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임종호 기자] 등번호는 선수들의 또 다른 이름이다.
매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은 저마다의 각오를 다지며 자신의 등에 새겨질 번호를 고른다. 등번호를 선택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선수들에게 백넘버는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다. 어떤 선수들은 한 시즌 동안 자신의 등에 부착될 번호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적이나 트레이드 같은 환경의 변화가 찾아왔거나 부상, 부진 등의 이유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백넘버를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올 시즌부터 LG는 선수단 전원이 창원에 거주한다. 여기다 팀 스타일 역시 완전히 달라졌다. 새로운 환경과 팀 체질 개선이라는 많은 변화와 마주한 LG를 궁금해할 팬들을 위해 마련한 시간. 선수들의 백넘버 스토리와 함께 2020-2021시즌에 임하는 각오도 들어보았다. 16번째 시간은 고향 팀에 새롭게 둥지를 튼 박경상(30. 180cm)이다.
2012년 10월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전주 KCC에 입단한 박경상은 현대모비스를 거쳐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었다.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고향 팀으로 금의환향한 그는 팀 컬러인 공격 농구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며 부상을 털고 하루빨리 코트를 누비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FAVORITE NUMBER는 9번
박경상이 가장 좋아하는 번호는 9번.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처음 받은 등번호는 23번이었다. 이후에도 2, 30번 등의 백넘버를 골랐던 그는 자신이 달고 뛰었던 번호들에 대해 ‘9번을 달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인 시절에 23번을 고르면서 그 번호를 계속 유지하려 했다”라며 입을 연 박경상은 “그때 (김)민구가 KCC로 오면서 23번을 양보하고, 2번을 달았다. 9번을 가장 좋아하지만, 당시에 임재현 형이 9번을 달고 있었다. (9번이 아닌) 다른 번호들을 선택했던 건 특별한 의미는 없다. 다만 팀 사정상 9번을 달 수 없는 상황이이서 그랬다. 모비스 시절엔 계속 9번을 달고 뛰었다”라고 말했다.
▶고향 팀에 안긴 ‘마산 아이버슨’은 3번
박경상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고향 팀인 LG로 이적했다. 새로운 팀과 환경에 녹아들기 위해 그는 ‘마산 아이버슨’이라는 별명과 관련이 깊은 3번을 달고 이번 시즌 코트를 누빈다.
박경상은 “은퇴할 때까지 9번을 쭉 달고 싶었다. 그런데 LG에 오니 프로 입단 동기인 (정)희재가 9번을 달고 있더라. 희재가 번호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해서 (앨런) 아이버슨을 떠올리며 3번을 달았다. 내 별명과도 관련이 있고, 새로운 팀에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의미에서 고르게 됐다”라며 3번을 달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덧붙여 그는 “나이가 들고 다시 (내가 살았던 곳으로) 내려오려니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결혼하고 혼자 살아야 해서 걱정도 컸는데 2주 정도 지나니까 적응이 되더라. 운동하기에 환경도 너무 좋고 창원 팬들과도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것 같아서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라며 고향 팀에 합류한 소감을 전했다.
박경상에게 알아보는 팬이 있냐고 묻자 “창원에는 아직 팬이 많이 없는 것 같다(웃음). 사복을 입고 나가면 농구선수라는 이미지가 없는데 여기서도 혼자 다녀도 잘 모르더라. 얼마 전 김시래 선수랑 같이 있는 자리에서도 (김)시래 형한테만 사진 찍어달라고 하더라. 당연히 창원 팬들은 내가 생소할 수도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공격 농구 갈망 해소하는 시즌이 되길
올 시즌 LG는 조성원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며 공격 농구를 팀 컬러로 설정했다. 박경상은 이러한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자원. 박경상 역시 공격 농구에 대한 갈망을 간절히 해소하고 싶다고.
“이전까지는 스스로 좀 갇혀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LG서 영입 제의가 왔을 때도 감독님만 보고 이적을 결심했다. 공격 농구를 너무나 하고 싶었고, 기대감도 되게 크다. (코트에서) 보여줄게 많은데 다쳐서 아쉽지만, 잘 준비해서 보여줄 일만 남은 것 같다.”박경상의 말이다.
새로운 팀에서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나 컸던 탓일까. 박경상은 현재 부상으로 인해 팀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 플레이 스타일과 팀 컬러가 매치를 이루는 만큼 아쉬움은 더욱 클 터.
박경상은 “내 플레이 스타일과 팀 컬러가 잘 맞는 것 같은데 다쳐서 솔직히 너무 아쉽다”라며 속내를 털어놓은 뒤 “컵대회를 지켜보면서 우리 팀이 정말 화끈하고 재밌게 농구한다는 생각이 들어 중계로 보면서도 엄청 뿌듯했다. 그걸 보면서 ‘나도 충분히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빨리 경기에 뛰고 싶어졌다. 현재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찢어진 상태다. 처음 다쳤을 땐 금방 나을 줄 알았는데 재발이 자주 일어나는 부위라 재활이 길어지고 있다. 시즌 전에 이렇게 다쳐본 건 처음인 것 같다. 새로운 팀에서 잘해보려는 마음이 너무 컸던 것 같다”라며 현재 자신의 몸 상태를 알렸다.
끝으로 그는 “부상으로 인해 훈련을 못했기 때문에 동료들과 호흡도 많이 맞춰보지 못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추구하는 농구가 나랑 잘 맞는 것 같아서 복귀하면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올 시즌은 보다 더 재밌게 농구할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면 그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2020-2021시즌 개막. LG는 10일 전주 KCC와의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이번 시즌 항해를 위한 닻을 올린다.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윤민호 기자)
점프볼 / 임종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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