어가 딱 걸맞는 활약이었다.
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우리은행에 뒤지고 있던 신한은행은 유승희의 활약에 힘입어 3쿼터 경기를 뒤집어 기세를 이어가 승리와 마주할 수 있었다. 올 시즌 전 기준, 유승희의 최다 득점기록은 2020년 12월 5일 부산 BNK 썸 전에서 나온 14점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개막 후 5경기를 치른 현재 유승희는 벌써 커리어하이 득점 기록을 두 차례나 갈아치웠다. 이날 경기는 유승희의 데뷔 첫 20점 경기이기도 했다. 또한 3점슛 5개 역시 개인 최다기록이었다.
이런 유승희 활약에 수장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구나단 감독대행은 경기종료 후 “나는 선수라면 성취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승희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다 봤다. 그래도 유승희는 기어이 부상을 이겨낸 선수다. 유승희는 목표 의식을 갖고 여러 부문에서 다 잘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예전부터 믿고 있었다”고 유승희를 크게 칭찬했다.
한국 나이로 28살.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에 접어든 유승희는 향후 최소 3년 정도는 신한은행의 중심으로 활약해줘야 한다. 발전 의지가 누구보다 확고한 유승희인만큼, 발전 여부에 의심의 여지는 없다.
이제 관건은 얼마나 빠르게 팀의 중심으로 녹아드는 것이냐다. 더 긴 전성기와 신한은행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위해선 유승희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아직은 제대로 꽃을 피어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롤러코스터는 탈만큼 탔다. 그래서 올 시즌이 더 기대된다. 유승희의 농구인생은 만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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