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새 계획 : 김정은의 벤치 출전

현승섭 / 기사승인 : 2021-11-11 13:02:3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김정은 벤치 출전’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아산 우리은행은 10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63-67로 패했다. 우리은행은 단독 3위(3승 2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올 시즌 우리은행은 색다른 선수 기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김정은을 벤치에 앉히는 것이다. 김정은은 5경기를 모두 벤치에서 출전했다. 김정은은 1쿼터 후반 또는 2쿼터 초반부터 코트를 밟고 있다. 홍보람(33, 178cm), 최이샘(27, 182cm), 김소니아(28, 177cm)가 경기 초반 김정은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김정은의 이번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25분 3초. 우리은행 이적 후 지난 시즌까지 출전 시간이 30분을 상회한 것에 비하면 적다. 그러나 후보 선수라기엔 꽤 많은 출전 시간이다.

 

최근 5시즌 김정은의 정규리그 평균 출전 시간

(시즌, 출전 경기 수, 평균 출전 시간 순)

2017~2018 33경기 33:48

2018~2019 35경기 31:48

2019~2020 25경기 30:39

2020~2021 17경기 33:40

2021~2022 5경기 25:03

 

2021~2022시즌 김정은의 5경기 출전 시간

(상대팀, 경기 결과, 김정은의 출전시간 순)

 

하나원큐, 76-62, 22:41

BNK, 88-58, 16:37

KB스타즈, 70-71, 28:39

삼성생명, 66-57, 26:31

신한은행, 63-67, 30:51

 

위성우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 10일 신한은행 전 종료 후 위 감독은 “김정은을 선발 선수로 내보내서 처음부터 열심히 뛰게 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기 초반에는 김정은을 아끼고 상황을 보면서 출전 시기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김정은이 코트에 나선 후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코트를 지키더라도 김정은 기용의 유연성을 좀 더 확보하겠다는 위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김정은도 벤치 출전을 받아들이고 있을까? 위 감독의 발언을 미루어보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위 감독은 “경기 전 선발 출전 여부와 출전 시간에 대해 선수의 의사를 묻고 시간을 조절한다”라고 답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라는 위 감독. 1라운드 실험은 나름대로 성공했고 앞으로도 김정은을 후보 선수로 내보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김정은의 정규리그 통산 출전 시간은 482경기 16,301분 21초※. 데뷔 후 쭉 주축 선수로 활동한 김정은은 선수 생활 내내 크고 작은 부상을 달면서도 “선수라면 이 정도 부상을 안고 있다. 내 건강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으셔도 된다”라며 고통을 감내했다.

 

※ 현역 1위 기록. 신한은행 전 출전으로 김지윤(470경기 1만6293분 15초)을 밀어내고 통산 출전 시간 순위 5위에 등극했다. 역대 통산 출전 시간 1위는 변연하(545경기 1만8476분 23초), 현역 중 통산 출전 시간 2위는 한채진(542경기 1만5567분 37초)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회복 속도는 더디기 마련이다. 이제는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을 때다. 위 감독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정은을 최대한 아껴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김정은 출전 시간 조절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출전 시간은 경기 상황, 몸 상태에 의해 주로 좌우되겠지만, 그에 못지않은 변수는 바로 박지현이라고 볼 수 있다. 박지현은 WKBL에서 뛰어난 신체조건과 기동력, 젊은 나이를 활용해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선수다.

 

그런데 박지현은 첫 경기인 부천 하나원큐 전의 발등 부상 이후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위 감독은 “박지현은 아직 정신이 없다. 몸이 갖춰지지 않아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 지현이가 제 컨디션을 찾아야 구멍이 난 수비를 메울 수 있다”라며 박지현의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가용 자원이 부족한 데다가 박지현의 컨디션 회복도 필요한 상황. 김정은의 출전 시간도 당분간 박지현의 몸 상태에 따라 간접 영향을 받고 계획보다 늘어날 수 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정규리그를 1위로 마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4위 삼성생명에 일격을 당했다. 위 감독은 더 높은 곳으로 다시 올라가기 위해 긴 정규리그 레이스를 슬기롭게 소화하는 계획을 구상했다. 대업을 향한 그의 계획 중 하나는 '김정은 출전 시간 관리'다.

 

#글=현승섭 인터넷기자

#사진=WKBL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현승섭 현승섭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