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이후 티 타임. 오프시즌 팀 훈련 계획을 묻자, 전주원 감독은 “7월쯤 아산에서 코트 적응 훈련을 할 계획이에요. 8월은 체육관 대관이 안 될 것 같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리곤 습관처럼 “그렇게 해도 되죠. 감독님?”이라며 위성우 총감독에게 되물었다.
그러자 위성우 총감독은 “마음대로 하세요. 마음대로~ 이제 나한테 묻지 마!”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WKBL 최고의 명장 위성우 총감독과 영혼의 파트너를 이뤘던 전주원 감독의 홀로서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위성우 감독님이 그만둔다고요? 에이…. 설마요.”
A매치 브레이크 기간이었던 3월. WKBL에 수많은 소문이 떠돈 가운데 단연 이목을 집중시켰던 것은 위성우 감독의 퇴단이었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지만, 2012년 아산 우리은행(당시 춘천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은 후 14년에 걸쳐 금자탑을 쌓은 만큼 이번에도 재계약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예상과 달리, 위성우 감독은 오랜 감독 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A매치 브레이크 기간에 이정섭 우리은행 단장과의 면담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만류에도 위성우 감독은 확고했고, 의지를 재차 확인한 우리은행은 발 빠르게 새로운 체제를 구축했다.
그리고 청주 KB스타즈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패하며 시즌을 마친 후 사흘이 지난 4월 15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전주원 감독 선임을 통한 제2의 도약 시동, 위성우 감독은 총감독으로 코칭스태프 육성과 선수단 경기력 강화를 후선에서 지원.”
워낙 큰 뉴스였던 만큼, 한창 5월호 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점프볼의 페이지 구성도 바뀌었다. 한 시대가 저물고 새 시대를 맞을 우리은행의 새 사령탑 전주원 감독을 안 만나볼 수 없었다.

감사합니다. 하나도 익숙하지 않네요. 아직까진 코치님이라고 불러주는 게 더 익숙해요. 감독님이 “전 감독!”이라고 부르시는데 어색하더라고요. (감독님은 총감독님을 뭐라고 부르시나요?) 한 번 감독님은 영원한 감독님이죠. 공식적으로는 총감독님이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부르는 것보단 감독님이 맞는 것 같아서요.
축하 연락도, 모르는 번호인데 인터뷰 요청하는 연락도 많이 받았죠?
이틀 동안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준비된 상태였다면 인터뷰에 유연하게 대처했을 텐데 꿈인가 싶을 정도로 연락을 많이 받아서 잘한 건가 싶더라고요.
위성우 감독이 구체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시기는 언제였나요?
2년 전부터 그만해야겠다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저희도 선수 시절에 그만둔다는 얘기를 많이 했잖아요(웃음). 그런데 A매치 브레이크 기간에는 단장님을 직접 만나서 말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사실을 정규리그 막바지에 들었어요. ‘이번에는 진짜 말씀하셨구나’ 싶었죠. 그렇다고 제가 감독이 된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너도 이제 준비해야지. 얘기해 놨어”라고 하셨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감독님, 회사에서 어떻게 할지 봐야죠. 결정되면 생각해 보려고요”라고 말씀드렸어요.
사퇴를 만류하진 않으셨나요?
왜 그만두시냐고 했죠. 나이가 엄청 많은 것도, 능력이 떨어진 것도,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계약이 끝난 지금 그만두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동안 내 밑에서 많이 도와줬으니 이제는 네가 나서야 하지 않겠냐”라는 말씀도 하셨어요. 14년 동안 팀을 위해 헌신해 줘서 고맙다고, 이 지분은 오롯이 내 거가 아니라고 진심을 담아 말씀해 주실 때 울컥했습니다.
위성우 감독에게 한마디를 남긴다면?
14년 동안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신 만큼, 이제는 편안하게 내려놓으셨으면 해요. 물론 제가 부족한 부분이나 어려운 게 있다면 언제든 조언 해주시길 바랄게요. 앞으로도 여자농구를 위해 힘닿는 데까지 계속 힘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벌써부터 제 걱정을 엄청 많이 하세요. 감독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잘 아시잖아요. 안 그래도 걱정 많은 분인데…(웃음). 이제 걱정 덜 하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2012년 함께 신한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과정을 돌아본다면?
감독님이 먼저 제안받으셨고, 이후 저에게 같이 가서 새롭게 시작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저는 신한은행에서 은퇴 후 바로 코치가 됐잖아요. 팀 성적은 좋았지만 ‘선수들에게 난 언니일까, 코치일까’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팀이라면 코치 역할을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결정을 내렸어요.

신한은행은 전력이 워낙 좋았잖아요. 계속 남아있었다면 편안하게 우승을 노리는 편한 코치가 됐을 거예요. 저는 선수 시절부터 팀을 옮긴 적이 없었어요. 팀만 현대에서 신한은행으로 바뀌었을 뿐이어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죠. 신한은행이든 우리은행이든 어느 팀이라도 코치를 잘하는 거면 잘하는 거고, 못하는 거면 못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럴 거면 알을 깨고 나와보자’라는 생각에 도전을 택했죠. 정말 큰 결심하고 팀을 옮긴 거였습니다.
위성우 감독-전주원 코치 부임 직후 우리은행의 훈련량이 어마어마하다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훈련, 훈련, 훈련 뿐이었어요. 최하위권에 5시즌 동안 머문 팀이었으니 많은 양과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했죠. 눈뜨면 훈련한 기억밖에 없어요.
2012~2013시즌 개막전부터 5명이 풀타임을 소화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KDB생명이 (개막전 상대로) 우리 팀을 지목하는 게 당연했어요. 부족한 게 많은 최하위 팀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많은 훈련량을 소화한 만큼 체력은 자신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감독님 입장에서 부임 후 첫 경기여서 여유도 없으셨겠지만, 베스트5가 가장 호흡이 잘 맞았고 많은 훈련량을 소화한 구성이었어요. 감독이라면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겠지만, 첫 경기였으니 그 마음이 더 강하셨겠죠. 오프시즌 훈련량을 바탕으로 한 체력에 대한 자신감, 그와 반대로 조금은 여유가 없었던 부분이 더해져서 5명이 풀타임을 소화했던 것 같아요.
※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 개막전에서 이전 시즌 정규리그 2위 KDB생명에 65-56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경기 내내 강도 높은 존 프레스를 펼친 와중에도 박혜진, 이승아, 김은혜, 임영희, 양지희가 풀타임을 소화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선수들에게 들어보니 위 감독님이 “1위 못 해도 좋으니 리바운드, 수비는 1위를 해야 한다”라는 얘기를 강조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이 본 우리은행의 가장 큰 약점이 리바운드, 수비였거든요. 그래서 많이 강조하셨고, 1-2-2 존 프레스를 40분 내내 쓰기도 했죠. 강하게 주입한 만큼 선수들도 계속해서 집중력을 유지했습니다.
꼴찌 후보였는데 첫 시즌부터 통합우승을 달성했습니다. 선수, 신한은행 코치 시절을 통틀어 많은 우승을 경험했지만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당시 챔피언결정전 상대였던 삼성생명은 베테랑이 많았고, 좋은 외국선수(엠버 해리스)도 있었죠. 반면, 우리가 앞서는 건 체력뿐이었어요. 당시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1위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시스템이었잖아요. 체력이 앞서는 만큼 시리즈를 길게 끌고 가면 승산이 있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3승 1패였나…(당시 우리은행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스윕을 따냈다). 아무튼 체력전으로 끌고 갔죠. 제가 이제는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나서요(웃음). 국내선수들이 궂은일을 도맡았고, 베테랑 외국선수인 티나 탐슨이 중심을 잡아줬죠. 여러모로 하모니가 잘 맞아떨어진 시즌이었어요.
2012~2013시즌 우승을 시작으로 통합 6연패를 달성했습니다. 6시즌에 걸쳐 흔들리지 않았던 우리은행만의 시스템이 있었다면?
첫 우승은 아무것도 모르고 한 거고, 이후에도 대부분의 시즌이 압도적 전력은 아니었어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한 거였죠.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감독님도 노하우가 쌓였던 것 같아요. 외국선수 전력이 좋았던 건 존쿠엘 존스가 뛰었던 시즌(2016~2017시즌)이 유일했어요. 물론 그렇다고 쉽게 우승한 건 아니었어요. 6시즌 모두 힘들었지만,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월했다고 해야 할까…. 존스는 신장과 기동력, 블록슛, 공수를 모두 겸비한 선수였어요. 덕분에 팀도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시즌이었죠.
※ 우리은행은 2016~2017시즌 33승 2패 승률 .943를 기록했다. 단일리그 도입 후 최고 승률, 35경기 체제 기준 최다승이었다. 최다승은 40경기가 치러졌던 2008~2009시즌 신한은행의 37승 3패(승률 .925)다.

그렇죠. 첫 우승도 좋았지만 2023~2024시즌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아무도 기대를 못 했던 우승이라 더 기억에 남아요. KB스타즈가 정말 강했잖아요. 정규리그에서 홈 무패 기록도 세웠고요. 반면, 저희는 주축 전력이 많이 나간 상태에서 (김)단비 혼자 너무 힘들게 치른 시즌이었어요. 이 시즌이야말로 오롯이 감독님의 역량으로 따낸 우승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으로 우승에 실패한 건 임영희 코치의 현역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8~2019시즌이었습니다. 당시 인터뷰실에서 위 감독님이 흘린 눈물도 화제가 됐어요.
외부에서 봤을 땐 무서운 면만 보이겠지만, 전혀 아니에요. 감독님은 ‘극F’예요. 선수가 부상 당하면 그게 계속 머리에 남아있는 분이시죠. 올 시즌은 (이)민지가 그랬고, (유)승희 다쳤을 때는 얼마나 우셨는데요. 그 정도로 마음이 여리시고 정도 엄~청 많으세요. 감독님 무섭지 않냐고 어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훈련할 때 보면 전혀 다른 람이 앉아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코트에서는 악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요?
맞아요. 저도 코트에서는 F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선수들 힘들 텐데 이걸 어떻게 시키지?’ 생각하다 보면 훈련이 안 될 거예요. 감독님도 “악역은 우리가 할 테니 좋은 역할은 선배가 하면 된다”라고 말씀하세요. 물론 감독님이 힘드시면 때론 코치들이 선수들을 세게 대할 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조화가 이뤄져야죠.
반대로 위 감독님이 레이저 쏠 타이밍이라 생각했는데 스윗한 면모를 보여준 적도 있었나요?
종종 있었어요. 그리고 ‘정말 말하기 싫다’ 싶으시면 말씀을 안 하세요. 그럴 때는 제가 레이저를 쏴야죠(웃음). 감독님이 제가 쏘도록 자리를 비켜주셨던 걸 수도 있겠네요. ‘어? 지금은 쏘셔야 하는데?’ 싶은데 안 쏘시면 제가 채찍질했어요. 감독님이 뭐라고 하시면 저는 가만히 있고요. 그런 부분에서도 호흡이 잘 맞았죠.
갑자기 궁금한데,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ISFJ, 감독님은 ISFP예요. 선수들이 자꾸 T라고 하는데 몇 번을 검사해도 다 F 나왔어요. 그런데 코트에서 F로 살면 안 되잖아요. 선수랑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 제 모습 보더니 “연습할 때는 저한테 왜 그러세요?”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연습할 때는 농구를 잘해야 하잖아. 경기장에서 창피하지 않으려면 연습을 잘해야지. 그런데 연습할 때 그렇게 하면 되겠어?”라고 얘기해줬어요. 제가 감독님께 배운 게 이런 부분일 수도 있겠네요.
선수로 8번, 코치로 8번 총 16번 우승을 경험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우승은?
선수 시절에는 출산 후 복귀한 시즌에 했던 우승(2005 여름리그)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코치 때는 그래도 첫 우승(2012~2013시즌)이 제일 먼저 생각나네요.

과찬입니다. 감사할 따름이죠. 14년 동안 함께하다 보니 감독님의 성향, 강조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어요. 그 부분 때문에 호흡이 잘 맞았던 것일 뿐이지 제가 감독님만큼의 능력이 있었던 건 전혀 아니에요.
코치 보강 계획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주위에 조언을 구하고 있어요. 빨리 구성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부상선수가 많고, 아시아쿼터 계약도 해야 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잖아요. 팀 정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선 코칭스태프 구성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빨리 결정지으려고요. (전력 보강 방향은?) 올해 좋은 선수들이 FA가 되긴 하는데 내년에 더 많은 FA 선수가 나오긴 해요. 적극적으로 움직일 생각이에요. 선택은 그들의 몫이지만 (긍정적으로) 검토는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부상 선수들의 복귀 시점도 궁금합니다.
민지는 최대한 아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일 급한 건 저죠. 선수는 1명이라도 더 있으면 좋거든요. 그렇지만 민지는 젊고 수술도 처음 받은 거라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시간을 주고 싶어요. (이)명관이는 당초 계획보다 빨리 복귀할 것 같고, (한)엄지는 8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요. 이외의 선수들은 첫 소집 때 정상적으로 합류할 것 같아요. 선수들은 6월 초 소집 후 몸 만드는 과정을 거칠 계획입니다.
6개 팀 가운데 절반이 여성 감독으로 구성됐습니다.
여자선수들이 미래를 내다볼 때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더 생겼잖아요. 저희가 길을 잘 닦아야 후배들도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죠. 코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은 분명히 있어요.
과거에 다른 팀으로부터 감독 제안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떠밀어야 하지 나서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지만, 선택의 기로에 서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안을 받았을 때는 ‘그 중요한 자리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많이 했어요. 물론 지금도 완벽히 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감독을 맡은 건 아니에요. ‘이제는 내가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정을 내렸어요. 감독님도 “이제는 네가 나서야 한다”라고 말씀하셔서 어렵게 마음을 먹었죠.
여자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2020 도쿄 올림픽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도 스페인(69-73), 세르비아(61-65) 등 유럽의 강호들을 상대로 대등한 승부를 펼쳤습니다.
운이 좋았죠. 선수들이 열심히 따라온 덕분이었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 시국이어서 연습경기 같은 걸 많이 할 순 없었어요. 유럽팀에 대비해 수비에 포커스를 많이 맞춘 정도였죠. 아시아 대회와 세계대회는 많이 다르거든요. 아시아 대회는 WKBL 치르는 것처럼 준비해도 크게 다를 게 없는데 세계대회는 스텝 놓는 방법, 수비 타이밍 등등 다른 게 너무 많아요. 이 부분을 최대한 주입하려 했는데 그마저도 시간이 길진 않았어요. 선수들의 장점이 최대한 부각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훈련했죠.
그 대회를 통해 ‘준비된 감독’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좋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제대회는 상대 팀이 우리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진 않거든요. 그래서 단기간이라도 단점을 숨길 수 있는 것이고요. 그런데 WKBL은 단점 최소화, 장점 극대화를 시즌 내내 가져가야 해요. 이 부분을 오래 지속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있는 거죠. 6개 팀 감독님 모두 고민해 왔던 부분일 거라 생각해요. 저도 조합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는 중이에요.

거창한 철학이 있는 건 아니고요. 저는 농구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신뢰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선수-코칭스태프 사이에 기술적인 면이든 인간적인 면이든 신뢰가 쌓여야 선수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좋은 걸 가지고 있어도 선수들이 안 따라오면 경기를 치를 수 없겠죠. 반대로 제가 갖고 있는 게 안 좋더라도 선수들이 믿고 따라온다면 경기에서는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신뢰를 쌓는 과정은 어떻게 다져야 할까요?
우선 제가 솔선수범해야 해요. 제가 열심히 하면 선수들도 그만큼 믿고 따라올 거예요.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면 선수들도 저를 그렇게 대해줄 거고요. 그렇게 쌓은 과정이 연습, 경기에서 나와준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
감독으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당장 “우승하겠다”, “잘하겠다”라고 말씀드릴 순 없어요. 제 색깔이 뭐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많은데 길게 보려고요. 선수들이 열심히 연습했는데 그걸 실전에서 못 보여주는 게 제일 안타까워요. 선수들이 열심히 한 걸 보여주고 그만큼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최고가 될 겁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고요. 팬들이 기대만큼 우려, 걱정도 많으시다는 걸 잘 알지만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해요. 저나 선수들이 못할 때 더 많은 응원, 격려해 주시길 바랍니다.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혹시 못다 한 얘기가 있다면?
제가 우리은행의 수장이 됐잖아요. 마음속에 걱정이 많아요. 지금은 당연히 걱정을 많이 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제가 걱정 많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도 걱정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인터뷰 요청 들어올 때마다 자신감 있는 척하고 있어요. 감독이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걱정이 많지만 선수들에겐 격려, 응원 많이 보내주셨으면 해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저는 진짜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사진_문복주 기자, WKBL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