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위기] “Let's go Suns!” 다시 시작된 불꽃축제

시카고/이호민 통신원 / 기사승인 : 2021-11-11 1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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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인 오후 5시 30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막의 태양은 뜨겁게 선즈 경기장 외창을 비추고 있었다. 사그라들 줄 모르는 햇살만큼이나 풋프린트센터 입장을 앞두고 있는 선즈 팬들의 열기도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90년대 피닉스 선즈의 영웅 찰스 바클리, 케빈 존슨, 댄 말리의 불꽃 농구공 디자인 저지를 입고 있는 올드팬들이 부지기수였고, 현역 선즈 선수들인 데빈 부커, 디안드레 에이튼과 크리스 폴의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걸친 젊은 팬들 역시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은 선즈가 28년 만에 파이널에 진출했음에도 불구, 팬데믹 여파로 제한된 직관 경험만 가능했다. 올 시즌은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팬들이 현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경기장 행사를 전면 재개했다.


우선 선즈의 타악기 부대가 신명 나게 리듬을 타고 분위기를 띄우며 “Let's go Suns!”를 연호했다.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80% 가량 마친 홈 아레나는 입장하자마자 흡사 클럽과도 같은 대형 바 공간이 팬들을 맞았고, 흥을 돋우기 위해 DJ가 턴테이블에서 비트를 뿜어내고 있었다.

턴테이블 바로 옆에 위치한 메인 팀 스토어에서는 응원 필수템을 찾기 위한 팬들로 북적거렸고, 간판스타 부커와 폴의 만화 캐릭터 셔츠, 점퍼(Varsity Jacket)와 같은 ‘취향 저격’ 머천다이즈가 사방을 두르고 있어 눈을 즐겁게 했다.


홈과 원정팀 선수들이 경기 전 몸을 풀고 연습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관중들도 제법 많았는데, 팬들과의 접촉을 전면금지시켰던 지난 시즌과 다르게 올 시즌은 특별한 제지 없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것을 허용했다.

캐머런 존슨 같은 영건들은 살뜰하게 안방손님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짧게나마 인사도 나누었다. 팬데믹 여파가 극에 달했을 때 ‘언제 다시 돌아올까’ 싶었던 선수, 팬 교류의 루틴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부커가 스트레칭을 시작하자 곳곳에서 “Book!”이라는 환호성이 들려왔고, 에이스의 멋진 외모를 칭찬하는 여성 팬들의 응원도 흥미로웠다.

한편, 원정팀 휴스턴 로케츠 쪽 터널에서는 2021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제일린 그린이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렸는데, 어린이 팬들과 셀카도 찍어주고 응원메시지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심상치 않은 덕력(?)의 원정 팬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레전드 하킴 올라주원 유니폼을 입은 밥이라는 팬이었다. 1994년 휴스턴 우승 티셔츠에 휴스턴 선수들의 사인도 간간이 받던 그는 갑자기 원정 팀복을 입은 누군가에게 “라파엘!”이라고 외쳤다.

휴스턴 단장 라파엘 스톤이었는데, 사연을 듣고 보니 본인이 다니는 애리조나 주립대에 스톤 단장의 아들 또한 자신과 같은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재학생 친구라는 것이었다. 옆에 있던 직원으로부터 스톤 단장이 밥을 챙겨주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는 로또 맞은 듯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팬데믹 전에는 제집 드나들듯 경기장을 찾곤 하던 시즌권자들도 오랜만에 마실 나와서 같은 구역에 앉는 선즈 팬 식구들과 수다 삼매경에 빠졌는데, 시즌 전망에 대해 갑론을박 하는 것을 비롯해(모두 일관되게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관건이라는 데에 동의했다) 팀 스토어에서 업어온 패션 후드 티 멋지지 않냐고 자랑을 하기도 했다.

피닉스 지역주민들에게는 지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선즈 경기 직관을 오는 게 소중한 일상이었을 텐데, 간만에 다시 즐길 수 있게 된 축제를 모두가 만끽하는 분위기였다. 경기 역시도 123-111 낙승을 거두었으니 금상첨화였음은 물론이다.

 

#사진_이호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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