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 오리온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시작은 그리 좋지 않다. 부산 KT와의 3차 연장 혈전에서 패한 후 피로 회복이 제대로 되지 못한 상황에서 전주 KCC에 패하고 말았다. 쉽게 예상하지 못한 2연패 수모. 그러나 강을준 감독은 웃었다.
오리온의 아킬레스 건은 분명 드러나 있었다. 어느 팀과 비교해봐도 전혀 밀리지 않을 주전들이 있지만 그 뒤를 받쳐줄 백업 자원이 부족하다. 더불어 제프 위디가 아직 복귀하지 못하며 디드릭 로슨에게 많은 부담이 가고 있다.
KT와의 3차 연장 접전은 오리온의 약점을 크게 흔들었다. 승리했다면 오히려 분위기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겠지만 패배의 충격, 그리고 곧바로 고양으로 올라오면서 KCC와의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강을준 감독은 “한숨도 못 잔 것 같다. 시간도 늦었지만 여러 생각이 들더라. 승리는 선수들의 몫이지만 패배는 감독의 책임이다. KT 전에서 특정 선수들이 많은 시간을 뛴 것은 그만큼 이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말 이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진수마저 KCC 전에서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안 그래도 선수 로테이션이 어려운 오리온이기에 타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최악의 시작을 알린 오리온. 그러나 강을준 감독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어 “KT 전은 사실상 두 경기를 치른 것과 같았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이 겉으로 괜찮다고 하더라. 전부 알 수는 없지만 엄청나게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더 뛸 수 있냐고 물으니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더라. (최)진수도 코트에서 쓰러지고 나서 엄청나게 고통을 호소했지만 나를 보고는 ‘빨리 쉬고 싶어서 나왔다’라며 넉살 좋게 웃었다. 분위기가 좋지 않을 수도 있는데도 웃는 걸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멘탈도 좋고 무엇보다 참 괜찮은 선수들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쉬운 일은 아니다. 시즌 초반부터 연패한 팀이 느낄 수 없는 감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의 오리온은 상식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될 팀이기도 하다. 그만큼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강을준 감독은 “제프(위디)가 돌아오면 우리의 전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지금까지 선수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저 패배의 책임은 내 것이다”라며 “(이)대성이가 갑옷을 다 벗은 줄 알았는데 비늘이 조금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그래도 지금처럼 좋지 못한 결과에도 웃으면서 더 좋은 미래를 기대하는 선수들이 예뻐 죽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오리온은 오는 15일 KGC인삼공사와 안양 원정을 치를 예정이다. 또 다른 우승후보와의 맞대결. 과연 그들은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승리가 필요하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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