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코트 구분 지운 '김종규의 존재감', 정관장 상승세의 또 하나의 동력?..."팀을 위해 뭐든 해야"

잠실실내/김혜진 / 기사승인 : 2025-03-31 11: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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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잠실실내/김혜진 인터넷기자]김종규는 코트와 벤치 어디서든 거대한 선수다. 정관장의 광폭 행보에는 김종규의 리더십도 분명 큰 힘이 되고 있었다. 

김종규(207cm, C)는 2019-2020 시즌부터 몸담은 원주 DB에서 이번 시즌 5경기만 소화했고, 이후 정효근과 맞트레이드 되어 정관장으로 소속을 옮겼다. 첫 팀이었던 창원 LG에서 2013-2014시즌 부터 6번의 시즌을 보낸 뒤 DB에서도 6시즌을 채우는가 했지만, 불발됐다.

부상 중 트레이드 된 김종규는 재활을 거쳐 3월 8일에 코트에 복귀했다. 5경기 평균 6분 30초를 뛰었다. 아직 김종규의 몸 상태와 경기 체력이 100%는 아니고, 정관장의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기에 김상식 감독도 김종규를 무리 시킬 이유는 없다.

29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 전 만난 김종규는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컨디션도 올리고 있다. 농구 외적인 팀워크 등의 부분에서는 이미 적응을 다 마쳤고, 농구만 적응하면 될 것 같다"고 상태를 전했다.

이어 "내가 경기에는 안 들어가더라도 고참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 또, 코트 안에서도 (활약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웃었다. 엔트리에 포함됐더라도 23일(vs 현대모비스), 25일(vs 소노) 처럼 경기를 뛰지는 않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치에서도 김종규의 무게감은 컸다. 데뷔 13년차임에도 그의 리더십과 파이팅을 다시 보게 됐을 정도. 팀을 격려하고 이끄는 새로운 자질을 발견했다.

▲코트로 달려나와 동료와 세리머니 하는 김종규 
 

김종규는 쿼터 종료 후 쉬는 시간은 물론, 타임아웃과 같이 경기를 잠시 끊어갈 때에도 코트 안까지 뛰어 들어와 후배들의 어깨와 엉덩이를 두드린다. 벤치에 앉아있지 않고 쿼터 내내 서서 경기를 지켜보며 팀원들과 호흡하기도 한다.

"벤치에서도 항상 경기를 뛰고 있다는 마음 가짐으로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면 나도 같이 지쳐서 힘들고 진도 빠진다(웃음). 지금도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 하나가 되자는 마음으로 임한다"고 비하인드를 들려준 그에게서 경험 많은 '선배미'를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정평이 난 정관장의 주장 박지훈은 "종규형이 늘 할 수 있다고 다독여준다. 형들이 없었으면 나 개인적으로도 정신을 못 차리고 힘들었을 것 같다"와 같이 김종규의 역할을 높이 사는 발언을 수 차례 뱉었다. 김상식 감독도 "종규 등 고참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고 후배들이 많이 의지한다. 돌아가면서 커피도 사고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려고 한다"며 코트 밖에서의 팀워크가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를 전하자 김종규는 "모든 선수들이 다 친하게 지내고 있고, 내가 뭐 특별히 인터뷰에서 나를 언급하라고 압박이나 로비를 한 건 전혀 없다(웃음). 선수들의 마음에서 우러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얘기가 더 나올 수 있도록 맛있는 것도 더 많이 사줘야겠다(웃음)"고 재치있게 답했다.

코칭 스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렇게 막 편하지는 않다(웃음). 그래도 감독님과 코치님이 대표팀에서 계속 생활을 같이 했기 때문에 익숙하고, 워낙 선수들을 너무 따뜻하게 잘 대해 주셔서 얘기도 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위력적인 존재감의 코트 안 김종규

이적 후 아직 코트에서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는 못하지만, 김종규의 능력치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경희대 시절부터 꾸준히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고, 프로에서 10년 이상 평균 두자릿 수 득점을 책임지며 '토종 센터'의 위용을 뽐냈다.

존재 자체로 팀원들이 든든해 할 것 같다고 하자 김종규는 "말을 그렇게 하는데(웃음) 사실 선수라면 언제까지 말로만 기여할 수는 없고, 실제로 코트에서 보여줘야 되기 때문에 항상 매 경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복잡미묘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자신이 메인 플레이어인 상황이 김종규에게는 당연히 익숙할 것이다. 선수라면 긴 플레이타임을 원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금은 개인 몸 상태와 팀의 상승세가 맞물려 역할 변화에 관해 많은 생각이 들 법 한 시점이다.

"지금은 현재 상황상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게 내 역할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분명히 코트에서 보여줘야 되는 역할을 해야 되는 거고, 아직은 내 몸이나 상황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라며 김종규는 묘한 웃음을 지었지만, 곧이어 "하지만 선수라면 엔트리에 들어간 이상 코트에 있든 벤치에 있든 항상 팀을 위해서 뭐라도 해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베테랑다운 워크에식을 드러냈다.

정관장은 이번 시즌 10연패 뒤 따라온 10위에서 출발해 6위 자리까지 차지한 광풍의 팀이다.

이례적인 상황에 관해 김종규는 "사실 10연패를 할 때 정관장에 있지 않았어서 그 때를 자세히는 모르지만(웃음), 지금 우리는 이미 그때 그 기억을 다 지웠다. 지금 정말 좋은 팀이고 강한 팀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기대가 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팀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내비쳤다.

공교롭게도 정관장은 김종규의 친정인 DB와 6강행을 놓고 경쟁 중이기도 하다.

"무조건 6강은 가야한다"고 솔직하게 답한 김종규는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무조건 가야 된다. 이미 플레이오프 상황도 생각 하고 있고 선수들도 다 같은 마음이기 때문에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있게 이야기했다.

▲원팀 의식으로 똘똘뭉친 정관장

29일 경기에서도 승리한 정관장은 6연승을 질주, '10연패 이상 기록 팀이 6연승 이상을 질주'한 KBL 최초의 사례가 됐다. 김종규는 29일 6분 7초를 소화했다. 득점은 없었지만 인사이드 수비를 위해 바삐 움직였고 동료들의 찬스도 봐줬다. 여느 때와 같이 선수단도 독려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김종규가)실전 감각을 위해 1,2분이라도 뛰고 싶어한다. 같이 동행하는 것 자체가 팀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엔트리에도 넣고 있다. 워낙 능력이 좋은 선수고 몸도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를 격려 했다.

개인적인 복잡함을 뒤로 하고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김종규. 왜 그가 지금까지 롱런하며 팀의 인정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_유용우 기자,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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