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에이스는 빛나야 하는 순간에 빛나는 존재다. 그 의미를 허훈이 증명했다.
부산 KT는 1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첫 맞대결에서 89-82로 승리했다. 2연패 뒤 거둔 달콤한 승리. 그 중심에는 허훈이 있었다.
허훈은 이날 유독 부진했다. 앞선이 약한 삼성임에도 좀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LG와의 경기에서 얻은 허리 부상이 문제였을까. 하지만 서동철 감독은 허훈의 몸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알린 바 있다.
실제 허훈의 컨디션은 바닥이었다. 이동엽의 거친 몸싸움에 힘겨워하며 자신의 실력을 뽐내지 못했다. 슈팅 안정도도 떨어졌다. 3쿼터까지 시도한 7개의 야투를 모두 놓치는 등 에이스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허훈이 흔들렸음에도 KT는 접전 승부를 이어갔다. 김영환과 김민욱은 물론 마커스 데릭슨 역시 40분 풀타임에도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다.
위기는 있었다. 4쿼터 시작과 동시에 제시 고반이 이끈 삼성이 전세를 뒤집은 것. 경기 내내 효과를 보인 2-3 지역방어가 순식간에 무너진 것이다. 이대로라면 승리를 그대로 내줄 수도 있었던 상황. 이때 허훈의 활약이 눈부셨다.
4쿼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허훈은 부진했다. 삼성의 거친 압박 수비에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하나, 허훈은 에이스였다. 3쿼터까지 1득점에 그친 그는 결국 봉인되었던 득점 감각을 풀기 시작했다.
6번째 시도 만에 성공시킨 3점슛은 신호탄이었다. 특유의 리듬을 이용해 삼성의 수비를 벗겨낸 후 돌파에 성공한 장면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이후에도 허훈의 과감한 공격 시도는 삼성의 수비를 흔들었고 KT 역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4쿼터에만 8득점을 집중시킨 허훈은 삼성의 마지막 추격 의지를 제대로 꺾었다. 여전히 KT의 지역 방어를 깨지 못한 삼성은 쉬운 득점 기회마저 연달아 무산시키며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서동철 감독은 경기 후 "허훈의 슈팅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중요한 순간에 해줘야 할 역할을 잘 수행해줬다"라며 칭찬했다.
허훈의 시즌 초반 모습은 2019-2020시즌 MVP 때와는 조금 거리가 멀다. 허리 부상까지 겹치며 전과 달리 정확했던 슈팅 역시 번번이 림을 외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허훈은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중요할 때 에이스로서 해줘야 할 역할에 대해선 잊지 않았다. 그 어떤 선수라도 해낼 수 없는 에이스로서의 임무. 그건 바로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허훈은 그걸 해냈고 삼성은 없었다.
4쿼터 10분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한 허훈. 시즌 초반부터 3차 연장, 존 이그부누의 부상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KT가 잘 나가는 근거의 하나였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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