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한찬우 인터넷기자] 페이지 베커스(23, 183cm)의 대학 무대 이야기는 끝이 났다. 눈부셨던 1학년 이후, 베커스의 대학 무대는 여러 악재가 겹치며 기대만큼 밝지 않았다. 하지만 베커스는 마지막 경기에서 가장 밝게 빛났다.
코네티컷대는 7일(한국 시각) 열린 2025 NCAA 여자농구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대를 82-59로 꺾고 우승했다. ‘최다 우승’ 코네티컷대의 12번째 우승이었다. 2016년도 이후 다시 왕좌에 오르며 우승 기록에 숫자 하나를 추가했다.
이날 결승 무대는 베커스에게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자신의 대학 마지막 경기가 될 터였기 때문이다. 베커스는 17점 6리바운드를 올리며 코네티컷대의 23점 차 승리를 이끌었다.
베커스는 대학 커리어의 대미를 장식했지만, 어쩌면 베커스와 코네티컷대는 진작 우승컵을 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과거를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미국 매체 ‘ESPN’에 따르면 베커스는 2020시즌 동급생 중 1위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쟁쟁한 고교 동급생을 제치고 ‘2020 게토레이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대학 입학 후, 베커스의 활약은 이어졌다. 코네티컷대의 두터운 선수층에서도 베커스는 유독 빛났다.
2020-2021시즌 1학년 베커스는 20점 5.8어시스트 2.3스틸 3점슛 성공률 46.4%를 기록했다. 위 지표는 모두 팀 내 1위. 베커스는 눈부신 한 시즌을 보냈고, 2021 ‘ESPY’ 시상식에서 올해의 대학 선수상을 받는다.
베커스는 수상 소감을 던졌다. 다만, 1학년을 갓 마친 학생의 발언으로는 다소 의외였다. “흑인 주도의 스포츠에서 지금 나는 백인 여성으로서 축하를 받고 있다. 흑인 여성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미디어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후 흑인계 사회는 베커스에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보였다. 하지만 백인계 사회의 반응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백인 선수 베커스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줄어들었고, 미디어가 다루는 일도 점차 적어졌다. 그래도 베커스는 코트 안팎에서 자신이 옳다고 한 것을 밀고 나갔다.
2학년이 된 베커스에게 역경이 찾아왔다. 발목과 무릎 부상이 겹치며 시즌의 절반가량을 결장했다. 베커스는 3월 토너먼트에 다시 복귀했지만, 코네티컷대는 결승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대에 좌절을 맛본다. 베커스는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위해 다음 시즌을 통째로 쉰다. 코트를 다시 밟는 데까지는 580일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베커스가 코트를 떠난 사이 동급생들은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는 아이오와대 케이틀린 클락과 루이지애나주립대 앤젤 리스를 비췄다. 클락과 리스의 라이벌 구도는 생각보다 더욱 뜨거웠다. ‘핸들러-빅맨’ 대결뿐 아니라 ‘백인-흑인’ 등 문화적 대결까지 펼쳐졌다.
클락과 리스는 2023 NCAA 여자농구 결승전과 이듬해 8강에서 연달아 만났다. 이 둘은 NCAA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미디어의 관심을 이끌며 전국적 인기를 구가했다.
클락과 리스는 2024 WNBA 드래프트에서 각각 1순위, 7순위로 지명되며 대학 농구를 떠났다. 하지만, ‘역대급’ 라이벌 구도에 열광했던 팬들의 관심은 베커스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지난 ‘ESPY’ 수상식 발언을 포함해 베커스가 던진 사회적 메시지를 언급했다. 이것이 베커스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과 백인 팬을 줄게 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미디어의 적어진 관심, 긴 부상 기간, 동급생들의 프로 진출. 그럴수록 베커스는 더욱 절치부심했다. 2024-2025시즌은 자신에게 마지막 대학 무대가 될 터였다.
베커스는 더 완벽을 추구하려고 했다. 2024-2025시즌 야투 성공률(53.4%), 3점슛 성공률(41.9%), 자유투 성공률(88.9%)을 지난 시즌보다 끌어올렸다. ‘50-40-90’ 클럽에 근접했다. 4.6어시스트를 올리는 동안 기록한 턴오버(1.3)는 무결에 가까웠다.
올 시즌이 지나면 다음 기회는 없었다. 대학 내내 베커스가 기다려온 토너먼트 무대가 다시 한번 찾아왔다. 큰 무대일수록 베커스의 절실함은 배가 됐다. 토너먼트 6경기에서 무시무시한 3점슛 성공률(48.3%)을 기록했다. 특히 베커스는 32강, 16강, 8강 총 3경기에서 도합 105점을 넣었다. 코네티컷대는 4강전 역시 대승(85-51)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와의 결승전은 베커스의 마지막 경기가 될 터였다. 상대의 견제가 이어졌지만, 베커스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7점을 넣는 동안 턴오버는 단 1개만 기록했고, 팀의 23점 차(82-59) 대승을 이끌었다.
베커스는 ‘ESPN’ 인터뷰에서 소회를 밝혔다. “이건 도전과 회복력에 대한 이야기예요. 역경을 이겨낸 거에 감사해요. 이걸 다른 어떤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아요.”
베커스는 대학 무대의 ‘페이지’를 우승과 함께 끝냈다. 베커스는 2025 WNBA 드래프트 1순위 유력 후보로 평가받는다. 이제 또 다른 이야기를 향해 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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